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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가상현실과 소셜미디어의 결합…내가 콘텐츠의 중심이 된다
‘정지훈의 미래세계’ 칼럼이 어느덧 마지막 칼럼을 써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마지막 칼럼의 주제를 무엇으로 삼을까 하다가, 이 칼럼을 연재하는 신문을 포함하여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미디어 기술의 미래를 조망해 보고자 한다. 미디어(media)는 인간 사회에서 자신의 의사나 감정 또는 객관적 정보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수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미디어와 관련하여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인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는 메시지’이며 우리 자신의 확장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미디어의 변화와 발전은 전 세계의 역사를 바꾸어 놓기도 했다. 1999년 말,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타임지는 지난 1000년 동안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발명으로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를 선정했다. ‘금속 활자’는 지식을 모아서 보존하고, 이를 전파할 수 있는 미디어인 ‘책’의 대중화를 이끌면서 당시 막 시작되고 있었던 르네상스 운동의 불길을 더욱 타오르게 만들었다. ... -
(10) 엘리트 정치를 압도하는 온라인의 힘 ‘소셜미디어 민주주의’ 도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서는 희대의 국정농단 사건이 발생하여 사실상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최악의 경우 앞으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대로 된 국가수반이 부재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게 되었다. 이런 정치적인 상황은 결국 대의 민주주의로 대표되는 현대식 민주주의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대의 민주주의는 17세기 영국에서 의회가 처음으로 등장하면서 그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당시 의회는 군주제하에서 일종의 자문기관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하였다. 의회가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명예혁명 이후였는데, 의원의 3분의 1 이상은 귀족이거나 이에 준하는 계층이었다. 또한 선거권도 일정한 재력을 지닌 남성으로 한정되었고, 귀족과 부호들이 재력으로 이들을 매수할 수 있었기에 금권정치의 경향도 띠었다. 이것이 제대로 된 대의... -
(9) 갇혀 있는 ‘그들만의 학문’도 연결하고 융합하면…‘우리의 학문’
매년 9월21일은 유엔에서 정하는 ‘세계평화의 날’이다. 필자가 몸을 담고 있는 경희학원에서는 매년 ‘세계평화의 날’에 맞춰 피스바페스티벌(Peace Bar Festival)이라는 행사를 열고 있는데, 미래문명과 인류의 평화로운 번영과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와 학술행사 등이 펼쳐진다. 올해에는 로마클럽(Club of Rome), 부다페스트클럽(Club of Budapest),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World Academy of Art and Science) 등과 같이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온 단체의 회원들이 참여해 더욱 뜻깊은 논의를 하였다. 필자도 이 행사의 콜로키엄 행사에 발제자로 초청을 받아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융합학문의 길’이라는 주제에 대해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의 게리 제이콥스(Gary Jacobs) 회장, 윈스턴 네이건(Winston Nagan) 이사회 의장,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등과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미래세계를 논할 때 학문에... -
(8) ‘인공지능’ 제어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대재앙이 될 ‘1% 불확실성’에 대비하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 사이의 역사적인 바둑대전을 계기로 인공지능이 단순한 학술연구 수준을 넘어서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고 있다. 특히 알파고를 만든 구글의 딥마인드를 비롯해 IBM,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와 중국의 바이두 등과 같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인공지능을 가장 중요한 미래산업으로 생각하고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 노력의 결실들이 최근들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인공지능이 인간의 실생활 구석구석으로 파고들 수 있는 준비는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알파고와 같은 특화된 서비스뿐만 아니라,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에서 제공하는 공개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초보 프로그래머도 간단히 자신들의 인공지능 프로그래밍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굉장히 쉬워졌다. 이렇게 되면 마치 증기기관이 도입되면서 농경시대에서 산업시대로 들어가는 산업혁명이 일어났듯이 인공지능의 일상화와 함께 기존... -
(7) 시골선 드론이 비료·물 ‘척척’ 도시선 ‘비닐하우스 빌딩’이 논밭
최근 들어 산업의 변화가 더욱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와중에 가장 변화가 적을 것 같은 산업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농업’과 ‘음식’을 꼽을 공산이 크다. 농업은 1차산업이고, 음식은 땅에서 나는 가장 자연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어쩌면 정답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분야도 최근 푸드테크(Foodtech)와 스마트 농업을 필두로 한 다양한 혁신이 시도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산업으로 꼽으면 곤란하다. “이 아파트 단지는 관리비가 좀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다. 관리사무소의 인증을 받고 빈집에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수경재배실부터 둘러본다. 배추, 무, 당근, 부추… 온갖 채소들이 자라고 있다. 사과를 하나 따 먹어 본다. 보통 10월에 익는다는 홍옥이다. 달고 맛있다. 칸칸이 분리돼 있는 수경재배실 한쪽에서는 열대 과일이 익고 있다.” 아마도 머지않은 미래에는 이렇게 다양한 방식의 도시농업이 활성화될... -
