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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벼랑에 서다
  • [자영업자, 벼랑에 서다]“예전엔 ‘자영업 사장님’ 하면 지역 유지였는데…”
    “예전엔 ‘자영업 사장님’ 하면 지역 유지였는데…”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이 지난달 26일 서울 정동 본사 회의실에서 자영업자 집담회를 가졌다. 자영업자들은 자영업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들이 생각하는 해법은 무엇인지를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집담회에는 편의점을 15년간 운영하다 지난해 문을 닫은 안경원씨(54), 공덕시장 상인회장이자 과일상을 운영하는 박종석씨(53),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이모씨(46), 지난 6월 커피전문점을 연 청년창업자 장기형씨(29) 등 4명이 참여했다. 이씨는 얼굴과 이름을 가려줄 것을 부탁했다. 4명의 진단은 엄혹했다. 그들은 자영업자들이 벼랑에 서 있는 차원을 넘어 벼랑에서 추락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소상공인의 상권 80% 이상을 대기업이 장악했으며 이 과정에서 거대자본의 힘을 실감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뭉쳐야 산다’는 절박감에서부터 자영업 영역 보장, 자영업 비례대표 후보의 필요성, 선거 뒤 자영업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낙선 운동을 해야 한다는 등의 의...

    2012.08.02 21:55

  • [자영업자, 벼랑에 서다]“가맹비 절반은 본사 수익… 프랜차이즈에 돈만 대주다 끝나”
    “가맹비 절반은 본사 수익… 프랜차이즈에 돈만 대주다 끝나”

    대박을 꿈꾸며 시작한 프랜차이즈. 하지만 막상 손에 쥐는 것은 많지 않다. 시간이 흐르다보면 프랜차이즈 본사 역시 처음 얘기했던 것과는 많아 달라 보인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은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예비 점주들을 교육하는 이수연씨(32·가명)로부터 ‘프랜차이즈의 비밀’을 들었다. 그는 프랜차이즈 본부가 그려놓은 판을 읽지 못하면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씨가 체험한 프랜차이즈 창업 과정을 따라가보자. 설명회, 언론 광고, 주변 사람 소개로 온 예비 점주들이 프랜차이즈 본부를 찾는다. 상담이 시작된다. 예비 점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얼마나 벌 수 있느냐’이다. 이른바 ‘마진’이다. “상담과정에서 본부는 예비 점주들에게 최대한 희망을 줍니다. 본부가 돈을 버는 주요 수단이 가맹비인데 ‘손님’을 놓칠 수 없죠. 당연히 점포 중 가장 잘된 사례를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 숫자는 허수입니다. 예비 점주가 어떤 상권에, 어떤 규모...

    2012.07.30 21:32

  • [자영업자, 벼랑에 서다]본사·가맹점 분쟁, 작년 710건… 3년 새 두 배 이상 늘어
    본사·가맹점 분쟁, 작년 710건… 3년 새 두 배 이상 늘어

    지난해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ㄱ사의 200여개 가맹점이 본사를 상대로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ㄱ사는 소비자가 제휴카드를 제시하면 20%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벌였다. 이 중 10%는 카드사가, 나머지 10%는 가맹점이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판촉행사를 벌이면서 본사가 부담한 금액은 없었다. 이 업체는 판촉행사를 벌이면서 가맹점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고 매출 대비 일정액을 광고비로 징수하면서 개별 가맹점에 광고 내역조차 통보하지 않았다.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연도별 분쟁조정 실적을 보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180건~260건 정도였던 분쟁조정 실적 건수는 2008년에 300건을 넘어 2011년에는 710건을 기록했다. 본사가 불충분하거나 허위이거나 과장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가맹점이 계약 해지를 요구하거나 가맹금을 돌려달라고 본사에 요구하는 사례가 전체의 47.3%를 차지했다. 실제로 ...

