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
  • 전체 기사 17
  •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8곡 다 ‘리스트 작곡’이라는데 왜 바그너·모차르트의 향기가
    8곡 다 ‘리스트 작곡’이라는데 왜 바그너·모차르트의 향기가

    피아노 한 대에 온갖 음악 끌어들인 1840년 리스트의 ‘피아노 리사이틀’ 케빈 첸, 국내 첫 리사이틀서 재현오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 케빈 첸의 국내 첫 리사이틀 프로그램에는 한 작곡가 이름만 있다. 프란츠 리스트다. ‘2개의 차르다시’로 시작해 ‘돈 주앙의 회상’으로 끝날 때까지 8곡 모두 리스트로 채운다.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좀 흥미롭다. 분명 리스트의 작품이라고 돼 있는데, 우리가 아는 다른 작곡가의 이름과 작품이 등장한다. 곡명이 마이어베어 ‘악마 로베르’ 중 카바티나,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 등이다. ‘돈 주앙의 회상’이라는 곡명은 모차르트 ‘돈 조반니’와, ‘노르마의 회상’은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와 연관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관현악곡인 리스트의 교향시는 첸이 직접 독주곡으로 편곡해 들려준다. 이날 무대에 놓일 악기는 피아노 한 대뿐인데, 피아노 하나로...

    2026.08.09 20:42

  •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 피아노 한 대로 오페라·오케스트라까지···‘리사이틀’의 시작은 리스트였다
    피아노 한 대로 오페라·오케스트라까지···‘리사이틀’의 시작은 리스트였다

    오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 케빈 첸의 국내 첫 리사이틀 프로그램에는 한 작곡가 이름만 있다. 프란츠 리스트다. ‘2개의 차르다시’로 시작해 ‘돈 주앙의 회상’으로 끝날 때까지 8곡 모두 리스트로 채운다.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좀 흥미롭다. 분명 리스트의 작품이라고 돼 있는데, 우리가 아는 다른 작곡가의 이름과 작품이 등장한다. 곡명이 마이어베어 ‘악마 로베르’ 중 카바티나,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 등이다. ‘돈 주앙의 회상’이라는 곡명은 모차르트 ‘돈 조반니’와, ‘노르마의 회상’은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와 연관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관현악곡인 리스트의 교향시는 첸이 직접 독주곡으로 편곡해 들려준다. 이날 무대에 놓일 악기는 피아노 한 대뿐인데, 피아노 하나로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노래, 춤까지 표현한다. 실제로 리스트는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을 피아노로 옮기거나 다시 구성하면서 피아노의...

    2026.08.09 15:58

  •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축구 승전가 된 아리아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축구 승전가 된 아리아

    “빈체로!” 승리 향한 집념·환희… 파바로티 등 3대 테너 공연 ‘감동’ 월드컵·유로 대회 등 단골 노래로지난 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테너 백석종은 한국 오페라 데뷔 무대에서 명성의 진가를 보여줬다.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칼라프를 노래한 그의 단단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는 맑고 세찬 물줄기처럼 공기를 가르며 객석 깊숙이 뻗었다. 3막이 시작되면서 객석은 기대감으로 술렁였다. 오페라 사상 가장 유명한 아리아 중 하나인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때문이었다. 그가 첫 소절을 부르면서 객석은 숨을 멈췄고, 마지막 가사 ‘빈체로’(Vincero)가 길게 이어지자 객석에선 우레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투란도트>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많아도 ‘네순 도르마’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드물다.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은 축구에 있다. 목숨을 건 승부의 한복판에서 한 남자가 부른 사랑의 아리아는 어떻게 거대한...

    2026.07.28 21:00

  •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 오페라극장 나와 경기장으로…‘네순 도르마’는 어떻게 스포츠의 노래가 됐나
    오페라극장 나와 경기장으로…‘네순 도르마’는 어떻게 스포츠의 노래가 됐나

    지난 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테너 백석종은 한국 오페라 데뷔 무대에서 명성의 진가를 보여줬다.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칼라프를 노래한 그의 단단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는 맑고 세찬 물줄기처럼 공기를 가르며 객석 깊숙이 뻗었다. 3막이 시작되면서 객석은 기대감으로 술렁였다. 오페라 사상 가장 유명한 아리아 중 하나인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때문이었다. 그가 첫 소절을 부르면서 객석은 숨을 멈췄고, 마지막 가사 ‘빈체로’가 길게 이어지자 객석에선 우레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투란도트>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들은 많아도 ‘네순 도르마’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드물다.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은 축구에 있다. 목숨을 건 승부의 한복판에서 한 남자가 부른 사랑의 아리아는 어떻게 거대한 스포츠 무대에서 승리를 상징하는 노래가 됐을까.출발점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이었다. 당시 영국 BBC는 파바로티가 불렀던 ‘네순 도르마’...

