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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준범의 기승전 거버넌스
  • [천준범의 기승전 거버넌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 3조6000억원 유상증자…‘왜·어디다 쓰려고’ 물어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조6000억원 유상증자…‘왜·어디다 쓰려고’ 물어야

    사실, 아주 쉬운 얘기다. 여러분이 친구와 식당 동업을 하기로 했다고 생각해 보자. 친구가 3000만원을 내서 30%의 주주로서 직접 경영을 하고, 여러분이 7000만원을 내서 70% 주주가 됐다.1년이 지나 식당이 너무 잘되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배당을 주지 않고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 “이익이 많긴 했는데, 3000만원만 더 투자해줘.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여러분은 무엇을 가장 먼저 물어볼 것인가? 아마도 ‘왜? 어디에다 쓰려고?’라는 것이 가장 상식적인 질문일 것이다.그런데 친구가 내년에 어디엔가 2호점을 내겠다는 둥, 해외 진출을 하겠다는 둥,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신메뉴 개발을 위해 써야 한다는 둥 우물쭈물 중언부언한다면 여러분은 3000만원을 선뜻 낼 수 있을까?게다가 알아보니 친구가 지난달 1년 동안 번 이익의 대부분을 친구의 아내가 경영하는 식자재 회사의 주식을 사는 데 써버렸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까...

    2025.04.01 20:13

  • [천준범의 기승전 거버넌스]혁신성·투명성·주주환원 지배구조…미 증시 선호되는 이유 있다
    혁신성·투명성·주주환원 지배구조…미 증시 선호되는 이유 있다

    “혁신적인 상장회사를 바란다.” “제대로 된 거버넌스를 원한다.”지난 23일 재미있는 설문조사 결과 하나가 많은 언론에 발표됐다. ‘한·미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라는 제목으로 실시된 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505명 중 54.5%는 한국보다 미국 시장을 선호한다고 답변했다.미국 증시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기업의 혁신성·수익성’(27.2%)이 가장 많았고, ‘활발한 주주환원’(21.3%), ‘국내 증시 침체’(17.5%), ‘미국경제 호황’(15.4%), ‘투명한 기업지배구조’(14.8%) 등이 뒤를 이었다고 한다.이 결과는 주로 ‘지배구조’보다 ‘기업 혁신성’ 때문에 미국 증시 투자를 선호한다는 제목으로 기사화됐다. 아마도 최근 국회에서 심의하고 있는,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또는 주주 이익 보호의무를 명시하는 상법 개정에 반대하는 관점에서 해석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이러한 상법 개정을 찬성하는 필자는 결과를 보면서 오히려 눈이 번쩍 뜨였다. 응...

    2025.02.25 20:14

  • [천준범의 기승전 거버넌스]정부든 회사든 ‘비선 문화’ 철폐가 좋은 거버넌스의 첫걸음
    정부든 회사든 ‘비선 문화’ 철폐가 좋은 거버넌스의 첫걸음

    한국 회사의 이사회가 ‘거수기’라는 비판에 대한 항변 중 이런 것이 있다.“이사님들께 다 미리 설명하고 사전에 동의하신 안건만 이사회에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이사회에 올라갔다는 것 자체가 다 동의하셨다는 의미이고, 그러니 100% 찬성이 나올 수밖에 없지요. 거수기가 아니에요.”정식 이사회는 요식행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 실질적인 검토를 거친다는 얘기다.하지만 과연 그래도 되는 걸까? 공개된 이사회에서 설명하고 의사결정을 한 후 회의록을 남기는 것과 사전에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따로 의사결정을 받은 후 회의록에는 간단히 결론만 남기는 것은 뭐가 다를까?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라는 추상적 지적을 넘어 현실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 생각해보자.먼저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개별 사안마다 회의의 결론을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 회의에 참여한 사람에게 물어봐야 할 수도 있고, 실무자에게 묻거나 회의 자료를 따로 달라고 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25.01.14 19:55

  • [천준범의 기승전 거버넌스]평판 추락한 ‘주식회사 대한민국’…‘승자독식 체제’ 바꿔야 산다
    평판 추락한 ‘주식회사 대한민국’…‘승자독식 체제’ 바꿔야 산다

    기업에서 거버넌스가 가장 중요하고 회사의 많은 문제가 결국 거버넌스로 귀결된다는 의미에서 ‘기승전 거버넌스’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시작하여 세 번밖에 쓰지 않았는데, 도저히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수많은 기업은 물론 5000만 국민의 삶의 터전인 국가의 거버넌스가 크게 흔들려 버렸다.기업의 거버넌스와 국가의 거버넌스는 비슷하다.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주식회사의 대표는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의사결정권을 행사한다. 이러한 주식회사의 거버넌스는 견제와 균형을 통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국가의 거버넌스와 닮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위임받은 힘을 개인적으로 사용할 때 전체의 위기가 온다. 뒤집어 말하면 거버넌스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이렇게 위임된 힘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대 주식회사는 주주가 선출한 이사회가, 현대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이 선출한 의회가 그러한 역할을 하며 거버넌스의 핵심에...