    2012.07.30 21:32

  • [자영업자, 벼랑에 서다](5) 프랜차이즈의 비밀
    (5) 프랜차이즈의 비밀

    프랜차이즈. 퇴직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제2의 인생’이다.취업에 지친 젊은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도 프랜차이즈는 꽤나 매력적이다. 강력한 브랜드파워, 본사의 각종 지원, 게다가 완벽하다는 상권분석 등 3박자가 고루 갖춰져 있다는 점 때문에 ‘자영업의 종결자’로 불리기도 한다.하지만 상당수는 희망이 낙담으로 바뀌는 상황에 놓인다. 한성희씨(55·가명)는 대형 도넛 프랜차이즈를 4년간 운영했다. 하지만 그에게 4년은 악몽이었다. 프랜차이즈를 시작하기 전에는 11년간 개인 분식점을 운영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남편이 직장을 그만둔 뒤였다. 겉보기에는 초라했지만 열심히 일한 덕에 수입도 괜찮았다. 3남매를 대학에 보냈고, 집도 마련했다. ▲ 본사 제시 수익은 반토막사업 안되자 가족 간 불화1억 넘게 손해 보고 분식집생활이 안정되자 10년 이상 허드렛일을 해온 남편에게 명함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프랜차이즈...

    2012.07.30 21:30

  • [자영업자, 벼랑에 서다]“퇴직금 털어넣어 편의점 사장 됐지만 저임금에 중노동”
    “퇴직금 털어넣어 편의점 사장 됐지만 저임금에 중노동”

    편의점 한 곳만 장만하면 노후 대책은 끝이라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설명은 그럴듯했다. 김상철씨(27·가명)의 부모는 정년 퇴직 후 그동안 모은 돈과 퇴직금을 합해 2007년 경기도의 한 주택단지에 유명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열었다.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편하게 일하면서도 하루에 13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본사 직원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던 것이다.김씨의 부모는 직영점과 가맹점 가운데 가맹점을 택했다. 직영점은 2000만원만 내면 당장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지만, 회사에 고용돼 일하는 월급사장이 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의 아버지는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 1억5000여만원을 가게를 내는 데 모두 쏟아부었다. 김씨 부모는 1년에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1시간씩 일을 해야 했다. 명절 때도 가족 중 한 명은 편의점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도 없었다. 부부는 수면 부족에 시달릴 정도로 일했지만 수입으...

    2012.07.30 21:30

  • [자영업자, 벼랑에 서다]‘가맹점’에 끼지 못한 토박이 자영업자들 속절없이 밀려나
    ‘가맹점’에 끼지 못한 토박이 자영업자들 속절없이 밀려나

    골목상권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각종 패스트푸드뿐 아니라 빵, 커피 같은 서양음식은 물론 삼겹살집 같은 한식까지 전 업종에 걸쳐 프랜차이즈가 거리상권을 점령하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전성시대를 맞으면서 자영업자들의 지형도도 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자리를 따내지 못하면 점차 경쟁력을 잃고 골목상권에서 밀려나기 십상이다.경향신문 취재팀은 특정 거리를 집중 분석해 프랜차이즈 확산과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를 직접 확인했다. 다양한 지역을 검토한 결과 서울 대학동 녹두거리를 취재 대상으로 선정했다.녹두거리는 서울대생들이 주로 찾는 서울 관악구의 한 지역이다. 좁게는 옛 신림9동(대학동)의 주점 골목, 넓게는 대학동 전체와 맞은편 옛 신림2동(서림동)까지를 녹두거리라 부른다. 취재팀이 이 지역을 분석대상으로 꼽은 이유는 녹두거리가 서울대 학생회의 ‘문화거리 가꾸기’ 활동 등으로 1990년대까지 ‘프랜차이즈 금지 구역’과도 다름없었던 역사를 지녔기 때문이다. 패스트푸...

    2012.07.24 21:53

  • [자영업자, 벼랑에 서다]프랜차이즈 시장 규모 78조원… 10년 새 2배 급성장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 78조원… 10년 새 2배 급성장

    프랜차이즈 직영점과 가맹점이 ‘점령’한 곳은 비단 서울대 앞 녹두거리만은 아니다. 도심 번화가와 대학가는 물론 동네 골목까지 프랜차이즈 매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최초의 프랜차이즈 사업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문을 연 ‘림스치킨’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프랜차이즈의 효시는 1979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 들어선 ‘롯데리아’로 보는 견해가 많다. 롯데리아는 당시 고객이 직접 음식을 받아가는 ‘셀프 서비스’를 도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1980~1990년대에 ‘버거킹’과 ‘피자헛’ 등 해외 유명 패스트푸드 브랜드와 국내외 빵집, 커피전문점이 생겨나며 프랜차이즈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프랜차이즈 산업이 급성장했다. 지식경제부의 ‘2011년 유통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02년 42조원이던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2011년 78조원으로 10년 만에 2배가량 커졌다. 가맹본부에 가맹비를 내고 만든 ...

