허진무의 호달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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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진무의 호달달]어서 와, ‘달리는 좀비’는 처음이지

    어서 와, ‘달리는 좀비’는 처음이지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좀비는 수없이 많은 호러 영화가 사랑하는 캐릭터다. 세계 최초의 좀비 영화인 <화이트 좀비>(1932),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1947), <좀비의 역병>(1966)은 모두 부두교 주술을 다룬 작품이었다. 현대 관객이 ‘좀비’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올리는 이미지를 구축한 좀비 영화는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 최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좀비 영화 장르는 로메로 영감의 그림자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니 보일 감독의 <28일 후>(2002)가 깜짝 등장해 좀비 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28일 후>는 영화사상 최초로 ‘달리는 좀비’가 나오는 작품이다.<28일 후>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폭력 장면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사람을 ...
  • [허진무의 호달달]‘위커 맨’이 나타나면 내가 믿던 세계가 무너진다

    ‘위커 맨’이 나타나면 내가 믿던 세계가 무너진다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위커 맨’이란 버드나무 가지를 엮어 만든 거대한 허수아비다. 고대 로마의 전쟁 영웅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지은 <갈리아 원정기>에 따르면 고대 영국 켈트 족의 사제인 드루이드는 위커 맨 속에 죄인이나 포로를 가두고 불을 질러 신에게 인신공양(人身供養)을 했다. 현대 미국과 유럽 곳곳에선 이런 고대 종교를 되살리려는 ‘신이교주의’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로빈 하디 감독의 영화 <위커 맨>(1973)은 신이교주의 공동체를 다루는 ‘포크 호러’의 고전이다.영국 경찰관 ‘하위’(에드워드 우드워드)는 열두 살 소녀가 실종됐다는 제보를 받고 서머아일 섬으로 향한다. 하위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남근상을 숭배하거나 벌거벗은 채 춤을 추고, 어른들이 들판에서 공공연하게 섹스하는 모습에 기겁한다....
  • [허진무의 호달달]컬트의 끝판왕, 해석하지 말고 체험하세요

    컬트의 끝판왕, 해석하지 말고 체험하세요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컬트’란 대중적이지 않지만 독특한 매력 덕분에 소수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작품을 뜻한다. 영화사를 살펴보면 컬트라고 불리는 작품과 감독이 많지만 컬트의 ‘끝판왕’으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을 꼽는 데 반대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영화 <엘리펀트 맨>(1980), <블루 벨벳>(1986), <로스트 하이웨이>(1997),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인랜드 엠파이어>(2006)와 TV시리즈 <트윈 픽스>까지 린치는 다른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자신만의 컬트 세계를 만들어왔다. 자신이 영화를 좋아하고 컬트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린치를 꼭 경험해야 한다.데이비드 린치의 데뷔작인 <이레이저 헤드>(1977)는 ‘린치 월드’의 가장 원초적인 호러를 직관할 수 있...
  • [허진무의 호달달]그것이 온다, 온다, 온다…콜라 같은 잔혹 호러

    그것이 온다, 온다, 온다…콜라 같은 잔혹 호러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최근 한국에서 호러 영화가 대중의 사랑을 받아 기쁘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2016)을 보러 관객 687만명이 극장을 찾았다. 꾸준히 호러 영화를 연출한 장재혁 감독은 정말 소중한 존재다. <검은 사제들>(2015)은 544만명, <사바하>(2019)는 239만명, <파묘>(2024)는 무려 1191만명이 관람해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 2000년대 ‘J호러’ 강국이었던 일본에선 요즘 호러 영화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J호러는 ‘김 빠진 콜라’ 같다고 건방지게 치부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온다>(2018)는 머릿속까지 짜릿짜릿한 탄산 폭탄 같은 영화였다.‘히데키’(츠마부키 사토시)는 성공한 회사원이다. 부인 ‘카나’(쿠로키 하나)와 딸이 함께 ...
  • [허진무의 호달달]“관등성명! 관등성명!” 군대야말로 진짜 호러야

    “관등성명! 관등성명!” 군대야말로 진짜 호러야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관등성명’(官等姓名)이란 보직·계급·성씨·이름을 뜻한다. 군대에서 상관이 부르거나 상관과 악수하면 “병장 허진무!” 하는 식으로 관등성명을 외친다. 그런데 군복무를 하기 전에도 공수창 감독의 <알 포인트>(2004)를 보고 관등성명을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상대가 전우인지 귀신인지 모를 공포에 휘말린 소대장은 외친다. “관등성명! 관등성명!” 부대원들이 오직 관등성명으로 서로의 존재를 증명하고 확인하는 장면은 가히 군대 정훈자료로 쓸 만하다. <알 포인트>는 개봉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 밀리터리 호러 영화의 최고 명작으로 꼽힌다.베트남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72년. 최태인 중위(감우성)는 혼바우 전투의 유일한 생존자로 산전수전을 겪은 군인이다. 한중...
  • [허진무의 호달달]유령 가면 살인마, ‘처녀’만이 이길 수 있다고?