(6) ‘음악비서 로봇’, 노래도 골라주고 작곡까지 ‘척척’
아마도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클래식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대중적인 팝음악을 애호한다. 젊은이들 중에는 클럽에서 듣는 EDM(Electronic Dance Music)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어떤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하나 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우리들이 음악을 저장하고, 재생하고, 유통 및 거래하는 방식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이 음악을 듣고 즐기는 방식에 다양하게 관여하게 될 미래에는 더욱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점이다.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다.“가원이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인다. 그것을 눈치챘는지 집에 있는 로봇 아비치가 그녀의 반응을 살피며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음악을 들려준다. 이제는 특별히 어떤 음악을 지정해서 들을 필요가 없는 시대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해서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와 표정, 그 날의 날씨 등을 살펴가며 사람들이 가장 ... -
(5) 데이터 기반 사회
최근 빅데이터(Big Data)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글자 그대로 해석을 하자면 ‘빅(Big)’은 크다는 것이고, ‘데이터(Data)’는 의미 있는 정보를 가진 모든 값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커다란 크기의 데이터가 빅데이터이다. 데이터에 항상 따라다니는 용어로 정보와 지식이 있다. 이 용어들은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다르고, 미래사회에서 데이터는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자. 다음과 같은 간단한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새로운 만남을 위해 커플 매칭 시스템에 등록했다. 내 유전자 정보와 성격유형 검사 결과를 전송해야 했다. 내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만큼 상대방의 프로필도 확실했다. 대화는 예상대로 즐거웠다. 하지만 좀 더 확실히 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나눈 대화 파일을 전송하여 인공지능 심리분석 프로그램에 분석을 요청했다. 20대에는 짜릿한 만남을 즐겼기에 심리분석 따위가 필요 없었으나 이젠 결... -
(4) 현실과 가상의 만남
구글이 투자한 매직리프(MagicLeap)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눈으로 보는 세상에 가상현실을 접목해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가상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놀라운 데모를 연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3월25일 소개한 홀로포테이션(Holoportation, 홀로그램으로 순간이동을 했다는 의미)은 ‘사건’이었다. 홀로렌즈(HoloLens)를 이용해 마치 원격지에 있는 사람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나타나는 이 기술은 영화 <스타트렉>에서 보았던 순간이동이 어떤 식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 보여줬다.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떠올려 본다.“거기 지금 한밤중일 텐데. 괜찮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민서였다. “에이, 그렇다고 선우 결혼에 빠질 수 있나. 그런데 자다 깨서 차려입느라 스타일이 좀 그렇다.” 성혼 선언문 낭독 뒤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계속 하품을 하던 민서는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한다며 자리를 떴다. 식장은 하객이 하도 많... -
(3) 뉴욕 ‘하이라인’처럼…걷고 소통하는 ‘삶의 플랫폼’으로
지난 26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흥미로운 포럼이 열렸다. 스마트 시티,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주제로 다양한 미래 도시와 교통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포럼이었다. 필자도 발표자로 나서 미래 도시의 단면들을 이야기했는데, 이런 주제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눈앞의 현안이 되고 있다. 논의의 핵심은 미래의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 어떻게 살게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대부분의 미래학자들은 도시의 인구집중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미래 도시의 주도적인 형태가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견해 차이가 있다. 일부는 메가시티(mega city, 인구 1000만명이 넘는 초대형 도시)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인구 50만명이 안되는 중소도시의 수가 크게 늘면서 이들을 연결하는 분산된 도시 인프라가 정착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SF영화들의 미래상은 인구 1000만~3000만명 정도가 초고층 빌딩들이 밀집한 지역에 ... -
(2) AI 만난 게임 ‘무한 상상 발전소’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첫 번째 대국을 하는 동안 구글의 인공지능 분야 라이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북에서 중요한 발표를 하나 했다. 페이스북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토치(Torch)를 세계적인 게임 엔진 중 하나인 언리얼(Unreal) 엔진에 붙인 UETorch(언리얼 엔진의 머리 글자에 토치를 붙였다)를 발표한 것이다. 아마도 구글이 알파고를 통해 인공지능에서 한발 앞서간다는 대형 이벤트를 하는 동안 우리들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었나 싶다. 비록 전 세계적으로 큰 뉴스가 되지 못하는 바람에 아는 사람만 아는 것이 되었지만 말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페이스북의 이 발표가 미래의 인공지능 발전에 있어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페이스북이 언리얼 엔진을 통해 게임의 형태로 가상의 환경을 만들고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실제로 인공지능을 이용해 건물을 짓거나, 로봇을 운용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