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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
  • [코로나19와 삶]김승섭 “누가 더 아픈지, 누가 더 희생되는지 물어야”
    김승섭 “누가 더 아픈지, 누가 더 희생되는지 물어야”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는 인터뷰 말미 “소수자 이야기를 하면서 사회적 권력, 유명 인사가 되는 게 불편하다”고 했다. 인터뷰 섭외 때도 코로나19 이후 이미 여러 차례 인터뷰를 했다며 고사했다. 김 교수처럼 노동자, 소수자, 재난 피해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데이터를 구축하며, 삶과 고통의 문제까지 끄집어낸 연구 결과를 내놓는 학자는 드물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동어반복이어도 좋다”는 말에 인터뷰를 승락했다. 김 교수는 재난 피해자에 관해 말해야만 하는 현실을 감당할 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김 교수 연구실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코로나19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가 늘어나는데.“고용불안은 그 자체로 인간 몸에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는 고용불안으로 헌법이 보장한 노동 3법(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실제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언제든 잘릴 ...

    2020.04.24 15:49

  • [커버스토리]류호정·장혜영 “약자 편에서 뚜벅뚜벅…이제, 우리 목소리 내러 갑니다”
    류호정·장혜영 “약자 편에서 뚜벅뚜벅…이제, 우리 목소리 내러 갑니다”

    나, 류호정. 아빠의 폭력을 피해 엄마가 일하는 공장으로 달려가 잠을 청한 아이. 게임업계 노동자.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다 권고사직. 민주노총 활동가. 그리고 28세. 여자.나, 장혜영.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운동장 밖’에서 자란 아이. 대학 자퇴. 싱어송라이터. 유튜버. 다큐멘터리 감독. 장애인 인권운동가. 그리고 33세. 여자.“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가 들어가서 하다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에 근접하게 되지 않을까?”(류) “굳이 나여야 할 이유는 없지만, 굳이 내가 아닐 이유도 없어서 (정치를) 해보기로 했다.”(장)두 ‘여성청년’ 혹은 두 ‘청년여성’이 나란히 국회에 들어간다.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류)·2번(장)으로 당선됐다. 류 당선인은 21대 국회 최연소는 물론,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다. 환경은 좋지 않다....

    2020.04.18 06:00

  • [커버스토리]일할 때 필수적인 작업복의 세탁은…왜 노동자 몫일까
    일할 때 필수적인 작업복의 세탁은…왜 노동자 몫일까

    김대훈씨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플랜트(기계·공장 설비시스템) 사업장에서 30년 동안 일했다. 본격 공사 시작 전 선반이나 발판을 쌓고, 크레인 등을 이용해 장비를 옮기는 비계작업이 그의 업무다. 땀, 먼지, 쇳가루부터 미세한 유리섬유까지 김씨의 작업복에는 하루치 노동의 고단함이 그대로 묻어있다. 그가 일하는 곳엔 샤워시설이 없다. 세탁소나 세탁기도 없다. 유해물질이 잔뜩 묻은 작업복을 입고 퇴근한 그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세탁기에 작업복을 벗어던진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부터 가족이 있는 집안에 유해물질을 가지고 들어왔다는 찝찝함에 괴롭다. 너무 더러울 때는 초벌빨래를 따로 돌리지만, 세탁기가 한 대뿐인 가정집에서 번번이 작업복만 따로 빨기란 쉽지 않아 다른 가족들의 옷과 함께 세탁할 때가 많다. 아들과 딸에게 피부병이라도 생기지 않을지 김씨는 내내 노심초사했다. 일반 세탁소에 맡기려고도 해봤지만, 공장 노동자들의 작업복은 세탁소에서도 꺼린다. 비용도 부담스럽다. ...

    2020.04.11 06:00

  • [커버스토리]문길주 센터장 “소득 3만달러 시대, 이제야 ‘작업복 세탁권’ 논하는 건 창피한 일”
    문길주 센터장 “소득 3만달러 시대, 이제야 ‘작업복 세탁권’ 논하는 건 창피한 일”

    전국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1000만명기름때·먼지·화학물질 뒤범벅된 작업복가족들 옷과 함께 세탁…교차오염 우려일 특성상 오염되는데 왜 노동자 책임인가정부가 나서 시스템 개선…공공사업 돼야‘작업복 세탁소’를 처음 제안한 이는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장(48)이다. 8년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 일할 당시 운을 뗐고. 2018년 지방선거 때 본격적으로 추진에 나선 것이 지금에서야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문 센터장은 “소득 3만달러 시대에 이제야 작업복 세탁할 권리를 얘기할 수 있다는 건 창피한 일”이라며 “회사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농약과 흙먼지 세탁이 어려운 농업 노동자들을 위한 ‘농민 세탁소’도 추진하고 있다.- 작업복 세탁소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요.“2012년에 생산현장에서 암환자들이 많이 발생하자 발암물질 찾기, 노동현장 개선 움직임이 일어났어요. 그때 조사를 통해 대기...

