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을 쓰려면 당연히 먼저 R을 내려받고 설치해야 합니다.’기사 작성기나 워드프로세서가 아닌 프로그램에서 깜빡이는 커서를 마주한 것은 아주 오랜만이었다. 그러니까, 기억을 되짚어보면 20세기의 마지막 해가 마지막이었다. (신문사가 아니었던) 첫 직장에서 신입사원 직무교육으로 C와 Java스크립트를 잠깐 배웠다. 그때 첫 느낌을 떠올려보면, 알파벳 같기는 한데 읽을 수 없는 러시아어를 마주한 느낌.(지금은 사라진) 전화번호부의 무게감을 닮은 교재에 따르면 R은 ‘통계 계산과 시각화 작업용 무료 소프트웨어’다. 교재의 저자는 “문과생이 통계 분석하고 결과를 예쁘게 보여줄 수 있게 만든 코딩 언어”라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형도 할 수 있어”라는 격려와 함께였다. “모든 시작은 기적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파우스트)교재의 첫 문장이 자신감을 키웠다. 시작을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는 ‘준비의 준비’를 강조한 준비의 달인이다. 오랜만의...
2022.02.17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