    2012.07.24 21:52

  • [자영업자, 벼랑에 서다]녹두거리, 추억의 상점은 간데없고 프랜차이즈로 뒤덮여
    녹두거리, 추억의 상점은 간데없고 프랜차이즈로 뒤덮여

    녹두거리 풍경은 불과 십수년 만에 180도 바뀌었다. 취재팀이 서울 대학동 녹두거리 상점 지도를 작성해 1990년대 지도와 비교해본 결과 골목을 지키던 개별 상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가게가 집중적으로 들어서 있었다. 녹두거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대생들이 즐겨 찾던 문화·휴식 공간이었다. 당시만 해도 이 골목 상인들과 서울대 총학생회는 문화공간 유지를 위해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고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대학생과 지역 상인들의 유대가 느슨해졌다. 이때부터 ‘문화공간 가꾸기’ 등의 구호보다 깨끗한 거리와 상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프랜차이즈가 속속 진출했다는 게 이 지역 상인들의 전언이다.16년 전을 보자. 서울대 교내 계간지 ‘관악’ 1996년 가을호에 실린 녹두거리 상권은 식당, 주점 등 이른바 생계형 자영업자들로 꽉 차 있었다. 대로변엔 ‘백두에서 한라까지’ 같은 제법 규모가 큰 주점부터...

    2012.07.24 21:41

  • [자영업자, 벼랑에 서다]“90년대엔 하루 손님만 천명이 넘었는데”
    “90년대엔 하루 손님만 천명이 넘었는데”

    신혜옥씨(59)는 녹두거리에서 25년간 장사를 해온 산증인이다.1988년부터 2002년까지는 주점 ‘태백산맥’을, 그리고 2002년부터 현재까지는 당구장 ‘빌리어드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태백산맥’은 1990년대 녹두거리의 대표 주점이었다. 신씨는 “당시엔 빈자리가 나지 않아 다른 학교 학생들 예약은 받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12명이 들어갈 수 있는 방에서부터 50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큰 방을 포함해 총 9개의 방과 대형 홀을 운영했다. 손님이 많을 때는 저녁시간을 1, 2부로 나눠 각각 500명씩 하루 1000명의 손님을 받았다고 했다. 두부튀김찌개와 공깃밥이 주메뉴였다. 신씨는 “당시 학생증만 믿고 준 외상이 얼마인지 계산이 안될 정도”라며 “어려운 학생이 명절에 ‘집에 갈 차비가 없다’고 하소연해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0년 무렵부터 손님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 대형 룸 예약이 줄더니 서너 명씩 삼겹살집 ...

    2012.07.24 21:41

  • [자영업자, 벼랑에 서다](3) 그래도 자영업으로 간다. 왜
    (3) 그래도 자영업으로 간다. 왜

    김철균씨(28)는 요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어록을 자주 본다. 작은 호프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지만 경영마인드를 쌓기 위해서다.그는 현재 충북 제천 대학가에서 호프집 ‘쓰리고’를 운영한다. 쓰리고는 ‘튀기고(치킨, 튀김) 볶고(제육볶음, 낙삼불고기) 지지고(오코노미야키, 파전)’의 약자다. 화투놀이 고스톱의 ‘쓰리고’란 뜻도 있다고 했다. 실제 가게 벽에는 화투패가 그려져 있다. 코믹하고 재미있는 설정 때문인지 손님은 많다. 개점한 지 2년이 되면서 주변에서 이제는 자리를 잡은 것 같다는 평가도 듣는다.2년 전만 해도 그는 벼랑 끝에 서 있었다. 4년 동안 등록금을 내준 부모를 볼 면목도 없었다. 그는 대학 4학년 때만 해도 상대적으로 느긋했다고 한다. 생활체육을 전공하고 총학생회장도 지냈던 터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체육 전공에 총학생회장지푸라기 잡듯 장사 시작전국 맛집 돌며 안주 개발시련은 첫 면접 때부터 시작됐다. 체...

    2012.07.1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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