    2026.07.28 16:00

  •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4시간 하이라이트’가 길다고요?…원작은 도시락 싸서 나흘 봅니다
    ‘4시간 하이라이트’가 길다고요?…원작은 도시락 싸서 나흘 봅니다

    총 15시간 넘는 4부작의 요약본 북유럽 신화에 바탕 둔 대서사시 장시간 공연에 독특한 풍경 연출공연 시간은 4시간. 웬만한 오페라 한 편보다 길다. 그런데도 ‘하이라이트’다. 다음달 8일(예술의전당)과 14일(부천아트센터) 공연되는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이야기다. 원작은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으로 이어지는 4부작이다. 네 작품을 모두 보는 데 15시간 넘게 걸린다. 그래서 보통은 날을 달리해 한 편씩, 네 차례에 걸쳐 올린다. 요약본이 4시간에 이르는 이유다. <니벨룽의 반지>는 요즘 말로 표현하면 시즌제 판타지 드라마에 가깝다. 게르만·북유럽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지닌 반지를 둘러싼 신과 난쟁이족, 거인, 인간의 욕망을 여러 세대에 걸쳐 그린다. 한 세대의 탐욕과 권력욕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작품이 바뀔 때마다 ...

    2026.07.13 20:39

  •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도시락 꼭 챙겨라”···차이코프스키, 마크 트웨인도 혀 내두른 ‘이 오페라’
    “도시락 꼭 챙겨라”···차이코프스키, 마크 트웨인도 혀 내두른 ‘이 오페라’

    공연 시간은 4시간. 웬만한 오페라 한 편보다 길다. 그런데도 ‘하이라이트’다. 다음 달 8일(예술의전당)과 14일(부천아트센터) 공연되는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이야기다. 원작은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으로 이어지는 4부작이다. 네 작품 모두 공연하려면 15시간이 넘는다. 그래서 보통은 날을 달리해 한 편씩, 네 차례에 걸쳐 올린다. 요약본이 4시간에 이르는 이유다.<니벨룽의 반지>는 요즘 말로 표현하면 시즌제 판타지 드라마에 가깝다. 게르만·북유럽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지닌 반지를 둘러싼 신과 난쟁이족, 거인, 인간의 욕망을 여러 세대에 걸쳐 그린다. 한 세대의 탐욕과 권력욕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작품이 바뀔 때마다 반지의 주인과 이야기의 중심인물이 달라진다.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작품이라 음악이 익숙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

    2026.07.13 15:37

  •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차가운 몸, 뜨거운 소리…우리는 음악을 듣고 있었나, 보고 있었나
    차가운 몸, 뜨거운 소리…우리는 음악을 듣고 있었나, 보고 있었나

    바이올린을 든 제임스 에네스가 무대 위로 걸어 나왔다. 차분하고 절제된 인사를 건넨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스치는 듯했으나 이내 표정을 거두었다. 지난달 16일 부천아트센터.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함께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하기 위해 등장한 그의 모습은 냉정하고 건조했다. 마치 외과 수술실에 들어선 집도의를 연상시켰다. 보통 연주자가 등장하면 무대와 객석은 곧 터져 나올 기교와 감정을 예감하는 듯 들뜬 분위기가 감돌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온도를 조금 낮췄다. 독주자 특유의 과시적 긴장 대신 자신의 일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풍기는 냉정함이 먼저 느껴졌다.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은 낭만적 선율과 화려한 기교가 어우러진 인기 레퍼토리다. 유튜브에서도 많은 연주 영상을 볼 수 있다. 고조되는 악상에 취한 듯 몸을 흔들고 표정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연주자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감정을 함께 끌어올린다.에네스는 달랐다. 선율이 달아오르는...

