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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루트를 찾아서
  • [코리안루트를 찾아서](5) 신러유물 권장(權仗)의 비밀
    (5) 신러유물 권장(權仗)의 비밀

    용과 새는 동이족 상징 아닐까 ‘사기 고조본기’에 한나라 창업주 고조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를 전한다. “고조(유방)의 어머니 유오가 연못가에서 잠깐 잠든 사이… 번갯불이 번쩍이더니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졌다. 이때 아버지 태공이 달려가보니 교룡(蛟龍·큰 물을 일으킨다는 용)이 부인의 몸에 올라가 있었다. 얼마 후 유오가 임신하여 고조를 출산했다.” 한마디로 한고조 유방은 용(교룡)의 자손인 셈이다. 고조본기는 한술 더 떠 “고조는 콧날이 높고 이마가 튀어나와 용을 닮았다(隆準而龍顔)”고 했다. 임금의 얼굴을 뜻하는 용안의 유래다. 젊었을 때 무뢰배였던 고조는 동네 술집에서 외상술을 먹고 술에 취해 드러눕기 일쑤였는데, 그의 몸 위에 용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데 고조가 외상술을 먹는 날이면 그 주막의 매상이 몇 배나 올랐다. 비단 고조뿐이 아니다. 태양신이자 농업의 신인 신농씨(염제)의 탄생 전설 가운데도 용이 나타난다...

    2007.11.02 14:53

  • [코리안루트를 찾아서](4) 동이의 본향, 차하이
    (4) 동이의 본향, 차하이

    -마을중심에 용 돌무더기 ‘그렇다면…’- 7월27일 오전 7시. 일정을 소화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탐사단이었지만 이날은 야릇한 흥분에 휩싸여 있었다. 30년간 발해문명권을 연구해온 이형구 선문대 교수도 똑같은 심정이었으리라. 선양을 출발하여 8000년 유적인 차하이(査海·사해)~싱룽와(興隆窪·흥륭와) 탐사에 나서는 길. 중국인들이 ‘중화 제1촌(차하이)’, ‘화하(華夏) 제1촌(싱룽와)’이라 하여 중국 시조의 마을로 떠받드는 곳이다. 하지만 이 두 곳은 발해문명. 즉 우리 민족뿐 아니라 중국·일본까지 아우르는 동아시아 문명의 젖줄이 된 발해문명의 여명을 열어젖힌 곳이 아닌가. # ‘중화 제1촌’은 ‘동이 제1촌’ 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중화 제1촌’이나 ‘화하 제1촌’이 아니라 ‘동이(東夷) 제1촌’쯤으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탐사단은 ‘동이의 본향’을 찾아가는 것이다. 버스가 출발하자 이형구 ...

    2007.10.26 15:01

  • [코리안루트를 찾아서](3) 중국 조상 ‘진뉴산인 기원설’
    (3) 중국 조상 ‘진뉴산인 기원설’

    -“발해만-한반도 구석기문화 한 영역”- “挑戰 夏娃學說(도전 하와학설).” 7월30일. 탐사단은 선양에 있는 랴오닝성 박물관 첫번째 전시실에서 흥미로운 문구를 발견했다. ‘하와(夏娃)’는 아담과 이브의 ‘이브’이며, 이 문구는 “이브학설(The Eve of Theory)”에 도전한다는 뜻이다. 무슨 뜬금없는 말인가. 이곳에서는 이른바 ‘랴오허문명전(발해문명전)’이 상설전시되고 있었다. 이미 독자 여러분들에게 요점을 밝혔듯(경향신문 10월8일자 보도) 이 전시는 “중국문명의 시원을 발해문명(랴오허문명)”으로 인정하면서 발해만 유역에서 확인된 문명의 역사와 증거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 흑인 ‘이브’의 출현 그런데 ‘도전 하와학설’이란 무엇인가. 우선은 중국인들이 말하는 이른바 ‘하와학설’을 설명해야 할 것 같다. 1987년 버클리의 유전학자들인 앨런 윌슨과 레베카 칸, 마크 스톤킹은 전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결과를 발표...

    2007.10.19 15:07

  • [코리안루트를 찾아서](2) 고조선 추정 청쯔산·싼줘뎬 유적
    (2) 고조선 추정 청쯔산·싼줘뎬 유적

    -거대한 성, 수천년 전 韓민족을 증거하다- 월28일.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오후였다. 36도 불볕더위 속에 츠펑(적봉, 赤峰) 인근 청쯔산(성자산, 城子山) 유적을 찾아 나선 길. “일정에 없다”며 몽니를 부리는 버스 기사와 한바탕 큰소리가 오간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가도가도 끝 없는 길. 아는 길이라고 자신했던 안내인이 연방 고개를 갸웃거린다. 길을 묻느라 가다 서다를 반복하기를 무려 10여차례. 천신만고 끝에 쓰다오완쯔(사도만자, 四道灣子)역에 닿았다. ‘다 왔나’ 싶었더니 아니란다. 안내원이 뭔가 흥정을 하더니 다시 마을 6인승 승합차에 타란다. # 위험천만 역주행 황토먼지를 일으키며 10여분 달리더니 어라 이상한 곳으로 들어간다. 츠펑~퉁랴오(통료, 通遼) 간 고속도로 공사구간이다. 아직 공사가 한창인 미개통 도로라 출입금지 팻말을 달아놓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휙 진입해버린다. ‘어어!’ ...

    2007.10.12 14:57

  • [코리안루트를 찾아서]신화 잉태한 ‘바이칼’을 가다
    신화 잉태한 ‘바이칼’을 가다

    몽골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여러 종족의 신화와 전설이 잉태된 시베리아 바이칼 호 알혼섬 주변의 일출 모습. 경향신문 탐사단은 창간 61주년을 맞아 ‘코리안루트를 찾아서’를 주제로 역사대탐험에 나섰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출발해 바이칼을 거쳐 발해만까지 이어진 ‘1만㎞ 대장정’. 탐사단은 24일 동안 우리 민족뿐 아니라 우리와 함께 동아시아 문명을 연 이웃 종족들의 발자취를 살폈다.

    2007.10.07 19:10

  • [코리안루트를 찾아서](1)中·한반도·日문명의 젖줄 ‘발해문명’
    (1)中·한반도·日문명의 젖줄 ‘발해문명’

    -발해만 동이족, 동아시아의 새벽을 열다-경향신문이 1만㎞를 달렸습니다. ‘코리안루트를 찾아서’라는 기획탐사를 위한 쉼 없는 발걸음이었습니다. 한국 언론사상 처음 있는 역사대탐험입니다. 지난 7월9일부터 8월1일까지 23박24일간이었습니다. 러시아 연해주-바이칼호-울란우데-훌룬부이르-하일라얼-오룬춘-건허-하얼빈-선양-츠펑-링위안-차오양까지. 까마득한 선사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활동무대를 더듬어보았습니다. 한반도, 아니 한반도 남부에 갇혀있는 역사를 이제는 넓은 시야로 바라보자는 뜻입니다. 우리 역사는 결코 한반도에서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와 피를 나눈 형제일 수도, 이웃사촌일 수도 있는 종족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함께 풀어갈 것입니다. 이번 탐사에는 이형구 선문대 교수(역사·고고학), 주채혁 세종대 교수(몽골학), 윤명철 동국대 교수(역사학), 양민종 부산대 교수(신화학), 정석배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고고학), 시미즈 순천향대 초빙교수(언어학), 정재승 봉우사상연구...

    2007.10.07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