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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균의 초속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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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균의 초속 11.2㎞]이 사랑 확률 되나요?
    이 사랑 확률 되나요?

    데이터는 원래 권위를 해체하는 장치이자 수단이었다.옛날 야구에서는 무사 1루에서 거의 무조건 번트를 댔다. 득점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음 타자를 ‘희생’시키는 감독의 결정이었다. 1번 타자는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썼고, 2번 타자는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를 주로 배치했다. 말이 좋아 작전 수행 능력이지, 감독의 말을 잘 듣는다는 얘기에 가깝다. 감독들은 자신의 경험과 감에 기반한 작전을 통해 권위를 만들고 유지했다.야구에 대한 데이터가 쌓였다. 주자와 아웃카운트 상황에 따른 기대 득점과 기대 확률을 계산해 무사 1루와 (희생번트를 통해 만든) 1사 2루의 기대 득점, 득점 확률을 비교했더니 오히려 무사 1루에서 점수를 낼 가능성이 컸다. 번트는 비효율적 작전이었다.측정 기술이 발달했고, 레이더와 초고속 카메라를 들이대자 더 많은 데이터가 쏟아졌다. 한때 진리라 믿었던 많은 ‘야구 교리’가 무너졌다. 그 교리에 기반했던 권위도 함께 무너졌다. 감독의 역할...

    2026.01.28 20:04

  • [이용균의 초속 11.2㎞]나보다 남, ‘실급검’과 ‘탑100’의 나라
    나보다 남, ‘실급검’과 ‘탑100’의 나라

    지금으로부터 7년 전, 프로야구 감독들에게 직접 물었다.“홈팀이 크게 뒤진 9회초 수비 때 야수를 투수로 기용할 수 있을까요?”어차피 역전승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 야수의 투수 기용은 2가지 효과를 갖는다. 매일 치르는 야구 경기 특성상 투수를 한 명이라도, 1이닝이라도 아끼는 건 다음 경기 승률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하나 더. 형편없이 지고 있는 경기를 끝까지 지켜봐준 홈팬들을 위한 서비스다.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하는 건, 흥미진진한 이벤트다.메이저리그에서는 자주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때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선 보기 힘들었다. 아예 투수가 바닥난 상황이면 몰라도, 팬 서비스가 아니라 ‘포기’ 또는 ‘무성의’로 여겨지기 일쑤였다. 그때 질문에 감독들은 모두 “하고는 싶지만…”이라며 눈치를 봤다. 당시 리그 최고참 감독은 “아직은 분위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군가 먼저 테이프를 끊어줬으면 하는 바람들이 각 감독들의 답에서 묻어났다....

    2025.12.24 19:44

  • [이용균의 초속 11.2㎞]구속과 제구, 그리고 수능
    구속과 제구, 그리고 수능

    일본에 또 졌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한 대표팀 한·일 맞대결에서 10연패다. 지난 16일 K-베이스볼시리즈 일본과의 2차전에서 9회말 김주원(NC)의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11연패를 막았지만(7-7 무승부), 연패가 끊어진 건 아니다.일본전 연패 이유를 두고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건 ‘제구’다. 대표팀 투수들은 1차전서 사사구 11개를, 2차전서 볼넷 12개를 내줬다. 한국프로야구가 로봇 심판(ABS)을 쓰는 것과 달리 이번 2연전은 사람 심판이었고, 스트라이크에 박했다. 일본 투수들도 2차전서 사사구 9개를 기록했다.그럼에도 많은 야구인(어른)들이 ‘제구 부족’을 탓한다. 논리 구조는 이렇다. 아무리 공이 빨라도 제구가 안 되면 소용이 없다. 그러니 (쓸데없이) 구속을 늘리기보다 제구에 신경써야 한다. 여기서 ‘전가의 보도’가 나온다. “제구가 안 되는 건, ‘요즘 애들이 훈련(노력)을 안 해서’다.”1. 정말 제구가 구속보다 중요할까....

