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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균의 초속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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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균의 초속 11.2㎞]관악산이 난리다. 그깟 미신이라고? 놉!
    관악산이 난리다. 그깟 미신이라고? 놉!

    관악산이 난리다.블로그를 뒤져보면, 연주대 정상석 기념사진 웨이팅이 40분에서 1시간씩 걸린다고 한다. ‘MZ들의 성지’가 됐다는 수식어도 붙는다. 트렌드 조사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북한산 대비 관악산의 온라인 언급량은 42% 수준이었는데, 이게 지난 3월 97%까지 따라붙었다.올해 초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역술가가 관악산을 두고 ‘좋은 에너지를 가진 곳’ ‘소원을 3번 빌면 이뤄진다’고 언급한 게 인기의 시작이다.이쯤 되면, “쯧쯧, 요즘 애들은 그딴 미신에 그렇게 호들갑을”이라고 혀를 찰 어른들이 떠오른다. 정말 그럴까? 관악산 등반은 미신이라기보다는 의례(ritual)에 가깝다. 일이 잘 풀리도록 기원하는 ‘리추얼’이고 야구는 ‘리추얼’로 가득한 세계다.미국 UCLA 대학 야구팀 1학년 에이스 에인절 서밴티스는 마운드에서 독특한 의례를 치른다. 일단 마운드에 오르면 투구판 옆에 서서 조심스럽게 주머니에서...

    2026.06.17 20:04

  • [이용균의 초속 11.2㎞]당신의 성공은 어쩌면 ‘바빕신’ 덕분이다
    당신의 성공은 어쩌면 ‘바빕신’ 덕분이다

    야구 중계를 보다 보면 종종 ‘2루수, 중견수, 우익수 달려듭니다. 누구도 잡지 못합니다. 행운의 안타~’라는 말이 나온다. 응원하는 팀의 공격이라면 속으로 ‘개꿀’소리가 절로 나온다. 제대로 맞지 않은 힘없는 타구가 하필 수비수가 없는 지역에 똑 떨어지는 경우다. 텍사스 안타(야구 초창기인 19세기 말 텍사스 리그의 팀이 이런 안타로 결승점을 뽑았고, 지역 신문이 텍사스 리그의 안타라고 부르면서 굳어졌다)라고도 하고, 바가지 안타라고도 한다(야구 용어 대부분이 미국→일본을 거친 묘한 번역어인데, 바가지 안타만큼은 직관적이고 한국어의 맛을 살린 용어다).물론 반대도 많다. 기막히게 잘 맞은 강한 타구가 하필 수비수가 딱 서 있는 자리로 향하면 꼼짝없이 아웃이다. 더 재수가 없으면 병살 플레이로 이어져 주자까지 사라진다.‘운’ 설명한 BABIP, 야구통계 변곡점 ML 강타자 페타주 홈런 0개도 ‘불운’ 지금 성공이 오롯이 내 능력 덕 아냐 야구가 알려주는...

    2026.05.13 20:06

  • [이용균의 초속 11.2㎞]야구(또는 일) 잘하고 싶으면, 공부
    야구(또는 일) 잘하고 싶으면, 공부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7년 만에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지만 숙제도 잔뜩 받아왔다. 일본과 대만에 모두 졌고, 8강에선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9이닝당 볼넷 4.64개는 참가국 20개 팀 중 10위였다. 팀 평균자책 5.91은 15위로 더 떨어졌다. 또다시 확인된 ‘구속’ 차이는 둘째 치더라도 투수들의 ‘제구’가 답답해 보였다. ‘대증’ 처방이 이어졌다. 누군가는 근성과 절실함 부족을 지적했고, 누군가는 ‘훈련 부족’을 얘기했다.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하는 건, 반복이 덜 됐기 때문이라는 오래된 논리였다.수학을 잘하려면 문제집을 많이 풀어야 한다는 얘기를 빼다 박았다. 문제집을 많이 푸는 건,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능으로 대표되는 ‘객관식 문제’의 정답을 잘 맞히기 위해서에 가깝다.목적을 잘못 설정하면, 해결의 길도 완전히 어긋난다. 투수가 잘 던진다는 건, 스트라이크 존 귀퉁이에 다트 하듯 꽂아 넣는 게 아니라, ...

