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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촌철경제] US여자오픈과 FTA 재협상 ‘꼼수’
    US여자오픈과 FTA 재협상 ‘꼼수’

    지난 17일(한국시간) 오전 제72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박성현(24)의 우승 소식이다. 사실 팬들을 더 놀라게 한 건 준우승자인 아마추어선수 최혜진(17)은 물론 ‘톱10’ 안에 한국 여자골퍼들이 8명이나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모습을 경기가 치러진 골프장인 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의 주인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단상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US여자오픈이 아니라 ‘한국여자오픈’이었다는 비유가 우스갯소리처럼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72년 역사에 가장 많은 55명이 출전한 미국 선수들은 한명도 10위권에 들지 못했다.이 장면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갑작스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카드를 던진 트럼프의 모습과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이번 US여자오픈은 미국 자동차 산업을 연상케 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

    2017.07.18 11:22

  • [촌철경제]‘위험의 외주화’ 참상 보여준 삼성중공업
    ‘위험의 외주화’ 참상 보여준 삼성중공업

    노동절에도 쉬지 못한 대기업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6명이 참변을 당했다. 노동절인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야드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32t급 타워 크레인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작업자 6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비정규직이다. 중·경상을 입은 25명 역시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삼성중공업 정규직 직원들은 노동자의날인 1일부터 7일까지 휴무로 거의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주요 업무를 사내 하청 형식으로 외주화시키는 데 이어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산업재해의 양극화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거제지역 조선소 노동자의 70~80%를 협력업체 정규·비정규직 노동자로 보고 있다.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지난 11일 내놓은 ‘2015년 원·하청 산업재해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하청근로자의 사고사망 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망자 비율)이 0.21명으로 원청 근로자(0.05명)보다 4배나 높다. 반면 재해율(100명당 사고비율)은 그...

    2017.05.02 11:29

  • [촌철경제]책임지지 않는 책임자…돈보따리부터 챙기는 금융위와 전경련
    책임지지 않는 책임자…돈보따리부터 챙기는 금융위와 전경련

    4조원이 넘은 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에 정부와 채권단이 또 수 조원대의 신규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추가 자금 지원은 없을 것”이라던 금융당국은 “대우조선을 구하는데 드는 돈보다 정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크다”며 입장을 슬슬 바꾸고 있다. 대우조선이 망하면 우리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수혈이 필요하다는 겁박의 논리다.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한 이유가 경제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것 아니었나.2015년 10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투입키로 한 뒤에도 조선업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다시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면 이는 명확한 정책 실패다. 그렇다면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부터 지는 게 순서다.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지 않고, 다시 돈보따리부터 챙겨보자는 데 여론이 좋을 리 없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그 책임자가 여전히 ‘경제 위기의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우리 경제와 산업에 ...

    2017.03.16 11:33

  • [촌철경제]뒤늦어 아쉬운…‘사드보복’ 확산에 산업부, 잇달아 업계 접촉
    뒤늦어 아쉬운…‘사드보복’ 확산에 산업부, 잇달아 업계 접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높아지면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가시화되자 정부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그런데 사실 통상 부서가 하는 말을 보면, 뭘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산업통상자원부 우태희 차관은 7일 주요 업종 및 관련 협회와 ‘제9차 한·중 통상점검 태스크포스(TF)’, ‘경제단체협의회 정기총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이 곳에서 주요 발언을 보면 다음과 같다.“중국의 조치가 그간 간접적, 심리적인 조치에서 실질적, 직접적인 조치로 전환해 확산하고 있다.” “사드 관련 특정 기업에 대해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고 한국 관광을 제한하는 등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이건 기업들이 다 알고 있는 얘기다.)“사드 배치는 북한의 위협에서 우리 안보를 지키기 위한 주권적, 자위적인 방어 조치다.”(이 발언은 중국인을 상대로 해야되지 않나.)“앞으로 중국 측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고 원칙에 입각한 대응...

    2017.03.07 15:15

  • [촌철경제]전경련은 이승철 부회장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조직인가
    전경련은 이승철 부회장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조직인가

    전경련은 지금 생사의 기로에 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간판급 재벌들이 전경련을 공식 탈퇴했다. 재벌의 이익단체라는 존립 기반이 무너진 것이다. 설립 56년만에 맞은 퇴출 위기는 정권의 ‘모금 창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 돈들이 차명 계좌를 통해 시장경제 발전과는 전혀 상관없는 어버이연합 등 극우단체들에 흘러가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시장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투명성, 공정성을 짓밟은 행위들이다.그 중심에 이승철 부회장이 있었다. 그러나 전경련은 조직을 망쳐놓은 장본인에게 수십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논란이 되고 있다.하지만 전경련을 직장으로 하는 사람들은 정작 아무런 위기 의식이 없는 모양이다. 자신이 일하는 회사를 위기에 빠뜨린 장본인에게 거액이 나가는데도 내부 구성원들의 ‘분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자신이 일하는 회사가 기업과 국민에게 지탄을 받는데도 그 흔한 반성문도 나오지 않았다.아무리 권위적인...

