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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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기획-혐오를 넘어] "동성애 이해 못해"..교사,부모도 혐오의 주체

    "동성애 이해 못해"..교사,부모도 혐오의 주체

    #. 한 교실의 풍경이다. 사회 교과서에 성소수자에 대한 언급과 퀴어 퍼레이드 사진이 나오자 수업을 하던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나는 솔직히 (동성애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몇몇 학생들이 항의하자 교사는 “어차피 여기에 동성애자가 없으니 상관없지 않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 FTM(Female To Male·지정성별 여성이지만 남성정체성을 지님) 트랜스젠더 청소년 성소수자 ㄱ씨(16)는 커밍아웃(성정체성을 주위 사람에게 알리는 행위) 이후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용기를 내서 고백했지만 커밍아웃 이후 부모님은 ‘귀신이 씌여서 그런 것’이라며 그에게 전환치료를 강요했다. 그리고 ㄱ씨가 자고 있을 때 “우리 딸 몸에서 당장 나가”라며 ‘귀신’을 쫓아내려고 했다.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청소년’과 ‘성소수자’라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청소년이기 때문에 경제적 독립이 힘들고 발언권을 존중받기도 힘들다. 조언자 역할을 해야...
  • [창간 기획-혐오를 넘어](2)왜곡·편견의 목소리 대중매체·온라인서 무차별 증식·확산돼

    (2)왜곡·편견의 목소리 대중매체·온라인서 무차별 증식·확산돼

    ‘조선족 인신매매단과 실제 대화.’ 국내 유튜브에서 조회수 53만회를 올린 인기 동영상이다. 인육과 장기적출의 범인으로 조선족을 지목한다. 선정성으로 ‘클릭수 몰이’에 성공했지만 출처는 불분명하다. 규제를 받지 않는 ‘패드립’ 인터넷 BJ들은 혐오를 팔아 돈을 번다. ‘엠생’(네 에미 창녀인 인생) 같은 상대를 비하하는 표현들이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게임 채팅창 등을 거쳐 확산된다. 국내 이용자 1600만명인 페이스북에도 이른바 유머페이지들이 이주민, 성소수자, 여성 등을 웃음거리로 도마에 올려 ‘좋아요’를 유도하며 광고수익을 올린다. 이처럼 국민 10명 중 9명이 이용하는 온라인에서 번식한 혐오는 TV 방송을 비롯한 기성 미디어가 자정하지 못하고 재생산하면서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나간다. 혐오의 농도는 점점 높아지고 약자가 숨쉬기 힘든 사회가 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혐오는 싹튼다혐오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이 ...
  • (2)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동성애’ 공격…소수자 인권 후퇴시켜

    혐오를 확산시키는 한 축에는 ‘혐오의 정치’를 이용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과거 색깔론·지역주의를 이용했던 보수 정치권은 최근 ‘동성애’를 주 먹잇감으로 삼고 있다. 정치인의 혐오 표현은 평범한 개인의 말보다 훨씬 큰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며 소수자의 인권을 후퇴시킨다.지난달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얼룩졌다. “성소수자를 인정하면 동성애뿐만 아니라 근친상간, 소아성애자, 수간까지 비화될 것”(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라는 발언까지 나왔다. 정치권의 ‘동성애 혐오’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 출마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동성애 반대’를 이슈로 내세우며 보수세력 표를 결집하려 했고 대부분의 후보가 “반대한다”고 대답했다.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은 보수 기독교 표를 의식해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반복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동성애법...
  • [창간 기획-혐오를 넘어](2) 강자 아닌 약자 향해...거꾸로 흐르는 분노

    (2) 강자 아닌 약자 향해...거꾸로 흐르는 분노

    혐오가 넘쳐나는 시대다. 혐오 언어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유튜브에서 교실로, 보수집단의 선동적 언어에서 정치인의 입으로 뛰쳐나오고 있다. 특히 여성·성소수자·이주민·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는 ‘합리적 이유’로 포장돼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취업준비생 김모씨(30)는 ‘여혐(여성혐오)’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평균 한국 남자라고 생각하고, ‘페미(페미니스트)’는 “노력도 안 하면서 유리천장 탓으로 돌리며 열등감을 표출하는 노답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한편 주변 남성들은 자기비하에 젖어 있다. “중소기업 대리인데 여자를 어떻게 사귀냐, 결혼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기비하 쩐다”고 말했다.‘노력·자기비하·열등감’은 혐오의 구조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신자유주의 이후 경기불황으로 나빠진 삶, 좌절과 불안은 일상이고 안정되고 행복한 삶은 요원하다. 우리 삶을 가리키는 수치는 비관적이다. 지난 8월 기준 대졸 실업자...
  • [창간 기획-혐오를 넘어](1) 혐오를 멈추세요

    (1) 혐오를 멈추세요

    아직 잠이 덜 깬 네 살 아이에게 광화문광장은 넓고 복잡했다. 아이는 두리번거리며 작은 걸음을 걸었다. 아이는 순했고, 아이를 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너그러웠다. 그러나 아이가 신이 나 소리를 지르거나 뛰거나, 울기 시작하면 아마 주변의 시선은 달라질 수도 있다. 엄마 김정덕씨(38)는 혼잡한 곳에 아이를 데리고 나와 내버려두는 ‘맘충’으로 보일지 모른다. 지체장애인 조미경씨(42)는 빨랐다. 전동휠체어는 보통 사람의 걸음을 금세 앞질러 나간다. 하지만 남들보다 훨씬 긴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광화문역 승강장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리프트를 타야 한다. 조씨는 서대문역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와 휠체어를 타고 광화문까지 오는 방법을 택했다. 조씨에게는 갈 수 없는 길이 많았다. 생활 속 크고 작은 불편, 사람들의 시선과 말, 신체적 폭력…. 그에게 혐오는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일상이다. 성소수자 양은오씨(40)는 자신의 존재에 ‘반대한다’며 언성을 높이...
  • [창간 기획-혐오를 넘어](1) ‘엄마’를 욕하며 노는 아이들…교실이 ‘혐오의 배양지’가 되었다 영상

