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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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투자가 믿음이 되어서는 안 된다

    투자가 믿음이 되어서는 안 된다

    투자자는 의심과 확신 사이를 오고 간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때 의심이 커지지만 주식 투자에 나서야 하고, 상황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때 확신에 찬 미래를 꿈꾸지만 바로 그때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 아쉽게도 이것을 행하기 쉽지 않다. 맹수를 피하고, 자연재해에 웅크리며 진화해 온 인간의 본성이 이와 다른 선택지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2023년 4월 누구나 다 경기침체를 걱정한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그 전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미국 연준도 이를 감안해 정책결정에 반영하고 있으며, 현재 컨센서스도 침체의 강약만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주가가 올라와도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경기침체라는 최후의 심판이 내려지면, 주가가 급락할 거란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곧 경기침체, 그리고 주가 급락’이라는 믿음은 이제 신앙이 되고 있다.다들 그렇게 확신한다면, 투자자는 오히려 반문해야 한다. 의심 없는 확신은 오답...
  • [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시장의 경기 침체 우려 목소리에도…올해 증시 ‘상고하고’ 전망하는 까닭

    시장의 경기 침체 우려 목소리에도…올해 증시 ‘상고하고’ 전망하는 까닭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그리고 지안이 답한다. “네, …(한번 더) 네.” 인생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마지막 대사이다. 고통의 부재가 ‘편안’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다른 상황에서 ‘편안’하다. 고통의 극단, 그때에 투자자들은 편안한 투자를 준비한다. 지난가을, 인플레이션 우려가 극단으로 치솟고, 원·달러 환율은 1440원에 도달하고, 주가는 급락했다. 투자자들의 고통이 극단에 가면서 가격은 가치 대비 매력적 수준에 들어섰다. 아래로의 여백이 줄어들 때, 투자자들은 편안함에 이르게 된다. 2023년 봄 역시, 2022년 가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투자에 나설 수 있다. 가치 대비 가격은 여전히 매력적이다.사람들은 먼 기억보다 직전 기억에 종속된다. 미래에 시선을 두기보다 방금 지나간 과거가 의사 결정을 지배한다. 좋은 기억보다 힘든 기억을 더 강력하게 받아들이는 인간 속성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지만, 투자...
  • [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2023년 2월 한국 증시에 ‘투자자’ 케인스를 소환한다면?

    2023년 2월 한국 증시에 ‘투자자’ 케인스를 소환한다면?

    경제학자들이 투자에 능한 건 절대 아니다. ‘경제학자는 주식투자에 젬병이다’라는 사람들의 비아냥까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제학자는 이론적으로 경제를 연구하는 많은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틀린 소리도 아닐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 군중은 주식투자에 그리 성공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경제학자의 투자 실패를 비웃는 농담은 월가에 넘쳐난다. ‘경제를 그렇게 연구했는데? 우리보다 잘 알 텐데? 근데 투자성적은 왜 그 모양이야?’ 이런 놀림거리에서 벗어난 이가 있다. 고전학파의 오랜 정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학으로 첫발을 내밀었던 경제학자 케인스이다.케인스는 1883년에 태어나 1946년에 죽었다. 그는 철학자이자 수학자였고, 동시에 정치가면서 경제학자였다. 경제학자로서 케인스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일생을 통해 투자가로서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케인스는 사망 당시 47만9529파운드, 오늘날로 환산하면 대략 1900만달러에 ...
  • [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2023년, 지루함의 가치를 받아들일 때…저평가 종목 선택하고 기다려라