    2026.04.08 19:54

  • [이용균의 초속 11.2㎞](야구는) 이제 삭발하지 않는다
    (야구는) 이제 삭발하지 않는다

    3연패까지는 그럭저럭 견딜 만하다. 6연패가 넘어가면 미소가 사라진다. 두 자릿수 연패가 가까워지면 상황은 심각하다. 두산과 KT 사령탑을 지낸 김진욱 전 감독은 “연패가 길어지면 어떻게 아는지 우리 집 강아지도 눈치를 본다”고 말한 적이 있다.선수단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연패 숫자가 ‘10’을 넘으면 자연스럽게 ‘행사’가 열린다. 예전엔 다들 라커룸에 ‘바리깡’ 2~3개씩은 두고 있었다. 중고참급 선수들이 솔선수범에 나선다. 서로가 서로의 머리를 밀며 연패 탈출 의지를 다진다. 다음날 다들 일부러 모자를 벗고 빡빡머리를 드러낸 채 그라운드에 나와 경기 전 연습을 한다.삭발을 하면 귀신같이 연패가 끝나는데, 그게 삭발 때문인지, 불운이 다해서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스포츠심리학에서 이를 ‘응집력 강화’라고 부른다. 집단의 동질성을 높이고, 이에 따른 수행능력 향상 효과를 기대하는 행위다.스포츠심리학에서 응집력은 두 가지로 나뉜다. 사회 응집력(Social C...

    2026.03.04 20:06

  • [이용균의 초속 11.2㎞]이 사랑 확률 되나요?
    이 사랑 확률 되나요?

    데이터는 원래 권위를 해체하는 장치이자 수단이었다.옛날 야구에서는 무사 1루에서 거의 무조건 번트를 댔다. 득점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음 타자를 ‘희생’시키는 감독의 결정이었다. 1번 타자는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썼고, 2번 타자는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를 주로 배치했다. 말이 좋아 작전 수행 능력이지, 감독의 말을 잘 듣는다는 얘기에 가깝다. 감독들은 자신의 경험과 감에 기반한 작전을 통해 권위를 만들고 유지했다.야구에 대한 데이터가 쌓였다. 주자와 아웃카운트 상황에 따른 기대 득점과 기대 확률을 계산해 무사 1루와 (희생번트를 통해 만든) 1사 2루의 기대 득점, 득점 확률을 비교했더니 오히려 무사 1루에서 점수를 낼 가능성이 컸다. 번트는 비효율적 작전이었다.측정 기술이 발달했고, 레이더와 초고속 카메라를 들이대자 더 많은 데이터가 쏟아졌다. 한때 진리라 믿었던 많은 ‘야구 교리’가 무너졌다. 그 교리에 기반했던 권위도 함께 무너졌다. 감독의 역할...

    2026.01.28 20:04

  • [이용균의 초속 11.2㎞]나보다 남, ‘실급검’과 ‘탑100’의 나라
    나보다 남, ‘실급검’과 ‘탑100’의 나라

    지금으로부터 7년 전, 프로야구 감독들에게 직접 물었다.“홈팀이 크게 뒤진 9회초 수비 때 야수를 투수로 기용할 수 있을까요?”어차피 역전승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 야수의 투수 기용은 2가지 효과를 갖는다. 매일 치르는 야구 경기 특성상 투수를 한 명이라도, 1이닝이라도 아끼는 건 다음 경기 승률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하나 더. 형편없이 지고 있는 경기를 끝까지 지켜봐준 홈팬들을 위한 서비스다.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하는 건, 흥미진진한 이벤트다.메이저리그에서는 자주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때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선 보기 힘들었다. 아예 투수가 바닥난 상황이면 몰라도, 팬 서비스가 아니라 ‘포기’ 또는 ‘무성의’로 여겨지기 일쑤였다. 그때 질문에 감독들은 모두 “하고는 싶지만…”이라며 눈치를 봤다. 당시 리그 최고참 감독은 “아직은 분위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군가 먼저 테이프를 끊어줬으면 하는 바람들이 각 감독들의 답에서 묻어났다....

    2025.12.24 19:44

  • [이용균의 초속 11.2㎞]구속과 제구, 그리고 수능
    구속과 제구, 그리고 수능

    일본에 또 졌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한 대표팀 한·일 맞대결에서 10연패다. 지난 16일 K-베이스볼시리즈 일본과의 2차전에서 9회말 김주원(NC)의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11연패를 막았지만(7-7 무승부), 연패가 끊어진 건 아니다.일본전 연패 이유를 두고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건 ‘제구’다. 대표팀 투수들은 1차전서 사사구 11개를, 2차전서 볼넷 12개를 내줬다. 한국프로야구가 로봇 심판(ABS)을 쓰는 것과 달리 이번 2연전은 사람 심판이었고, 스트라이크에 박했다. 일본 투수들도 2차전서 사사구 9개를 기록했다.그럼에도 많은 야구인(어른)들이 ‘제구 부족’을 탓한다. 논리 구조는 이렇다. 아무리 공이 빨라도 제구가 안 되면 소용이 없다. 그러니 (쓸데없이) 구속을 늘리기보다 제구에 신경써야 한다. 여기서 ‘전가의 보도’가 나온다. “제구가 안 되는 건, ‘요즘 애들이 훈련(노력)을 안 해서’다.”1. 정말 제구가 구속보다 중요할까....

