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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균의 초속 11.2㎞
  • [이용균의 초속 11.2㎞]야구는 자유가 아니라 규제가 경쟁을 만든다
    야구는 자유가 아니라 규제가 경쟁을 만든다

    드래프트·샐러리캡 등 각종 규제들선수 성장·야구 생태계 전반에 도움윤석열 이어 또 ‘자유’ 외친 기호 2번균형·공정이 성장 이끈다는 것 몰라파면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10일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 외쳤다. 경향신문이 취임 2년을 맞아 윤 전 대통령의 공식 메시지를 뜯어봤더니 ‘자유’만 1000번 넘게 썼다. 자유가 세상을 구할 것처럼 목놓아 부르짖었지만 정작 ‘자유’에 어울리는 정책도, 결정도 없었다. 되레 국민의 자유를 틀어막는 계엄을 저질러놓고 아직까지 반성도 사과도 없다.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유세 동안 야구 유니폼을 입었다. 등과 가슴에 기호 2번을 커다랗게 새겨 넣었다. 야구에서 포지션 번호 2번은 포수를 의미한다. 투수와 야수를 잇는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되는 포지션인데, 후보 선출과 단일화 관련 파문 등을 지나는 동안 ‘소통’ 이미지는 떠오르지 않는다.야구 유니폼 상의를 입고 유세하는 김문수 후보의...

    2025.05.28 20:54

  • [이용균의 초속 11.2㎞]비디오 판독과 승부치기의 나비효과
    비디오 판독과 승부치기의 나비효과

    삼성 김지찬의 키는 1m63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단신 선수다. 2023년 타율이 0.292였는데, 2024년에는 0.316으로 높아졌고, 올 시즌에는 무려 0.395나 된다. OPS 역시 0.738→0.789→0.981로 상승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빠져 있지만, 올 시즌 데뷔 후 최고 성적이 기대된다.워낙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ABS(자동 스트라이크 볼 판독 시스템·로봇 심판)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많다. 사람 심판이 볼 때는 김지찬의 신장이 규칙대로 적용되기 어렵다. 로봇 심판이 보니, ‘김지찬에게 공정한’ 스트라이크 존이 적용됐고, ‘높아서 치기 어렵지만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던 공’이 사라졌다(반대로 투수들은 김지찬에게 맞는 스트라이크 존에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까다로워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지찬이 (낮은 존에 집중하다 보니) 원바운드 공도 커트해낸다”며 웃었다.ABS 도입 후 달라진 야구처럼제도의 변화는 많은 것을 바꾼다조기 대...

    2025.04.16 20:09

  • [이용균의 초속 11.2㎞]ML 최악의 팀이 ‘감독 논술시험’ 본 이유
    ML 최악의 팀이 ‘감독 논술시험’ 본 이유

    화이트삭스, 지난해 121패 후 야구 철학·소통 능력 등 평가 한국 이끌어갈 새 감독에게도‘팀 문화 구축’ 해법 들어봐야메이저리그 야구팀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애팀이다. 화이트삭스는 이만수 전 감독이 코치로 뛰었던 2005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지난해 화이트삭스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악의 팀이었다. 시즌 개막부터 약체로 분류됐지만 해도해도 너무했다. 5월에 한 차례 14연패를 하더니, 7월부터 다시 시작된 연패는 무려 21연패까지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패는 뉴욕 메츠가 1962년 기록한 120패였고, 신기록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구단 공식 SNS는 실성했다. 하도 많이 지니까 ‘졌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상대 팀이 우리보다 점수를 더 많이 냈다”고 썼고, “우리는 상대보다 점수를 덜 얻었다”고 썼다. 120패가 다가왔을 때는 더 이상 쓸 말이 없었는지 “MLB 앱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적었다...