    2017.02.22 11:49

  • [촌철경제] 100만 실업자를 비웃는 권력자의 ‘낙하산 또는 인사청탁’
    100만 실업자를 비웃는 권력자의 ‘낙하산 또는 인사청탁’

    통계청의 ‘2017년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만2000명 늘어나 7년만에 다시 100만명을 넘어섰다. 1월 전체 실업률은 3.8%로 지난해 4월(3.9%) 이후 9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실업률은 8.6%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줄었지만 “취직이 많이 돼서가 아니다”.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청년들이 많았기 때문에 공식 실업자로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정부는 지난해도 일자리 창출에 7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청년일자리 지원 프로그램도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합치면 240개를 넘는다고 한다.한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측이 검찰 출석을 앞둔 중소기업진흥공단 간부에게 인턴 황모씨 취업 청탁을 한 최경환 측 인사를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하라는 회유 정황이 나왔다고 경향신문이 단독보도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고,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 의원은 자신의 의원실에서 근무한 인턴을 중진공에 채용시키는 과정에서 외...

    2017.02.16 11:43

  • [촌철경제] 후분양제와 조삼모사
    후분양제와 조삼모사

    ‘조삼모사(朝三暮四])’.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주고, 저녁에 4개를 줄까, 그 반대로 줄까. 어차피 큰 차이 없는데 순서만 바꾼 걸 가지고 원숭이가 좋다, 싫다고 했다니…. 그러나 아파트 분양 순서는 결과가 매한가지인 도토리 주기가 아니다.요사이 공동주택(주로 아파트) 공급 방식에 후분양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주택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산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후분양제 도입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관련 기사] 우리도 ‘후분양’ 늘릴 때 됐다국내는 미분양 등이 아니라면 대부분 ‘선분양, 후시공’ 방식을 택해왔다. 분양사무소에서 멋지게 그려진 홍보책자의 조감도를 보거나 견본주택을 보고 집을 살지 말지 결정하게 된다. 실물은 못 보고 돈을 내는 다소 황당한 제도다. 나아가 다 지어져갈 때 실제 아파트에 마련되는 ‘구경하는 집’에 가보면 느낌이 견본주택과도 많이 다르다. 좋은 말로 현실적이고,...

    2017.02.14 15:46

  • [촌철경제]포스코·KT 사례로 본 우리은행 민영화의 성공조건
    포스코·KT 사례로 본 우리은행 민영화의 성공조건

    우리은행의 정부 지분 51% 중 30%를 민간에 매각해 ‘우리은행 민영화’의 모양새가 갖춰졌다. 2010년 이후 4차례에 걸쳐 민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경험을 보면 큰 진전을 이룬 것이다.그러나 정부는 우리은행 지분 21.4%를 손에 쥐고 있다. 최대주주는 여전히 정부다. ‘관치 금융’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는 얘기다. 정부 지분이 없는 KB금융은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알려진 비밀’이다.포스코나 KT, KT&G 등 공기업에서 민영화 기업에 대한 권력과 정부의 개입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정권 교체기마다 낙하산 인사가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정치권 입김에 의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친 바 있다. KT도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이석채 전 회장이 취임한 이후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KT&G 역시 지난해 사장 교체기에 ‘낙하산 투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때 민영화의 성공모델로 꼽히던 기업들이 한...

    2016.11.14 12:06

  • [촌철경제] 일탈 반성없이 회의부터 열고보자는 ‘위기의 전경련’
    일탈 반성없이 회의부터 열고보자는 ‘위기의 전경련’

    ‘정경 유착의 통로’, ‘정권의 모금 창구’로 전락한 전경련이 오는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비공개로 회장단 회의를 개최하려다 돌연 연기했다. 전경련 해체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회의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미르와 K스포츠 재단을 둘러싼 의혹이 본격화된 이후 지금까지 회장단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10일 회의 개최 공지에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을 비롯해 10대 그룹 총수들의 상당수가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경련의 쇄신안이나 차기 회장 문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문제는 전경련이 회의 한 번으로 환골탈태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것이다. 보수단체 어버이연합 우회지원 의혹에 이어 ‘최순실 사태’의 출발점인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의 출연금 강제모금을 주도했지만 지금까지 전경련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승철 부회장은 국회 청문회...

    2016.11.08 10:07

  • [촌철경제]최순실 늪에 빠져드는 한국경제
    최순실 늪에 빠져드는 한국경제

    경제가 너무 어렵다. 지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니 경제의 주요 3요소인 생산·소비·투자 모두 동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각종 소비 장려책을 쓰고 있음에도 소비는 5년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국민들은 쇼핑할 돈도 마음의 여유도 없다.이 와중에 ‘최순실 사태’는 한국경제의 앞날을 더욱 암울하게 만든다. 경제는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수요·공급의 원리 등 냉철한 시장 법칙에 의해 돌아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도 크게 좌우되는게 경제다. 실제 최순실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코스피지수 2000선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최순실 사태는 경제의 3주체인 가계·기업·정부 모두에 타격을 주고 있다. 고위 관료들 사이에 “나는 최순실을 모릅니다”가 유행어가 돼 버린 ‘정부’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경제정책 담담 부처 또한 예외일리 없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거금을 낸 대기업들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2016.11.0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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