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원 규모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둘러싼 기업 거버넌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에서 이재용·최태원 회장이 이를 발표하자 곧바로 ‘이사회 패싱’과 ‘정부 압력’ 공방이 뒤따랐다. 이사회 결의를 건너뛴 절차상 문제뿐 아니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등기이사도 아닌 두 회장이 의사결정의 주체로서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주주 자본주의자들이 의당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이다. 기업은 오롯이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한 결사체이고, 따라서 주주의 대리인인 이사회가 중대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다. 일부는 타당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 한국적 맥락과 오늘의 반도체 산업 현실과 유리된 형식론에 가깝다.우선 ‘이사회 패싱’ 논란은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두 회장이 각사의 등기이사로 복귀해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함께 지는 것으로 풀어야 한다. 그동안 대다수 회장들은 그룹과 계열사들의 전략·인사·투자를 실질적으로 좌우하면서도 공시, 감시, 민사책...
2026.07.14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