    2025.03.12 20:42

  • [이용균의 초속 11.2㎞]부정배트론
    부정배트론

    원래 작전은 이랬(을지도 모른)다. 12-3으로 뒤진 6회, 아무리 해도 경기 흐름이 바뀔 것 같지 않다.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똑바로 치라”고 화를 내보지만, 타자들은 연신 헛스윙만 해댄다. 판을 뒤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말 잘 듣는 노장 후보 투수를 불렀다.“투수를 너로 교체할 테니, 올라가서 빈볼을 던져. 대가리를 맞히란 말야.”투수가 빈볼로 타자 머리를 맞히고 상대팀이 화를 내면 선수들이 모두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어 나가서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킨다. 몸싸움으로 정신이 없는 가운데 후보 투수의 다른 후배를 시켜서 상대 더그아웃에 몰래 들어가 방망이를 훔치게 한다. 그 방망이를 검사해서 부정 배트의 흔적을 확인(하거나 증거를 만들어내게)한 뒤 “이것 봐라, 부정 배트다. 상대팀이 낸 12점은 모두 무효다”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3-0에서 경기를 이어가는 게 정당하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우리 팀 팬이라면, 우리가 이겨야 하니까 이 정도는 ...

    2025.02.12 20:15

  • [이용균의 초속 11.2㎞]나락의 시대, 지는 법을 못 배운 사람들
    나락의 시대, 지는 법을 못 배운 사람들

    야구는 지는 법을 먼저 배운다그러나 한국은 지금 그렇지 않다잘못과 패배를 인정할 줄 알아야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야구를 제대로 안 해보고 아는 척한 게 틀림없다. 대통령 예비 후보 시절인 2021년 모교인 충암고를 찾아갔을 때다. 투구 폼을 잡으며 다리를 들어올렸는데(리프트 동작), 중심이 뒤로(1루 쪽으로) 지나치게 쏠렸다. 왼발 착지(랜딩 동작) 때 왼손 글러브의 위치는 몸 중심을 벗어났다.충암고 야구부 주장이 “좋은 성적을 내면 저희를 청와대로 초청해줄 수 있나”라고 물었다. 윤석열 당시 예비 후보는 “내년 졸업해서 야구 명문대에 진학하길 바라겠다. 올해 2관왕이니 떼놓은 당상이다”라고 말했고, 청와대 초청을 약속했다.‘덕담’인 줄 알았겠지만 고교선수에게 대학 진학을 바라는 건, ‘악담’에 가깝다.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프로구단 드래프트 상위 지명을 바라는 게 맞다.(용산 이전도 계획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러니...

    2025.01.01 20:57

  • [이용균의 초속 11.2㎞]ML이 선택한 올해의 리더십 ‘help’
    ML이 선택한 올해의 리더십 ‘help’

    메이저리그는 매년 ‘올해의 감독’을 뽑는다. 최우수선수(MVP), 신인왕, 사이영상과 함께 발표되는 ‘4대 상’ 중 하나다. 나머지 상과 마찬가지로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 중 투표인단을 꾸려 선정한다. KBO리그에서 우승팀 감독이 ‘당연직’처럼 ‘감독상’을 받는 것과 다르다.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불구, 이번 시즌 투표에서 7위에 그쳤다.메이저리그 올해의 감독은 한 시즌에 가장 중요하고 주효한 ‘리더십’을 선정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2024시즌 감독상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모두 ‘초보 감독’에게 돌아갔다. 아메리칸리그 감독상을 받은 클리블랜드 스티븐 보그트 감독은 2022년까지만 해도 선수로 뛰었다. 은퇴 2시즌 만인 올해 클리블랜드 감독이 됐고, 최고의 감독이 됐다.내셔널리그 밀워키 팻 머피 감독도 올 시즌이 메이저리그 감독 첫해였는데, 보그...

    2024.11.27 21:02

  • [이용균의 초속 11.2㎞]“제발 한국인이면 LA 다저스 응원합시다”
    “제발 한국인이면 LA 다저스 응원합시다”

    스포츠 관련 온라인 은어 ‘제한다’는 ‘제발 한국인이면 LA 다저스 응원합시다’의 줄임말이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시절 ‘제한맨’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LA 다저스는 국내 팬들에게 익숙하다. 1994년 박찬호가 데뷔한 팀이고, 류현진이 2013시즌부터 7시즌 동안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가 2024시즌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2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뉴욕 양키스와 7전4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제한다’를 할 만한 이유도 있다. 다저스에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 선수가 있다. 토미 에드먼은 지난 21일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투런 홈런 포함 4타점을 올리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주역이 됐다. 시리즈 MVP에도 뽑혔다. 에드먼은 어머니가 한국계고, 2023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 마크를 달았다. 중간 이름이 ‘현수’라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미국 현수’라고 불린다.다저스 간...

