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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균의 초속 11.2㎞
  • 전체 기사 47
  • [이용균의 초속 11.2㎞] 김하성 뽑은 ‘천재 단장’은 왜 실패했나
    김하성 뽑은 ‘천재 단장’은 왜 실패했나

    그러니까 이건 야구 얘기다. 2021시즌을 앞두고 김하성이 4년 2800만달러에 계약했을 때, 샌디에이고의 우승 한이 풀릴 것처럼 보였다. 내야 주전이 이미 꽉 찼음에도 김하성에게 주전급 연봉을 주고 계약했다. 에이스급 선발 투수들도 끌어모았다. 다르빗슈 유(연봉 2200만달러), 블레이크 스넬(연봉 1050만달러)도 데려왔다. 2019시즌 7000만달러 수준이던 팀 총연봉이 단숨에 1억7900만달러로 세 배 가까이로 치솟았다. 돈을 펑펑 썼고, 우승을 노렸다. AJ 프렐러 단장의 과감한 베팅이었다.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 계약을 두고 “딱 맞는 자리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건 어디에 쓸지가 아니라 다양한 재능을 갖춘 선수들을 많이 모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능력’을 모으면, 팀이 강해진다는 뜻이었다. 결과는 잘 알려진 대로 대실패였다. LA 다저스와 리그 우승을 다툴 것이라 평가받던 샌디에이고는 가을야구에도 오르지 못했다.샌디...

    2022.08.11 03:00

  • [이용균의 초속 11.2㎞] 숏박스가 위험해
    숏박스가 위험해

    ‘갤럭시 제트제트제트 플립플립플립.’휴대전화 이름이다. 제트와 플립이 반복된다. 유튜브 채널 ‘킥서비스’에 종종 등장하는 2032년 출시 버전이다. 이때 함께 나온 애플의 스마트폰은 ‘아이폰24’라는 설정이다. ‘갤럭시 제트제트제트 플립플립플립’은 꼬깃꼬깃 접어 놓은 종이(를 닮았)다. 펴고 펴고 펴고 또 펴면 스마트폰 크기가 되고 천연덕스럽게 통화를 한다. 가장 인기 있는 영상 ‘여기가 인스타 핫플이래’에서는 남녀 주인공이 “사진은 아이폰24지, 아니지 갤럭시 제트제트제트 플립플립플립이지”라고 자랑한다.10년 뒤인 2032년의 세계관을 그리는 ‘스케치 코미디’다. 2022년의 현실을 비틀고 10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이를 강화함으로써 웃음을 만든다. 유튜브 공간에서는 ‘스케치 코미디’가 대세다. ‘숏박스’ ‘너덜트’로 대표되는 코미디 영상은 조회수가 수백만회를 기록한다. 주변에 있을 법한 상황을 설정하고 사실적 요소를 극대화함으로써 공감을 이끌어낸다. 숏박스의 ...

    2022.07.07 03:00

  • [이용균의 초속 11.2㎞] 이게 다 야구를 안 해봐서
    이게 다 야구를 안 해봐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박찬호가 물었다.“그런데, 이 기자는 야구가 뭐가 그렇게 좋아요?”수없이 들었던 질문. 그때마다 반복했던 대답.“야구는 매일 하는 종목이잖아요. 오늘 졌어도, 내일 또 경기가 있는. 그래서 지는 법을 배워요. 그게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고, 야구가 그걸 알려줄 수 있어요.”우리 사회는 패자에게 잔인하다. 대한민국 승패의 윤리학. “승자는 다 가지고 누릴 것. 패자는 닥칠 것.” 11-0으로 이기든, 연장 접전 끝 5-4로 이기든 점수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슈퍼 울트라 승자 독식 사회다. 승부와 시험이 다르지 않다. 커트라인을 넘었다면 뭐든 해도 되는 ‘위너’가 되고, 1점차로 못 미쳤다면 ‘루저’다. 시험은 능력 평가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사실은 신분을 가르는 장치다. 출발선이 어디인지 고려되지 않는다. 적도와 남극을 오가는 승패의 온도차는 온 세상을 승리 지상주의로 내몬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