    (1) ‘엄마’를 욕하며 노는 아이들…교실이 ‘혐오의 배양지’가 되었다

    지난달 13일 오후 네 시 서울의 한 중학교 앞. 하교 시간이 가까운데 교문은 열리지 않았다. 조급해진 학생들 입에서 불만 섞인 욕설이 흘러나왔다. 참지 못하고 교문을 뛰어넘던 한 학생이 발이 땅에 닿자마자 말했다. “학교 애미 뒈졌네.” 학교 주변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가장 흔한 단어는 ‘애미’였다. ‘애미’ 소리만 나와도 또래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 “‘니애미’는 추임새 같은 거예요. 누군가 흐름에 안 맞는 말을 할 때 ‘니애미~’하면서 중간에 말을 끊는 식이죠.” 중학교 1학년 김영진군(13·가명)은 말했다. 누군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할 때는 “애미 터졌냐(인성이 나쁘다는 뜻의 ‘인성 터졌다’와 비슷한 말)”며 면박을 줬다. 엄마를 비하하는 말인 ‘니애미’는 교실에서 가장 ‘핫’한 욕이다. “남자아이들 사이에는 서열 같은 게 있잖아요. 서열이 낮은 애들은 아예 엄마 이름으로 불려요. 엄마 이름이 영희면 ‘야 영희야~’ ‘영희 너검(너희 엄마)’ 이...
  • [창간 기획-혐오를 넘어](1) 분노와 불안 ‘왜곡된 투사’…세상이 온통 ‘색안경’을 썼다

    (1) 분노와 불안 ‘왜곡된 투사’…세상이 온통 ‘색안경’을 썼다

    “채색된 색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쉽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의 존재를 전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몹시 떨어지기 때문이다.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인간 존재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며 고정된 이미지로만 그들을 바라본다. 그런 이미지와 이야기들은 혐오 대상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을 정당화하는 ‘근거’를 제공한다.” 의 저자 카롤린 엠케는 말한다.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은 사회적으로 혐오를 받는 대상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색안경’을 쓰고 비난의 근거로 삼는지 조사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열흘간 10~30대 응답자 50여명에게 ‘김치녀’ ‘맘충’ ‘동성애자’ ‘이주민’ 등 혐오 대상이 되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조사하고, 혐오 대상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반응을 들었다. ‘맘충’에서 사람들은 ‘기저귀, 쏟음, 고급 유모차, 커피숍, 브런치, 백화점, 거만, 무개념, 시끄럽다, 치우지 않는...
  • [스토리텔링]혐오를 넘어 - 창간 71주년 기획

    혐오를 넘어 - 창간 71주년 기획

    누군가에게는 재미로 한 농담, 생각 없이 내뱉은 분노의 파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혐오는 받는 사람의 삶을 파괴합니다.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일상을 제약하고, 사회적 권리를 빼앗습니다.‘혐오’란 사회적 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혐오하거나 차별·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을 뜻합니다. 한국 사회의 혐오 표현이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지만 사회적 해법에 대한 논의는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창간 71주년을 맞아 한국 사회에 만연한 혐오 실태를 진단하고, 혐오에 맞서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자 합니다.▶[바로가기] 혐오를 넘어 - 경향신문 창간 71주년 기획http://nohate.khan.co.kr
  • [알림]청소년 안티혐오 동영상 공모전

    청소년 안티혐오 동영상 공모전

    올해로 창간 71주년을 맞은 경향신문은 창간특집 ‘혐오를 넘어’ 시리즈를 통해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건강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경향신문은 전국 청소년 대상 안티혐오 동영상 공모전을 실시합니다. 본 공모전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가. 공모 목적●한국사회에 만연한 약자 대상의 혐오 표현에 대한 청소년 이해 제고●차세대 한국 유권자들의 인권에 대한 이해 및 시민의식 제고●혐오표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청소년들의 창의적 아이디어 공유나. 공모 개요●공모명: 경향신문 창간 71주년‘#혐오는_쿨하지_않아’ 청소년 동영상 공모전●공모주제: ‘사회적 소수집단’을 인종, 성별,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혐오하고 차별하는 발언과 행동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청소년만의 이야기●공모유형: 직접 제작한 동영상(UCC)●공모대상: 만 1...
  • [알림]'힘이 세지는 혐오대응법' 수기 공모

    '힘이 세지는 혐오대응법' 수기 공모

    약자라서, 소수라서, 만만해서, 편견의 대상이라서, 일상에서 내가 겪는, 또는 내 이웃이 겪는 혐오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용기있게‘NO’라고 대응한 당신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힘이_세지는_혐오대응법, 시민들이 함께 나눠보아요. 보내주신 사연 중 당선작은 10월 중 경향신문 창간특집 '혐오를 넘어' 지면과 온라인 특집페이지에 실립니다. 독자님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참가대상: 한국에 거주 중이면 누구나 가능접수기간: 공고일~2017년 10월 11일(수) 18시까지양식: 200자 원고지 5매 이상 분량의 문서파일을 khross3701@gmail.com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문의: 경향신문 편집국 뉴콘텐츠팀 (02-3701-1791)*채택된 사연에는 도서상품권 2만원을 기프티콘으로 드립니다. *기존에 발행 또는 발표되지 않은 내용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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