    2023년, 지루함의 가치를 받아들일 때…저평가 종목 선택하고 기다려라

    ‘시간을 나의 편으로.’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조언이다. 수익이 재투자되고, 돈이 돈을 벌어주는 복리의 마법을 푸는 열쇠는 시간에 있다. 물리적 시간이 흐르면 복리의 마법은 작동된다. 하지만 누구나 다 알아도 실천하기 힘들다. 물리적인 시간단위가 아닌 각자 느끼는 투자시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장기투자’라는 단어를 두고 A투자자는 1년을, B투자자는 3년을 연상할 수 있다. 각자 느끼는 시간의 강도는 다르다.토마스 만의 <마의 산>은 시간을 다룬다.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스위스 다보스에 있는 요양원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흥미로운 건, 이 소설의 전개이다. 1장은 휴가 첫날을 묘사하면서 시작해 3장까지는 며칠에 불과하지만, 4장에서 5장은 몇 개월, 마지막 6장과 7장은 몇 년의 시간을 그려낸다. 소설은 사건으로 이어지지만, 이야기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진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는 경험이 소설 속에 녹아 있다....
  • [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공세냐, 수세냐…12월의 ‘증시 시놉시스’

    공세냐, 수세냐…12월의 ‘증시 시놉시스’

    이야기 서사의 힘은 시놉시스에서 출발한다. 시놉시스는 요약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서사의 골격이라 할 수 있다. 시나리오 작가는 먼저 시놉시스를 2~3페이지로 정리하고 그에 맞춰 대사와 지문을 만들어 시나리오를 만든다. 한산대첩의 결과는 학익진의 승리고 이는 영화 <한산, 리덕스>의 시놉시스가 된다. 학익진은 수성도 공성도 아닌 새로운 진법이었다. 영화 <한산, 리덕스>에서 원균은 “지금 형세는 공세(攻勢)가 아닌 수세(守勢)야!”라며 학익진의 진법에 “이것이 수성(守城) 진법이냐? 공성(攻城)의 진법이냐?”라는 의문을 갖는다.이순신은 꿈을 꿨다. 공성을 위해 성으로 향한다. 곧 성에서 화살이 비처럼 쏟아진다. 성은 학의 날개 모양으로 그를 에워쌌고 이순신은 꿈에서 깨어 생각한다. 육지에서 성은 곧 학익진이고 방어다. 적장 와카자키는 광교산 전투에서 수성을 하지 않고, 성을 나와 선공해 1600여명으로 5만명의 근왕군을 격멸한 경...
  • [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정교하면서 오래 끈 승리는 없다”…바닥 재지 말고 좋은 기업에 투자를

    “정교하면서 오래 끈 승리는 없다”…바닥 재지 말고 좋은 기업에 투자를

    건강 때문에 걷기를 시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보고 사람들의 움직임도 느끼면서 걷다 보면 시간은 흐르고 내가 목표한 걸음수가 채워진다. 걷기가 생활화되자 주변보다 점점 더 내 호흡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이나 강의를 들으면서 빠르게 걷다 보면 주변 풍광은 눈에 잘 안 들어온다. 온전히 나만의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매일매일 투자자는 선택의 길로 달려가야 한다. 담장 길을 돌든 목표로 향해 가든 스스로 정한 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음도 매일 쏟아진다. 이어폰에는 바깥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 노이즈를 차단할 수도 있고 바깥소리와 함께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노이즈가 사라진 노랫소리는 훨씬 정확하게 귀에 꽂힌다. 노이즈가 사라진 음악처럼 소음을 걷어낸 정보만이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 낼 수 있다.투자자가 소음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아쉽게도 소음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구독 경제가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매일 ...
  • [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금리 상승의 끝이 경제 위기?…믿고 싶은 것이 아닌 현실을 보라

    금리 상승의 끝이 경제 위기?…믿고 싶은 것이 아닌 현실을 보라

    어두운 먹구름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급격한 금리 인상은 파열음을 내며 모든 자산에 틈을 만들고 있고, 두려움이 투자자를 사로잡았다. 영국이든 이탈리아든 국가가 파산하거나 아니면 금융기관이 흔들리거나 뭔가 큰 사건이 터질 수밖에 없다는 자기실현적 예언이 가득하다. 그러나 필자는 닥쳐올 미래가 결국은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도망가고 싶은 본능이 투자자를 지배하는 시기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인간은 두려움을 떨치고 숲에서 나와 사바나 초원으로 걸어 나갔기에 지구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사냥감에 불과했던 인간이 사냥꾼이 되기를 선택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인간이 두렵다고 동굴에만 머물렀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가끔 영화 <매트릭스>를 본다. 무엇보다 재미있고, 신기하게도 보고 나면 뒤죽박죽이었던 머릿속이 맑아지면서 산적한 현안이 정리가 된다. ‘매트릭스’는 철학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메로빈지언은 “인과법칙...
  • [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에너지 위기 속 ‘달러 초강세’, 극단적 비관에서 벗어나 보자면…