    2025.11.19 21:48

  • [이용균의 초속 11.2㎞]실용과 철학 사이, 낭만에 대하여
    실용과 철학 사이, 낭만에 대하여

    승리만 위한 지름길 찾는 사회 패배 향한 비난과 조롱만 남아 그 사이의 조정 장치는 사라져 결과만 바라보는 세상이 됐다조제 모리뉴 SL 벤피카 감독은 지난여름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우리는 감독들이 통하지 않는 스타일을 고집하다가 실패하고 사라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 감독들은 ‘내 스타일과 함께 사라진다면 괜찮다’고 말한다. 감히 말하건대, 여러분, 당신이 자기 스타일 때문에 실패했다면, 그건 네가 바보라는 뜻이다.”망언과 독설에 주저하지 않는 모리뉴다운 말이다.모리뉴 감독은 2016~2017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우승시킨 뒤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축구계에는 시인이 많다. 하지만 시인은 많은 타이틀을 따지 못한다.”모리뉴는 축구계 대표적인 실용파로 꼽힌다. 자기만의 축구 철학을 고집하지 않고, 상황과 흐름, 유행에 맞춰 대응하는 방식을 선호한다.자신만의 축구 스타일, 축구 철...

    2025.10.15 20:48

  • [이용균의 초속 11.2㎞]언제나 0-0인 것처럼
    언제나 0-0인 것처럼

    KBO리그 올해로 44번째 시즌 중 아웃 1개도 못 잡고 사라진 투수 8명 노력과 근성 부족 때문이 아닐 것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마운드는 고독한 자리다. 경험이 부족한 신인급 투수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야구 규칙상 마운드의 높이는 10인치, 약 25.4㎝지만 그라운드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 타석에는 상대 4번 타자가 서 있다. 젊은 패기를 담아 힘있게 초구로 강속구를 던져봤지만 살짝 빠졌다. 2볼-0스트라이크로 몰리고,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한다. 큰 것 맞지 않으려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을 노렸지만 또 살짝 빠진다. 자신도 모르게 더그아웃을 슬쩍 쳐다봤다. 투수코치와 감독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 같다. “맞아도 좋으니 자신 있게 가운데로 던져”라는 응원은 사실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결국 볼넷으로 내보낸 뒤 투수코치가 올라온다. 여기서 나오는 결정적 질문.“너, 왜 그래?”새가슴 투수 확정이다. 많은 투수들이...

    2025.09.03 20:57

  • [이용균의 초속 11.2㎞]모두가 감독을 쳐다볼 때
    모두가 감독을 쳐다볼 때

    좋은 성적은 모두의 바람이다위기의 순간 감독만 바라보면팀은 헤쳐나갈 동력을 잃어리더는 ‘위닝 컬처’ 심어줘야새 정부가 출범했고, 50여일이 지났다. 야구로 치자면 새 감독이다. 좋은 성적을 바라는 건, 팀 안팎 모두의 소망이다. 팬들의 바람도 다르지 않다.김성근 감독의 별명은 ‘야신(野神)’이다. 정작 김 감독이 더 아끼고 좋아하는 별명은 ‘잠자리 눈깔’이다. ‘지옥훈련’으로 알려진 ‘혹독한 연습량’이 특징이지만 더 중요한 건 그 훈련을 모두 ‘모니터링’하는 능력이다. 구석구석을 모두 살피며 빈틈을 놓치지 않는다. 팀(조직)이 잘 굴러가도록 하는 데 있어 ‘꼼꼼한 모니터링’만 한 것이 없다.올 시즌 한화를 ‘다른 팀’으로 만든 건 8할이 김경문 감독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김 감독은 손사래를 친다. 김 감독의 오랜 지론은 “가장 멋지고 기쁜 경기는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이 경기 후반 좋은 활약을 해줘서 이기는 경기”다.한화는 올 ...

    2025.07.30 20:54

  • [이용균의 초속 11.2㎞] 반타작만 해도 세계 최고가 된다
    반타작만 해도 세계 최고가 된다

    테니스 세계 정상 지켜온 페더러실점보다 눈앞의 ‘한 점’에 집중1포인트가 쌓여 82% 승률 만들어무한경쟁 시대 헤쳐나갈 교훈 줘로저 페더러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다. 테니스 선수로 20여년을 뛰는 동안 줄곧 세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를 무려 310주(누적) 동안 지키고 있었다. 햇수로도 약 6년이다. 메이저 대회 우승만 20번이나 했다. 날카로운 원핸드 백핸드는 기술을 넘어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2022년 은퇴한 페더러는 지난해 6월, 미국 다트머스대학 졸업식 연단에 섰다. 그리고, 오랫동안 회자될 유명한 졸업 연설을 남겼다.페더러는 “사실 저는 노력 없이 자연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 페더러는 테니스를 쉬워 보이게 만드는 대표적인 선수다. 말도 안 되게 멀리 떨어지는 상대의 강한 공격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발레리노’처럼 따라가 쓱 미끄러지며 원핸드 백핸드로 받아넘겼다. 그 어려운 걸 해내고...