    2026.07.01 20:23

  •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 차가운 몸, 뜨거운 소리···우리는 음악을 듣고 있었나, 보고 있었나
    차가운 몸, 뜨거운 소리···우리는 음악을 듣고 있었나, 보고 있었나

    바이올린을 든 제임스 에네스가 무대 위로 걸어 나왔다. 차분하고 절제된 인사를 건넨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스치는 듯했으나 이내 표정을 거두었다. 지난달 16일 부천아트센터.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함께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하기 위해 등장한 그의 모습은 냉정하고 건조했다. 마치 외과 수술실에 들어선 집도의를 연상시켰다. 보통 연주자가 등장하면 무대와 객석은 곧 터져 나올 기교와 감정을 예감하는 듯 들뜬 분위기가 감돌기 마련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는 온도를 조금 낮췄다. 독주자 특유의 과시적 긴장 대신 자신의 일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풍기는 냉정함이 먼저 느껴졌다.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은 낭만적 선율과 화려한 기교가 어우러진 인기 레퍼토리다. 유튜브에서도 많은 연주 영상을 볼 수 있다. 고조되는 악상에 취한 듯 몸을 흔들고 표정의 변화가 극적인 연주자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감정을 함께 끌어올린다.에네스는 달랐다. 선율이 달아오르는데도 그의 몸은 거의 흔들...

    2026.07.01 14:47

  •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애절한 ‘백조 테마’ 왜 호러·공포영화에 단골로 흘러나올까
    애절한 ‘백조 테마’ 왜 호러·공포영화에 단골로 흘러나올까

    1931년 ‘드라큘라’ 이래 대중적 기억에 새겨져 ‘블랙스완’ ‘애비게일’ 등 할리우드서 자주 활용 오보에·반음계 불안 표현하프와 현악기의 트레몰로가 만들어내는 잔잔한 호수의 수면. 그 위로 펼쳐지는 오보에의 선율은 비장하고 애절하다. 차이콥스키 발레곡 <백조의 호수>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이 테마는 처연하면서도 우아하다. 사랑의 비극적 운명을 예상케 하는 장면에 더없이 들어맞는 ‘백조 테마’. 그런데 종종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의외의 얼굴을 드러낸다.지난달 내한공연을 펼친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선보인 <백조의 호수> 무대에도 이 곡은 흘렀다. 널리 알려진 애절한 사랑이야기 대신 심리 스릴러로 재구성된 이 작품에서 백조 테마는 치정과 욕망으로 뒤얽힌 불안한 서사를 이끄는 정서적 동력이 됐다. 원곡의 유장한 호흡 대신 빠른 템포로 몰아붙인 연주는 숨이 가빠질 만큼 긴장감을 끌어올렸고 묘하게 신경을 긁는 듯했다. 그러고 보면 이 테마...

    2026.06.14 20:40

  • [박경은 기자의 클래식 샛길]‘백조의 호수’ 호러 재취업사…드라큘라가 차이코프스키를 픽한 이유
    ‘백조의 호수’ 호러 재취업사…드라큘라가 차이코프스키를 픽한 이유

    하프와 현악기의 트레몰로가 만들어 내는 잔잔한 호수의 수면. 그 위로 펼쳐지는 오보에의 선율은 비장하고 애절하다. 차이코프스키 발레곡 <백조의 호수>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이 테마는 처연하면서도 우아하다. 사랑의 비극적 운명을 예상케 하는 장면에 더없이 들어맞는 ‘백조 테마’. 그런데 종종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의외의 얼굴을 드러낸다.지난달 내한공연을 한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선보인 <백조의 호수> 무대에도 이 곡은 흘렀다. 널리 알려진 애절한 사랑이야기 대신 심리 스릴러로 재구성된 이 작품에서 백조 테마는 치정과 욕망으로 뒤얽힌 불안한 서사를 이끄는 정서적 동력이 됐다. 원곡의 유장한 호흡 대신 빠른 템포로 몰아붙인 연주는 숨이 가빠질 만큼 긴장감을 끌어올렸고 묘하게 신경을 긁는 듯했다. 그러고 보면 이 테마가 다소 오싹한 느낌으로 표현됐던 적은 또 있다. 2010년 개봉했던 영화 <블랙스완>에서다. 원곡을 해체하고 재조립한 테마는 주인...

    2026.06.14 15:08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