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와 아탈란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열린 11일 발렌시아 메스타야 구장. 코로나19 위협 때문에 무관중 경기로 열린 탓에 빈자리로 가득한 관중석이 을씨년스러웠다. 관객이 연극의 3요소인 것처럼 관중 없는 축구도 상상하기 어렵다. 팬이 없는 축구는 얼마나 쓸쓸하고 우스꽝스러운가. 그런데 자세히 보면 텅 빈 스탠드에 한 사람이 앉아 있다. 발렌시아 회원 번호 18번의 비센테 나바로다. 사실 그는 사람이 아니다. 동상이다. 아니, 동상이지만 그는 사람이다. 1948년부터 발렌시아 평생 시즌 티켓 회원이 된 그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발렌시아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지켜본 열혈 팬이었다. 더 놀라운 건 54살 때인 1982년 망막박리증으로 시력을 잃은 뒤에도 201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34년간 경기장에 나와 발렌시아를 응원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아들의 설명을 들으며 경기 장면 장면을 상상했다. 무엇보다 그는 경기장 분위기를 즐겼다. 발렌시아는 구단 창립 100...
2020.03.11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