    2024.12.10 20:02

  • [천준범의 기승전 거버넌스]자본시장의 새 동반자 ‘문 앞의 시민들’…이젠 관계 정립할 때
    자본시장의 새 동반자 ‘문 앞의 시민들’…이젠 관계 정립할 때

    1989년 미국에서 출간된 논픽션 <문 앞의 야만인들(Barbarians at the Gate)>은 차입매수(LBO·자금을 빌려 회사를 사들이는 것) 열풍이 불던 1980년대 미국 인수·합병(M&A) 시장을 생생하게 그린 베스트셀러다.당시 미국 최대 식품 및 담배회사였던 RJR 나비스코의 최고경영자(CEO) 로스 존슨은 자신을 위해 월스트리트 최대 규모의 차입매수를 기획했지만, 결국 로스 존슨이 제시한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써 낸 다른 투자자 KKR이 승리하면서 회사를 인수하고 로스 존슨은 퇴임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전통적인 제조업 기반 대기업을 자금력으로 인수하는 월스트리트 금융자본을 ‘야만인(barbarian)’이라고 부른 유명한 제목 덕분에 금융자본의 기업 인수가 있을 때마다 단골로 언급되는 책인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공개매수를 통한 기업 인수 시도가 등장하면서 재소환되고 있다.그런데 35년이 지난 지금, 2024년의 ...

    2024.11.05 20:00

  • [천준범의 기승전 거버넌스]고려아연 공개매수 갈등…‘경영권은 움직이는 것’ 공감대 형성 계기 되길
    고려아연 공개매수 갈등…‘경영권은 움직이는 것’ 공감대 형성 계기 되길

    2000년대 한 통신사의 TV 광고가 있었다. 여자가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하는 것을 목격한 남자가 “상관하지 말라고?”라며 화를 내지만 여자는 “내가 니꺼야? 난 누구한테도 갈 수 있어!”라고 말하고,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혼잣말로 광고는 끝난다.이후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는 N세대의 대표적인 카피로 시대를 풍미했다.지난주, 최근 몇년 동안 잠재적인 경영권 분쟁 상태에 있었던 세계 최대 아연 생산회사인 고려아연을 상대로 우리나라 및 동북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및 최대주주와의 주주 간 계약 등을 공시하면서 본격적인 지분 경쟁의 막이 올랐다.잘 알려진 바와 같이 영풍은 1949년 최기호, 장병희 두 창업주의 협업으로 세워졌다. 이후 75년간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동업을 해왔다. 1974년 온산제련소 운영을 위해 계열사로 설립된 고려아연은 최대주주가 장씨 일가 쪽이지만 경영은 최씨 일가 쪽에서 맡았다. 고려아연은 ...

    2024.10.01 20:16

  • [천준범의 기승전 거버넌스]남의 돈 받아 사업하겠다는 기업, 신뢰의 기본은 ‘투명성’
    남의 돈 받아 사업하겠다는 기업, 신뢰의 기본은 ‘투명성’

    지난 한 달, 뜨거운 여름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른 곳이 있다. 바로 1400만 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게시판이다. 이유는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시기에 나온 세 대기업 그룹 내 거래 때문이다.한화는 세 형제의 개인회사인 한화에너지가 지주회사인 (주)한화의 주식을 공개매수했다. 두산은 복잡한 분할합병·주식교환 등을 거쳐 그룹의 캐시카우이자 자회사 에너빌리티의 자회사였던 밥캣을 다른 자회사 로보틱스의 100% 자회사, 궁극적으로는 지주회사인 (주)두산의 자회사로 편입하려고 한다. SK는 배터리 회사 SK온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비상장사인 SK E&S를 합병하려고 한다.이러한 계열 내 지분비율 변경안에 관해 투자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공통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의 이해충돌이다. 복잡한 이익과 손해를 계산해보기 전에 더 쉽게 눈에 띄는 문제점이 있다. 회사에서 설명하는 내용과 여론이 생각하는 거래 목적이 다르다는 ...

    2024.08.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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