    에너지 위기 속 ‘달러 초강세’, 극단적 비관에서 벗어나 보자면…

    해가 지고 어스름이 내려앉으면 내게 다가오는 것이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프랑스에서는 이때를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한다. 석양의 시간은 익숙함과 낯선 위협 사이를 모호하게 보여준다. 이쪽인지 저쪽인지 단정짓기 힘든 시간이다. 외환시장의 발작이 출현했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금융위기와 외환위기를 떠올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났고, 투자자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 달려오는 늑대가 곧 우리를 덮칠 거란 두려움이 팽배해지고 있다. 1400원이란 숫자가 주는 공포이다.아직은 석양의 눈부심 때문에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언뜻 보기에 늑대는 아닌 듯하다. 늑대가 덮친다고 보기에는 우리 기업이나 금융기관 모두 해외 자금 조달이 너무 순조롭다. 대외적으로 국가 신용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미동도 없다. 외환위기는 기업이 자금 조달을 못해 출현했고, 금융위기는 금융기관들이 달러 조달을 못해 발생했으나 정부의 개입으...
  • [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열공만으로는 시원찮은 ‘주식 투자 성적표’…반등 준비물은 ‘확고한 자기 철학’

    열공만으로는 시원찮은 ‘주식 투자 성적표’…반등 준비물은 ‘확고한 자기 철학’

    2022년 여름, 대학입시 학원도 고시 학원도 아닌 증권가에, ‘공부만이 살 길이다’란 슬로건이 떠돌고 있다. 그런데 무엇을 공부하란 말인가? 문득 떠오르는 지식은 회계와 경제, 그리고 성장산업 정도이다. “재무상태를 보고 그 회사의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오늘날 세계 최고의 부자들은 회계사일 것이다”라는 피터 린치의 농담이 떠오른다. 전보다 더 아는 것 같은데, 투자 성적은 시원찮다. 이유는 뭘까? 투자성공 여부는 어떤 순간순간 내리는 투자자의 결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결정을 미루기보다 각자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독립적인 사고 틀을 갖고 있어야만 투자자로 생존할 수 있다.누구나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싶지만 그리 쉽지 않다. 성공한 소수의 특징은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는 정도가 이들을 하나로 묶을 뿐이다. 이를 대개 개개인이 지닌 ‘투자철학’으로 규정한다. 다모다란 교수의 <투자철학>은 투자를 할 때 각...
  • [윤지호의 투자, 함께 고민하시죠] ‘카더라’ 기반한 얕은 정보 거리 두고 주변의 변화 읽어 스스로 해석하라

    ‘카더라’ 기반한 얕은 정보 거리 두고 주변의 변화 읽어 스스로 해석하라

    1987년 영화 <월스트리트(Wall Street)>는 주식 투자자라면 반드시 봐야 하는 명작이다. ‘탐욕은 선(Greed is Good)’이란 금융자본주의의 복음을 전달하는 장면이 영화 내내 가득하지만, 요즘 들어 이 영화가 다시 떠오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투자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무엇을 취하고 버려야 하는지의 기준을 알려주기 때문이다.주식중개인 버드 폭스는 3개월 동안 끈질긴 전화 시도 끝에 큰손 게코의 비서로부터 미팅 약속을 받아낸다. 기회를 잡은 주인공이 숫자와 분석에 기초한 투자 아이디어를 이야기하자 게코는 말을 끊는다. “그냥 강아지네?(It’s a dog?)” ‘강아지(Dog)’는 월가의 은어로 수익률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기업을 의미한다. 게코의 냉담한 반응에, 폭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버지가 노조 위원장으로 있는 블루스타 항공사의 노조 이야기, 최근 사고 이야기, 재판 이야기 등을 풀어 놓는다. 폭스는 항공기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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