    2022.06.02 03:00

  • [이용균의 초속 11.2㎞] 안철수 위원장님, PDF 제발 좀
    안철수 위원장님, PDF 제발 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대선 후보일 때였다. 지난 2월21일 3차 TV토론이었다.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이렇게 말했다.“우리는 국가 데이터 공개에서 굉장히 많이 뒤떨어지고 있습니다. 공무원분들이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절대로 공개를 하지 않습니다.” “차기 정부에 가장 중요한 국정운영 목표 중에 하나가 사실 공공 데이터 공개라고 믿고 있는 입장이라서 제가 윤 후보께 여쭤보는 것입니다. 확실하게 이런 문제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신 것 같아서 그 점이 우려가 돼서 제가 말씀을 드립니다.”빌 제임스는 야구 통계의 아버지라 불린다. 식품창고 경비원이었던 그는 신문에 나온 경기 결과를 연필로 적어가며 계산해 혁신적인 새 야구 기록을 여럿 발명했다. 더 나은 분석을 위해 메이저리그 공식 기록업체 엘리아스 스포츠 뷰로에 경기 세부 기록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야구팬들에게 호소했다. “우리가 직접 야구를 기록합시다.” 미국 전역의 야구팬들이 ...

    2022.04.28 03:00

  • [이용균의 초속 11.2㎞] 지금 우리 사회는, ‘K절비’의 시대
    지금 우리 사회는, ‘K절비’의 시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출근을 위해 탄 광역버스는 경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무릎 위에 가방을 놓고, 그 위에 두 손으로 스마트폰을 쥐고 있었다. 유행이 지나고 조금 늦게 <지우학(지금 우리 학교는)>을 달리던 중이었다. 12화의 마지막, 정주행 완료를 10분 정도 남겨 두고 눈물이 터졌다. 사라진 이들을 위해 글귀와 간식을 놓아두는 곳에 양대수는 꼬깃꼬깃해진 빈 초코바 봉지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준영아, 다음엔 한 박스 사다 줄게.” 눈물이 왈칵. 버스 안에서 눈물을 닦는 법. 마스크 때문에 김 서린 척 안경을 벗으며 쓱. 마스크가 있어 다행이었다.<지우학>은 K좀비의 맥을 잇는다. 1968년 조지 로메로의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등장한 ‘원형 좀비’는 세월이 흐르며 상징으로 굳어졌지만 한국 영화 <부산행>과 <킹덤>을 거치면서 K스타일로의 혁명적 변화를 겪...

    2022.03.24 03:00

  • [이용균의 초속 11.2㎞] R이 가르쳐 준 대선의 언어
    R이 가르쳐 준 대선의 언어

    ‘R을 쓰려면 당연히 먼저 R을 내려받고 설치해야 합니다.’기사 작성기나 워드프로세서가 아닌 프로그램에서 깜빡이는 커서를 마주한 것은 아주 오랜만이었다. 그러니까, 기억을 되짚어보면 20세기의 마지막 해가 마지막이었다. (신문사가 아니었던) 첫 직장에서 신입사원 직무교육으로 C와 Java스크립트를 잠깐 배웠다. 그때 첫 느낌을 떠올려보면, 알파벳 같기는 한데 읽을 수 없는 러시아어를 마주한 느낌.(지금은 사라진) 전화번호부의 무게감을 닮은 교재에 따르면 R은 ‘통계 계산과 시각화 작업용 무료 소프트웨어’다. 교재의 저자는 “문과생이 통계 분석하고 결과를 예쁘게 보여줄 수 있게 만든 코딩 언어”라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형도 할 수 있어”라는 격려와 함께였다. “모든 시작은 기적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파우스트)교재의 첫 문장이 자신감을 키웠다. 시작을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는 ‘준비의 준비’를 강조한 준비의 달인이다. 오랜만의...

    2022.02.17 03:00

  • [이용균의 초속 11.2㎞] 당신이 야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
    당신이 야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

    구글에서 일하는 데이터과학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페이스북을 싹 뒤졌다. 메이저리그 야구팀에 ‘좋아요’를 누른 남성 팬들을 나이별로 분석했다. 같은 뉴욕 연고지인데도 양키스 팬이 메츠 팬보다 1.65 대 1로 더 많았는데 58세와 42세에서는 비율이 역전됐다. 볼티모어 팬은 1962년생이, 피츠버그 팬은 1963년생이 많았다. 다비도위츠가 연구한 모든 팀의 핵심 팬층은 팀이 우승한 해에 만 7~8세였다. 메츠는 1969년과 1986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그때 7~8세였던 소년들은 메츠가 ‘운명’이 됐다. 슬프게도 1986년 이후 양키스는 5번이나 우승했지만 메츠는 한 번도 없다. 2022년 40세가 된 한국 야구팬이라면 아마 LG 팬일 가능성이 높다. 8세였던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창단한 LG 트윈스가 우승을 했다. 그때의 야구와 지금의 야구는 무척 다르다. 지금 선발 투수는 우리가 알던 선발이 아니다. 1990년에는 선발 투수가 한 경기...

    2022.0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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