    유령 가면 살인마, ‘처녀’만이 이길 수 있다고?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헬로우, 시드니.” 전화 너머로 굵직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어 비명을 지르듯 일그러진 유령 가면을 쓰고 검은 망토를 걸친 연쇄살인마가 나타나 칼을 마구 휘두른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스크림>(1996)은 연쇄살인마가 등장해 사람을 난도질하는 ‘슬래셔’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작품이다. 어린 시절 사무치게 보고 싶어 동네 비디오 대여점 사장님을 어떻게든 구슬려 빌려보려고 애썼던 추억이 떠오른다. 비디오 테이프에 붙어 있던 ‘청소년 관람불가’ 딱지가 그렇게 원망스러웠다.고교생 ‘시드니’(니브 켐벨)는 친구 ‘케이시’(드루 배리모어)와 그의 남자친구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과 슬픔에 빠진다. 시드니의 어머니도 1년 전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기자 ‘게일’(코트니 콕스)이 나타나 케이시 사건을 취재...
  • [허진무의 호달달]대학생 살인 비디오…나는 금지된 것을 욕망한다

    대학생 살인 비디오…나는 금지된 것을 욕망한다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대학생 앙헬라(아나 토렌트)는 ‘영상물의 폭력’에 대한 학위논문을 준비한다. 논문 지도 교수에게 TV에서 방영하지 못하는 아주 폭력적인 장면을 영상자료실에서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폭력 영화 매니아로 알려진 학생 체마(펠레 마르티네즈)에게도 도움을 청한다. 교수는 영상자료실에서 비디오를 보다 돌연 사망한다. 비디오는 여성이 괴한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스너프 필름’(실제 살인을 촬영한 불법 영상)이었다. 앙헬라와 체마는 살해당한 여성이 2년 전 실종됐던 바네사(올가 마갈로)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범인을 추적한다. 앙헬라는 바네사의 친구였던 보스코(에두아르도 노리에가)를 의심하면서도 위험한 매력을 느낀다.예술가의 정수(精髓)를 데뷔작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데뷔작은 예술의 꽃씨가 발아할 때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담는...
  • [허진무의 호달달]요절한 천재 감독이 딱 하나 남긴 호러 애니메이션

    요절한 천재 감독이 딱 하나 남긴 호러 애니메이션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곤 사토시는 1963년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태어났다. 만화가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화려한 명성을 얻었다. <천년여우>(2001) <도쿄 갓파더즈>(2003) <망상대리인>(2004) <파프리카>(2006) 등 작품마다 호평을 받았다. 일본에서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를 따지면 늘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이름이었다. 천재는 요절한다고 했던가. 2010년 47살에 췌장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퍼펙트 블루>(1997)는 곤 사토시의 첫 애니메이션이고 유일한 호러 애니메이션이다.주인공 키리고에 미마(이와오 준코)는 도쿄에서 여성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지만 별로 인기가 없다. 기획사 사장 타도코로(츠지 신파치)는 미마를 억지로 배우로 전향시킨다. 미마의 매니저이자 ...
  • [허진무의 호달달]우주에선 아무도 당신의 비명을 듣지 못한다

    우주에선 아무도 당신의 비명을 듣지 못한다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칠흑처럼 캄캄하고 새벽처럼 고요한 우주를 화물선 노스트로모 호가 유영하고 있다. 광석 2000만t을 싣고 지구로 귀환하는 중이다. 준사관 엘렌 리플리(시고니 위버)를 비롯한 승무원 7명은 장기 수면에서 깨어나 이상한 신호를 감지한다. 이들은 계약 규정에 따라 신호 발신지인 행성으로 향하지만 착륙 도중에 화물선 일부가 고장난다.행성을 탐사하던 선장 아서 댈러스(톰 스커릿)와 부선장 토머스 케인(존 허트)은 거대한 외계 우주선 유적을 발견한다. 알에서 부화한 외계 생물이 케인의 얼굴을 덮어 케인이 의식을 잃자 승무원들은 화물선 안으로 옮긴다. 괴물은 사라졌는가 싶더니 케인의 가슴을 터뜨리며 튀어나온다. 인간들은 압도적으로 강력하고 흉포한 괴물 ‘에이리언’(이방인)과 사투를 벌인다.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1979)은 영화사상 ...
  • [허진무의 호달달]박찬욱이 가장 많이 본 영화, ‘퇴마 호러’의 조상님

    박찬욱이 가장 많이 본 영화, ‘퇴마 호러’의 조상님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호러 영화를 사랑하는 기자가 ‘호달달’ 떨며 즐긴 명작들을 소개합니다. 격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사람에 붙은 악령을 쫓아내는 ‘엑소시즘’(퇴마 의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호기심을 쿡쿡 건드린다. 천주교의 장엄구마, 개신교의 축사, 무교의 씻김굿 등이다. 여러 호러 영화가 엑소시즘을 소재로 삼았고 걸작도 많이 나왔다. 이런 ‘퇴마 호러’의 ‘조상님’ 격인 효시라면 오직 단 하나의 영화를 가리켜야 한다. 50년이 넘게 흘렀지만 여전히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매체 콜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다섯 번 봤다”며 “인생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라고 말했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1973)다.랭커스터 메린 신부(막스 폰 쉬도브)는 이라크에서 유적을 발굴하다 악마 조각을 발견하고 불안해한다. 한편 유명 배우 크리스 맥닐(엘런 버스틴)과 딸 리건(린다 블레어)은 미국 조지타운의 고급 저택에 산다. 리건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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