    2020.04.11 06:00

  • [커버스토리]살인범은 어쩌다 영웅이 되었나 - ‘흉악범’을 향한 굴절된 시선
    살인범은 어쩌다 영웅이 되었나 - ‘흉악범’을 향한 굴절된 시선

    백범일지. 지난해 8월 발생한 ‘한강 시신 사건’의 범인 장대호(40·사진)가 최근 옥중서신의 형태로 외부에 유출한 28쪽 분량의 편지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렇게 불렀다. 장대호의 이름이 ‘큰 호랑이’를 연상케 한다며 백범 김구 선생의 저서 <백범일지>에서 따왔다. 일제강점기 김구가 일본인을 처단한 것처럼, 장대호가 ‘조선족’(중국 동포)을 죽였는데 시대를 잘못 타고나 처벌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일부 누리꾼들에게 장대호는 ‘빅타이거’ 혹은 ‘대호좌’(대호+본좌)로 불린다.장대호 스스로 ‘회고록’이라고 부르는 이 편지에는 그가 범행을 결심한 순간부터 자수 이후 상황 등의 과정이 담겨 있다. 장대호는 지난해 8월8일 오전 6시쯤 서울 구로구 소재 자신이 일하던 모텔을 찾은 이모씨(34)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했다. 그는 요금 시비가 붙은 피해자 이씨의 객실에 몰래 들어가 잠들어 있던 이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서울구치소는 이 회고록...

    2020.04.04 06:00

  • [커버스토리]‘이번 생은 틀렸다’ 생각 지배하면…그들은 또 태어난다
    ‘이번 생은 틀렸다’ 생각 지배하면…그들은 또 태어난다

    유영철·장대호·조주빈자신을 악마라 부른 범죄자들 그 기저에는 열등감 가득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장대호의 회고록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유서 등을 분석하면서 둘 사이에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텔 종업원인 장대호는 요금 시비가 붙었다는 주장을 하며 자고 있던 손님을 잔인하게 살해했고, 조주빈은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미성년자들을 포함한 여성을 성착취 대상으로 삼아 돈을 챙겼다. 범죄 행태는 다르지만, 그들이 말하는 방식과 관점은 분명 닮았다. 박 교수의 분석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장대호와 조주빈은 어떤 점이 가장 비슷한가. “우선 장대호와 조주빈 두 사람 모두 실생활에서 인간관계를 맺지 않고 주로 온라인상에서만 활동했다는 점이 닮았다. 조주빈과 장대호는 모두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존재감이 없는 삶이었지만, 온라인에서는 관심을 모으기 위해 여러 활동...

    2020.04.04 06:00

  • [커버스토리]\'미투\' 김지은씨 “여전히 사막의 선인장으로 살고 있다”
    '미투' 김지은씨 “여전히 사막의 선인장으로 살고 있다”

    “선인장이 뜨겁고 메마른 사막에 사는 것은 처음부터 그런 환경을 좋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저 그곳에 그렇게 살게 되어 견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내가 어느 순간부터 ‘피해자 김지은’으로 불리는 것처럼 말이다. (…) 지금 내 삶은 선인장의 삶이다. 누군가의 취미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상품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눈요기가 되기도 한다. 페이스북, 블로그, 트위터, 유튜브에 나는 매일 매시간 진열된다. 악성 댓글로 스트레스를 푸는 대상이 되기도 하고, 낚시 글, 낚시 영상으로 광고 수익 요인이 되기도 한다. 희희낙락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고, 성적 대상화가 되어 외모며 몸매 품평을 당한다. 나를 보호해주던 가시조차 뽑혀 피가 뚝뚝 흘러내린다. 선인장을 그대로 놔두어주었으면 좋겠다. 왜 사막에 사는지도 모른 채 열심히 살아왔는데, 그 삶마저 위협하는 행위들을 이제는 멈추어주었으면 좋겠다. 어느 날 폭행을 당했고, 살기 위해 도망쳤고, 살아내려 노력할 뿐이다....