    2025.11.19 21:48

  • [이용균의 초속 11.2㎞]실용과 철학 사이, 낭만에 대하여
    실용과 철학 사이, 낭만에 대하여

    승리만 위한 지름길 찾는 사회 패배 향한 비난과 조롱만 남아 그 사이의 조정 장치는 사라져 결과만 바라보는 세상이 됐다조제 모리뉴 SL 벤피카 감독은 지난여름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우리는 감독들이 통하지 않는 스타일을 고집하다가 실패하고 사라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 감독들은 ‘내 스타일과 함께 사라진다면 괜찮다’고 말한다. 감히 말하건대, 여러분, 당신이 자기 스타일 때문에 실패했다면, 그건 네가 바보라는 뜻이다.”망언과 독설에 주저하지 않는 모리뉴다운 말이다.모리뉴 감독은 2016~2017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우승시킨 뒤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축구계에는 시인이 많다. 하지만 시인은 많은 타이틀을 따지 못한다.”모리뉴는 축구계 대표적인 실용파로 꼽힌다. 자기만의 축구 철학을 고집하지 않고, 상황과 흐름, 유행에 맞춰 대응하는 방식을 선호한다.자신만의 축구 스타일, 축구 철...

    2025.10.15 20:48

  • [이용균의 초속 11.2㎞]언제나 0-0인 것처럼
    언제나 0-0인 것처럼

    KBO리그 올해로 44번째 시즌 중 아웃 1개도 못 잡고 사라진 투수 8명 노력과 근성 부족 때문이 아닐 것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마운드는 고독한 자리다. 경험이 부족한 신인급 투수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야구 규칙상 마운드의 높이는 10인치, 약 25.4㎝지만 그라운드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 타석에는 상대 4번 타자가 서 있다. 젊은 패기를 담아 힘있게 초구로 강속구를 던져봤지만 살짝 빠졌다. 2볼-0스트라이크로 몰리고,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한다. 큰 것 맞지 않으려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을 노렸지만 또 살짝 빠진다. 자신도 모르게 더그아웃을 슬쩍 쳐다봤다. 투수코치와 감독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 같다. “맞아도 좋으니 자신 있게 가운데로 던져”라는 응원은 사실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결국 볼넷으로 내보낸 뒤 투수코치가 올라온다. 여기서 나오는 결정적 질문.“너, 왜 그래?”새가슴 투수 확정이다. 많은 투수들이...

    2025.09.03 20:57

  • [이용균의 초속 11.2㎞]모두가 감독을 쳐다볼 때
    모두가 감독을 쳐다볼 때

    좋은 성적은 모두의 바람이다위기의 순간 감독만 바라보면팀은 헤쳐나갈 동력을 잃어리더는 ‘위닝 컬처’ 심어줘야새 정부가 출범했고, 50여일이 지났다. 야구로 치자면 새 감독이다. 좋은 성적을 바라는 건, 팀 안팎 모두의 소망이다. 팬들의 바람도 다르지 않다.김성근 감독의 별명은 ‘야신(野神)’이다. 정작 김 감독이 더 아끼고 좋아하는 별명은 ‘잠자리 눈깔’이다. ‘지옥훈련’으로 알려진 ‘혹독한 연습량’이 특징이지만 더 중요한 건 그 훈련을 모두 ‘모니터링’하는 능력이다. 구석구석을 모두 살피며 빈틈을 놓치지 않는다. 팀(조직)이 잘 굴러가도록 하는 데 있어 ‘꼼꼼한 모니터링’만 한 것이 없다.올 시즌 한화를 ‘다른 팀’으로 만든 건 8할이 김경문 감독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김 감독은 손사래를 친다. 김 감독의 오랜 지론은 “가장 멋지고 기쁜 경기는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이 경기 후반 좋은 활약을 해줘서 이기는 경기”다.한화는 올 ...

    2025.07.3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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