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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연의 역사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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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지연의 역사 상상력]\'서울이 곧 생존\' 강박적 일극 체제, 600년이 지나도 우리 삶을 지배하다
    '서울이 곧 생존' 강박적 일극 체제, 600년이 지나도 우리 삶을 지배하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건국된 지 10년, 두 차례 왕자의 난을 겪고 새 임금이 즉위한 지 2년이 되던 1402년(태종 2), 의정부에서는 한 폭의 세계지도를 완성했다. 우리가 지금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라고 부르는 바로 그 지도이다. 서쪽으로 아프리카부터, 동쪽으로 일본까지. 유라시아 대륙 거의 전부를 담고 있는 이 지도에 대해 권근은 이렇게 설명했다.“천하는 지극히 넓다. 안으로는 중국으로부터 밖으로는 사해까지 닿아 몇천만 리나 되는지 알 수 없는 것을, 요약하여 몇자 폭에 그림으로 그리니 상세하게 기록하기 어렵다.”권근의 말대로 이렇게 광활한 세계를 요약해서 인간이 볼 수 있는 크기로 지도를 그린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정보의 부재도 문제지만, 방대한 정보 중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지 결단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렇다면 조선은 어떠한 정보를 선택했는가? 그의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그러므로 지도란 것이 대부분 소략한데,...

    2026.02.03 19:51

  • [장지연의 역사 상상력]천년 신라를 닮고 싶었던 고려, 이야기를 켜켜이 쌓았다
    천년 신라를 닮고 싶었던 고려, 이야기를 켜켜이 쌓았다

    “언니가 꿈을 꾸었다. 뒷산에 올라 오줌을 누자 온 고을이 오줌에 잠기는 꿈이었다. 다음날 아침, 재밌는 꿈을 꾸었다며 얘기를 들려주는 언니에게 내가 그 꿈을 사겠다고 했다. 언니가 뭘 줄 거냐고 묻길래 아끼던 비단 치마를 주겠다고 했다. 흔쾌히 꿈을 팔고 신이 난 언니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웃었다. ‘보통 꿈이 아니거늘 아무것도 모르는 언니 같으니라고.’ 얼마 후 귀인이 집을 찾았는데 하필 옷자락이 찢어져 버렸다. 아버지가 언니에게 귀인의 옷을 꿰매라 했으나, 결국 언니 대신 내가 하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귀인과 정을 통하게 되었다.”익숙한 이야기인가? 아마도 십중팔구는 김유신의 누이 문희와 보희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언니 보희의 꿈을 비단 치마로 산 문희가 언니 대신 김춘추와 연을 맺고 그의 아이를 임신한 후 아내가 되는 바로 그 이야기. 훗날 신라 태종 무열왕이 되는 김춘추와 김유신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이야기 말이다.그러나 이는 고려 왕...

    2026.01.20 21:32

  • [장지연의 역사 상상력]‘풍수 천 년의 도읍’ 한양도 600여년 전엔 못 미더운 ‘새 수도’였다
    ‘풍수 천 년의 도읍’ 한양도 600여년 전엔 못 미더운 ‘새 수도’였다

    2026년 새로운 시간의 문턱에서, 새로운 지면을 펼쳐나갈 생각을 하니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한국의 역사 공간과 문화유산을 글감으로 삼아 지금의 우리를 낯설게 비춰볼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역사학은 단순히 박제된 기억의 나열이 아니다. 익숙한 현재를 낯설게 함으로써 오늘을 다르게 상상하게 하는 ‘역사 상상력’의 힘이야말로 우리가 지녀야 할 도구다. 그 첫 질문으로,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이 과연 처음부터 당연했는지 묻고 싶다.서울이 ‘서울 됨’은 당연한가20여년 전 대한민국을 뒤흔든 ‘관습 헌법’ 논란을 기억하는가.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는 노무현 정부에서 야심 차게 추진한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신행정수도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우리나라 수도는 서울이라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아도 관습적으로 널리 인정되는 사실이므로 신행정수도 건설은 위헌이라는 것이다. 판결의 근거는 조선시대 이래 600여년 동안 서울이 ...

    2026.01.0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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