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점에 가보면 ‘정해진 미래’라는 키워드를 가진 책을 여러 권 볼 수 있다. 인구학과 경제학에서 많이 쓰는 용어다. 현재의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특정 분야에서는 어렵지 않은 모양이다.미래가 정해졌다면 우리 삶은 어떨까. 어제처럼 오늘을 살고, 오늘과 비슷한 내일을 맞이할 것이다. 남들이 만든 길 위를 걸으면 그만이다. 인간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으니 굳이 애쓸 필요도 없다.미래가 없는 청년을 본 적이 있다. 2016년 LG배 국제여자야구대회에서 만난 김라경이었다. 당시 중학교 3학년, 열여섯 살이었다.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랐다. 여중생이 시속 110㎞ 정도의 빠른 공을 던졌고, 무엇보다 하체를 이용한 부드러운 투구 동작이 일품이었다.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였다. 성인이 되면 시속 130㎞ 이상의 공도 던질 것 같았다.김라경은 여자야구에서 천재로 통했다. 최연소 국가대표 선수였고, 언론에도 여러 ...
2022.05.30 2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