    2025.07.02 22:03

  • [이용균의 초속 11.2㎞]야구는 자유가 아니라 규제가 경쟁을 만든다
    야구는 자유가 아니라 규제가 경쟁을 만든다

    드래프트·샐러리캡 등 각종 규제들선수 성장·야구 생태계 전반에 도움윤석열 이어 또 ‘자유’ 외친 기호 2번균형·공정이 성장 이끈다는 것 몰라파면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10일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 외쳤다. 경향신문이 취임 2년을 맞아 윤 전 대통령의 공식 메시지를 뜯어봤더니 ‘자유’만 1000번 넘게 썼다. 자유가 세상을 구할 것처럼 목놓아 부르짖었지만 정작 ‘자유’에 어울리는 정책도, 결정도 없었다. 되레 국민의 자유를 틀어막는 계엄을 저질러놓고 아직까지 반성도 사과도 없다.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유세 동안 야구 유니폼을 입었다. 등과 가슴에 기호 2번을 커다랗게 새겨 넣었다. 야구에서 포지션 번호 2번은 포수를 의미한다. 투수와 야수를 잇는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되는 포지션인데, 후보 선출과 단일화 관련 파문 등을 지나는 동안 ‘소통’ 이미지는 떠오르지 않는다.야구 유니폼 상의를 입고 유세하는 김문수 후보의...

    2025.05.28 20:54

  • [이용균의 초속 11.2㎞]비디오 판독과 승부치기의 나비효과
    비디오 판독과 승부치기의 나비효과

    삼성 김지찬의 키는 1m63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단신 선수다. 2023년 타율이 0.292였는데, 2024년에는 0.316으로 높아졌고, 올 시즌에는 무려 0.395나 된다. OPS 역시 0.738→0.789→0.981로 상승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빠져 있지만, 올 시즌 데뷔 후 최고 성적이 기대된다.워낙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ABS(자동 스트라이크 볼 판독 시스템·로봇 심판)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많다. 사람 심판이 볼 때는 김지찬의 신장이 규칙대로 적용되기 어렵다. 로봇 심판이 보니, ‘김지찬에게 공정한’ 스트라이크 존이 적용됐고, ‘높아서 치기 어렵지만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던 공’이 사라졌다(반대로 투수들은 김지찬에게 맞는 스트라이크 존에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까다로워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지찬이 (낮은 존에 집중하다 보니) 원바운드 공도 커트해낸다”며 웃었다.ABS 도입 후 달라진 야구처럼제도의 변화는 많은 것을 바꾼다조기 대...

    2025.04.16 20:09

  • [이용균의 초속 11.2㎞]ML 최악의 팀이 ‘감독 논술시험’ 본 이유
    ML 최악의 팀이 ‘감독 논술시험’ 본 이유

    화이트삭스, 지난해 121패 후 야구 철학·소통 능력 등 평가 한국 이끌어갈 새 감독에게도‘팀 문화 구축’ 해법 들어봐야메이저리그 야구팀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애팀이다. 화이트삭스는 이만수 전 감독이 코치로 뛰었던 2005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지난해 화이트삭스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악의 팀이었다. 시즌 개막부터 약체로 분류됐지만 해도해도 너무했다. 5월에 한 차례 14연패를 하더니, 7월부터 다시 시작된 연패는 무려 21연패까지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패는 뉴욕 메츠가 1962년 기록한 120패였고, 신기록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구단 공식 SNS는 실성했다. 하도 많이 지니까 ‘졌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상대 팀이 우리보다 점수를 더 많이 냈다”고 썼고, “우리는 상대보다 점수를 덜 얻었다”고 썼다. 120패가 다가왔을 때는 더 이상 쓸 말이 없었는지 “MLB 앱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적었다...

    2025.03.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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