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보, '500㏄를 타다'
500㏄를 탔다. 혼다 CBR500R. 생각보다 크지도 무겁지도 않다. 샤프한 모습이다. 그러나 외관에서 오는 심리적 위압감은 없다.배기량은 471㏄. 가솔린, 수냉식 병렬 2기통이다. 최대토크는 4.5㎏·m/7000rpm이고, 연비는 41.1㎞/ℓ(60㎞ 정속주행시). 수동 6단의 대배기량 입문을 위한 미들급 바이크다.시트고는 785㎜. 키 165㎝ 이상이면 누구나 다리를 편하게 내릴 수 있다. 무게는 190㎏. 적당한 무게다. 가속능력과 바이크 컨트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다.동급 모터사이클에 비해서는 가벼운 편. 무게중심이 중앙에 있어서 똑바로 서 있으면 ‘무겁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다만 옆으로 기울여 보면 묵직함이 느껴진다.CBR500R은 경량급 모터사이클의 기민함과 중형급의 효과적인 출력을 동시에 발휘한다. 가벼운 시내주행과 투어링이 모두 가능하다. 가벼운 핸들링과 밸런스는 ‘500㏄’... -
초보, '캠핑을 가다'
캠핑을 갔다. 장거리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 의풍분교 오토캠핑장. BMW모토라드 캠핑투어다.대부분 모터사이클을 타고 온다. 캠핑장 앞 주차장이 바이크로 빼곡하다. 캠핑 매니아들은 차에 온갖 것을 다 싸가지고 가는데 라이더들의 캠핑은 어떤지 궁금하다.난 자동차로 왔다. 아직 자신이 없어서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세 시간 반 정도 거리지만 모터사이클로는 한 시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탈 수 없는 2륜차의 한계다.만나는 라이더마다 분통을 터뜨린다. 우리나라 교통법규가 행정편의적이란다.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 수긍이 간다.교통선진국인 유럽이나 미국만 보더라도 일정 규모 이상의 모터사이클은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탈 수 있다.유럽에서는 국가 간을 이동하는 모터사이클 투어리스트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다른 교통체계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우리... -
초보, '125㏄를 타다'
125㏄ 바이크를 탔다. 다리가 제법 바닥에 닿는다. 안심이 된다. 만만한 무게다. 매뉴얼바이크 엔트리급(입문용)이다. 소위 ‘제꿍’(무게를 못 이겨 제자리에서 넘어뜨리는 것)에 대한 부담도 사라졌다.주변에선 업그레이드 ‘지름신 강림’으로 기변을 계속하게 될 것이니 한방에 최고 사양으로 가야한다는 의견. 안전을 위해서는 한 단계씩 차근히 고 사양으로 옮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 둘로 팽팽히 갈린다. 모두 타당한 얘기지만 모터사이클에 좀 더 익숙해지기 위해 후자를 따른다.혼다 CBR125R. 수냉 단기통 매뉴얼바이크다. 경량화 된 단기통 엔진은 입문자도 다루기 쉬울 뿐만 아니라 연비(57.3㎞/ℓ)도 좋다. 6단 기어에 무게는 135㎏. 이전에 타봤던 250㎏ 빅 스쿠터 무게의 절반 정도다. 무게의 압박에서 벗어나니 마음이 가벼워진다.배기량 125㏄ 모터사이클이 지금은 소형 축에 속하지만 불과 20년 전에만 해도 중형급으로 취급 받았다.... -
초보, '도로로 나서다'
도로로 나갔다. 실전이다. 라이딩 스쿨에서 배운 대로 하면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지만 왠지 불안하다. 주변에서는 매뉴얼바이크로 꽉 막힌 도로에 나가 시동 꺼먹고 오도 가도 못해 ‘멘붕’ 겪지 말고 스쿠터부터 시작하란다.20여 년 전 야간에 충무로 바이크 가게를 지나다 중고 매뉴얼바이크를 충동구매 한 적이 있다. 무모하게도 그길로 끌고 나왔다. 밤길에 시동을 백번도 더 꺼뜨려 먹은 것 같다. 머리털이 곤두섰다. 간신히 출발시켜도 기어를 잘못 넣어 ‘푸드득’하고 멈춰버려 호된 클랙슨 세례를 받기도 했다.아픈 기억이다. 그래서 트라우마가 생겼다. 구입할 때 가졌던 배짱은 온데간데 없고 불안한 마음에 심장이 오그라들었다. 헬멧, 장갑도 없었다. 마스크도 없이 터널에 들어갔다가 매연만 잔뜩 들이켰다. 다음날에는 터널 들어가기 직전에 미리 숨을 멈추고 빠져나올 때까지 참았다. 혈압상승이다. 핏대가 돋는다. “도대체 무슨 짓인지” 삼일 만에 30만원이나 손해보고 되팔았다.... -