    2020.03.28 06:00

  • [커버스토리]고 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씨 100일 만의 ‘귀가’…“끝내 사과는 없었다”
    고 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씨 100일 만의 ‘귀가’…“끝내 사과는 없었다”

    둘째는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며 하늘 보고 그래요 “아빠 나 다녀왔어”“갔다올게 사랑해” 말 남기고 떠난 남편평범한 시민으로 벌인 99일의 산재 싸움그리고 돌아온 집에서 겪는 ‘일상 아닌 일상’오은주씨(37) 가족은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4개월 전만 해도 계획에 없던 일이다. 2010년 결혼 후 줄곧 살아온 경남 김해를 떠날 일은 없을 줄 알았다. 어디로 갈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되도록 먼 곳, 지금 사는 곳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지울 수 있는 곳으로 떠나려고 한다. 가족 수가 달라졌다. 남편이 없다. 은주씨의 남편은 2019년 11월29일 새벽 마사회의 비리와 경마기수들이 처한 부당한 상황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고 문중원 경마기수다. 그날, 아내를 위해 김밥을 만들고 오후엔 아이들을 위한 텐트를 거실에 설치한 남편은 “아빠, 갔다올게. 사랑해”라는 말을 남기고 나간 뒤 돌아오지 못했다.문 기수가...

    2020.03.21 06:00

  • [커버스토리]CCTV도 없는 ‘60초 청부살인’…1년 만에 찾아낸 용의자가 사라졌다
    CCTV도 없는 ‘60초 청부살인’…1년 만에 찾아낸 용의자가 사라졌다

    청바지에 하얀색 티셔츠, 노란색과 파란색 줄무늬가 사선으로 들어간 하얀 모자. 마른 편이었지만 단단해 보이는 몸. 비교적 흰 피부로 미뤄볼 때 청년은 스페인계 또는 중국계 필리핀인으로 보였다. 2015년 9월17일 낮 12시4초. 그는 필리핀 앙헬레스 코리안타운의 한식당 ‘멕시칸24’ 건물 철제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2층 사무실 유리문을 맨손으로 열고 들어선 그는 선글라스를 코끝으로 살짝 내리고 사무실 안을 살피며 물었다. “Who is Mr. Park?”(박 선생님이 누구시죠?)2~3m 떨어진 곳에 앉아 있던 박모씨(당시 60세)가 본능적으로 대답을 하며 몸을 일으켰다. 박씨는 앙헬레스의 한 골프장에서 140여개 객실 규모의 호텔을 운영하던 사업가였다. 한국인 직원 김모씨(당시 39세)는 자신을 찾는 손님이 아닌 걸 확인하고 칸막이 위로 들었던 고개를 숙였다. 총성은 예고 없이 울렸다. 총알은 박씨의 복부로 날아들었다. 순간적으로 몸이 뒤틀리면서 허벅지와 엉...

    2020.03.14 06:00

  • [커버스토리]동료 일으켜 세우던 청년 장애인의 죽음, 우리 사회의 ‘실패’
    동료 일으켜 세우던 청년 장애인의 죽음, 우리 사회의 ‘실패’

    뇌병변 중증장애인이지만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는 설씨 미취업 동료 중증장애인들을 취업과 연계시키는 일을 했다 설씨가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수행기관은 지원금을 토해낸다 보람보다 압박감이 컸다 철학자 고병권은 2월3일자 경향신문 칼럼 ‘고병권의 묵묵’을 이렇게 시작했다. “한 사회는 의외로 소리 없이 크게 실패할 때가 있다. (중략) 실패했는지도 모르는 실패, 아니 그 이전에 어떤 시도가 있었는지도 모르는 실패, 아니 그 이전의 이전에 아무런 관심도 없어서 어떻게 되든 상관도 없었던 실패.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그런 실패들 중 하나다. 이 이야기는 한 젊은이의 ‘미안’과 ‘민폐’에서 시작한다.”고병권이 언급한 ‘한 젊은이’는 고 설요한씨다. 뇌병변 장애인인 설씨는 지난해 4월부터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사업’의 동료지원가로 일했다. 중증장애인 당사자가 미취업 중증장애인을 찾아서 만나고 자조모임 결성을 지원하는 일이었다. 보람보...

    2020.03.0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