    2024.10.23 20:56

  • [이용균의 초속 11.2㎞]격노 대신 미안하다…이범호의 리더십
    격노 대신 미안하다…이범호의 리더십

    합리와 공감의 리더십이 KIA의 우승을 만들었다 오랫동안의 꼼꼼한 준비가이범호 감독의 성공을 만들었다모든 우승은 특별하고, 스포츠 역시 시대를 반영한다.2024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 팀이 KIA 타이거즈로 확정됐다. KIA는 지난 17일 인천 SSG전에서 0-2로 졌지만 2위 삼성이 두산에 4-8로 지면서 남은 경기를 다 지더라도 1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KIA는 해태 시절부터 11번 한국시리즈에 올라 한 번도 진 적이 없다.KIA의 전력은 강하다고 평가됐지만 지난해 6위 팀이었다. 게다가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기존 감독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경질되는 일도 벌어졌다. KIA는 감독 없이 시즌 준비를 시작했고, 선발 투수 5명 중 4명이 부상을 당했고, 4번 타자가 돌아가며 다치는 바람에 함께 선발 출전한 경기가 시즌 절반을 겨우 넘는 상황에서도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그 중심에 이범호 신임 감독이 있다. 이범호 감독은 2000...

    2024.09.18 20:28

  • [이용균의 초속 11.2㎞]안세영과 기타구치 하루카
    안세영과 기타구치 하루카

    일본 여성 선수 첫 올림픽 ‘필드’ 금기타구치, 배드민턴 하다 창던지기한국 ‘대표팀 집중 관리’ 의존 여전다양한 도전 위한 가능성 열어줘야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어제(10일) 우상혁의 경기를 본 곳이 창던지기 바로 뒤쪽이었는데, 일본 여자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 정말 부러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현지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였다.장 선수촌장이 부러워했던 주인공은 기타구치 하루카(26)다. 파리 올림픽 창던지기 여자 결승에서 1차 시기 65m80을 던져 금메달을 땄다. 일본 여자 선수 올림픽 육상 필드 종목 첫 금메달이었다. 기타구치가 투창 선수로 성공한 과정은 ‘일반론’과 다르다. ‘어린 시절 일찌감치 재능을 발견해 자원을 집중 투입해 성공하는’ 보통의 ‘스포츠 스타 신화’ 트랙을 따르지 않는다. 호텔 파티시에 출신의 아버지와 실업농구 선수였던 어머니를 둔 기타구치는 3세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수...

    2024.08.14 20:50

  • [이용균의 초속 11.2㎞]투수 출신 감독이 사라지고 있다
    투수 출신 감독이 사라지고 있다

    흔히 ‘투수 놀음’이라고 불리는 야구김인식·선동열 등 감독으로도 명성지금은 팀 전체 아우르는 능력 중요혼자 쥐고 흔드는 리더십 성공 못해프로야구 KT 이강철 감독이 최근 “고민이 생겼다”며 농담했다. 6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투수코치가 없다는 얘기였다. 올스타전은 각 5개 팀으로 나눠 치르고, 감독들이 코치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 준우승한 이강철 감독은 드림 올스타 감독이다. 드림 올스타 나머지 감독 중에 투수 출신이 없다. 두산 이승엽 감독과 SSG 이숭용 감독은 1루수 출신, 삼성 박진만 감독은 유격수 출신이고, 롯데 김태형 감독은 포수 출신이다.이강철 감독은 “그나마 우리 팀에는 나라도 있지, 저쪽은 아무도 없다”며 웃었다. 나눔 올스타에는 LG 염경엽 감독(유격수), KIA 이범호 감독, 키움은홍원기 감독(이상 3루수), 한화 김경문 감독, NC 강인권 감독(이상 포수) 등으로 투수 출신이 없다.KBO리그에는 전통적으로 투...

    2024.07.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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