초보, ‘안전’을 배우다
경기도 이천 BMW모토라드 물류센터. 아침부터 대형 모터사이클을 타고 온 라이더들이 속속 모여든다. 라이딩 스쿨이 열리는 날이다. 일단 구입하긴 했지만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잘 타는 사람도 있다.난 이들보다 한 시간 일찍 왔다. 완전 초보가 전문강사의 교습을 받기 위해서는 사전교육이 필요하다. 준비된 헬멧, 부츠, 보호대 등을 착용했다.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아예 교육에 참여할 수도 없다. 행사관계자로부터 중형급 모터사이클을 놓고 시동거는 법, 회전하는 법, 스로틀 여는 법 등을 배웠다. 대뜸 공터를 돌아보란다. 안장에 올라탔다. 다리가 닿지 않는다. 깨금발로 선다. 역시 클러치를 부드럽게 떼지 못한다. 덜컹 거리며 모터사이클이 앞으로 나간다. 부드러운 출발은 연습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공터를 돌면서 스로틀을 살짝 열고 손목을 꺾어 그 상태를 유지해본다. 잘나가던 바이크가 갑자기 앞으로 나가며 심하게 덜컹댄다. 과하게 돌... -
초보, ‘면허를 사다’
연습 이틀째. 강사가 일러준 대로 안장에 올라타고 균형을 잡았다. 거치대를 자연스럽게 왼발로 제켰다. “시작할 땐 왼쪽부터 끝낼 땐 오른쪽부터”란다. 왼쪽에 있는 클러치를 당기고 가운데 있는 열쇠를 ‘온(ON)’ 위치로 한 후 오른쪽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반대로 멈춘 후에는 오른쪽 스톱 버튼을 누른 후 가운데 열쇠를 ‘오프(OFF)’로 돌리고 왼쪽 거치대를 내린다. 첫 날에 비해 부드럽게 나간다. 시험코스를 계속 돌며 감을 잡아본다. 그래도 굴절코스는 어렵다. 특히 처음 맞이하는 오른쪽 직각 회전은 더욱 어렵다. 그나마 좌회전은 비교적 수월하다. 강사 말로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우회전 보다는 좌회전을 힘들게 생각한다는데 난 우회전이 어렵다. 한참을 연습하는데 강사가 다가와 잠시 세우란다. 어려운 굴절코스의 비결이라며 말한다. “몸을 회전방향으로 기울이는 것이 포인트”란다. 그래야 앞바퀴를 크게 돌려도 뒷바퀴가 선에 닿지 않는다고 한다. 레이서... -
모터사이클 왕초보 ‘로망에 도전하다’
남자들의 로망, 모터사이클. 이 로망을 실현하는 남자들은 몇이나 될까.대부분 주변의 만류로 핸들을 만져보지도 못한 채 꿈을 접는다. 결혼한 남자의 경우는 더욱더 아내의 눈치만 보다 말도 꺼내지도 못하거나 한방에 ‘깨갱’(?)하는 메가톤급 반발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모터사이클을 주저케하는 가장 큰 무기는 ‘죽음’이다. 오토바이를 사는 순간 천국행 급행 티켓을 구입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모터사이클은 죽음으로 가는 고성능 상여로 여기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그렇다면 정말로 ‘모터사이클=사망’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일까. 자동차에 비해 사망률이 훨씬 높은가. 놀랍게도 모터사이클의 사고건수와 사망건수는 같은 비율의 자동차에 비해 현저히 낮다. 다만 사고가 났을 때 사망확률은 다소 높다는 것이다. 자동차 누적등록대수는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2014년 3월말 기준 1950만여대라고 한다. 올 하반기에는 2000만대 돌파를 예상한다. 사고율, 사망률이 높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