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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한국당의 구세주인가?
■ 뒤로 간 전당대회 # 최악의 정치 이벤트 한국당 전대민주주의는 야당이 있는 체제다. 그냥 장식으로서의 야당, 이름만 야당인 존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집권 가능성이 있는 야당, 여당을 바짝 추격하며 여당을 긴장시킬 만큼의 경쟁을 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서의 야당이 있는 체제를 뜻한다. 그런 체제만이 시민들에게 실질적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만일 집권세력이 항상 집권하고 야당은 평생 야당만 해서, 시민으로부터 선택받을 기회가 박탈되어 있다면, 온전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실체로서는 존재감을 상실했지만, 사사건건 죽자 사자 대결하는 것으로는 존재감을 과시했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27일 전당대회를 열어 황교안 전 총리를 새 당대표로 선출했다. 전당대회는 제1 야당이 체제를 정비하고 당 대회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고 새 출발을 하는 장인만큼 축하를 해 줘야 마땅하다. 그동안 비상대책위원회의 임시 체제가 갖는 제약으로 인해 여... -
미국, 고도를 기다리지 마라
■ ‘선 종전선언’ 고수하면서도 문턱 낮춘 북한기존 입장 하나, 새 제안 하나대북 특별사절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다음 날인 6일 서울에서 비핵화 문제에 관한 김정은의 발언을 전했다. 정실장이 평양에서 갖고 온 보따리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기존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제안이다. 기존 입장이란,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선제적 조치를 이미 여러 가지 했으니 이제는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차례라는 것이다. 상응 조치는 물론 종전선언을 말한다.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한 셈이다. 이는 여전히 ‘선 북핵 신고 후 종전선언’ 입장의 미국과 충돌한다. 그래서인지 김정은은 종선 선언의 문턱을 낮췄다. 그동안 미국은 종전선언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했다. 정전체제를 무력화하고, 주한미군 철수의 근거가 되고, 한미동맹이 와해될 수 있는, 불가역적 조치라는 식이었다. 이에 김정... -
177회 종전선언이 뭐길래
■ 태도를 바꾼 북한과 미국노무현 정부가 주창하고 문재인 정부가 계승한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과 미국의 당초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것이었다. 종전선언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도 문 대통령의 설득에 동의했을 뿐이다. 트럼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종전선언은 비핵화-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거처야 할 필수 과정으로 굳어졌다. 그 때문에 북한, 미국 모두 더 이상 종전선언을 소 닭 보듯 할 수 없게 되었다. 트럼프의 태도가 바뀌었다트럼프는 남북정상회담을 앞 둔 4월 17일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북한과 만나서 종전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저는 잘 되기를 바랍니다.” 트럼프가 종전선언이 평화협정 이전 단계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발언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종전선언에 적극적이었다. 종전선언이 북핵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
173회 김정은·트럼프, 루비콘 강을 건너다
정말 밋밋한 공동성명이었다, 그러나■ 후속 협상에 달린 북미회담의 성패미국 내 오피니언 리더들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실패로 규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집중 비판하고 있다. 과연 트럼프는 몰매 맞을 만큼 성과 없는 회담을 했을까?공동성명에 구체적인 내용이 하나도 없는 것은 맞다. 북핵 현안과 직접 상관없는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제외하면, 새로운 북미 관계,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선언 재확인 및 완전한 비핵화 세 가지가 전부다. 이런 내용은 정상회담 전에 공식, 비공식적으로 수 없이 언급되었던 것인 만큼 새로운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구상 가장 오랜 적대관계를 유지해왔던 두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처음 만나서 이런 정도의 합의를 한 것은 괜찮은 성과이다. 처음 보자마자 새로운 관계를 맺고, 새로운 관계의 장애물인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속 협상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갖도록 한다”고 했으면 첫 만남 치고 결... -
문제는 김정은이 아니라 트럼프, 트럼프가 아니라 미국
북미 정상회담 회담 취소와 재개 배경 ☞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 ■김정은을 못 믿었던 트럼프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회담 취소 사유로 거론한 것은 딱 한 가지이다. 바로 “가장 최근 북한이 발표한 성명에 담긴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이다.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그의 성격을 감안할 때 회담을 취소한 중요한 이유는 편지에 쓴 대로 분노와 적대감일 것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분노와 적대감을 해명하는 공손한 담화를 발표하자 회담을 재개하기로 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그러나 회담 취소가 그것 하나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회담 준비가 잘 진행되는 상황이었다면, 단지 이런 적대감 때문에 취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적대감이 회담 취소의 촉진 요인이었다면, 배경적 요인은 따로 있다고 봐야 한다. 바로 북미정상회담의 본질적 사안인 북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였다. 트럼프는 북한이 ... -
168회 김정은은 히틀러? 트럼프는 흐루시초프?
김정은과의 회담은 재앙을 부르는 유화책인가?김정은·트럼프 회담 전망에 대해 두 개의 상반된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첫째, 대북 유화책 경계론이다. 자칫 체임벌린·히틀러 정상회담 때 체임벌린이 대독일 유화책을 쓰는 바람에 세계대전을 막을 기회를 놓친 것처럼 김정은의 수에 넘어가 유화책을 쓰면 재앙이 올 것이라는 불길한 관측이다. 보수세력은 유화적 대응을 하면 북한이 핵능력을 완성할 시간만 벌어 명실상부한 핵 국가로 우뚝 서게 될 것을 우려한다. 둘째, 역사적 전환론이다. 동서 진영 냉전기에 데탕트를 가져다 준 1972년 닉슨·마오 간 베이징 회담이나, 냉전을 종식시킨 레이건·고르바초프 간 1989년 몰타 회담과 같이 세계사적 전환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견해이다. 히틀러·체임벌린 회담은 비관론을 대표한다면 닉슨·마오 회담은 낙관론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 ■ 잘못된 만남의 참혹... -
화끈한 ‘볼튼식’, 붕괴론의 ‘리비아식’···북한 비핵화 해법 이면
리비아식 해법이 불가능한 이유 ■화끈한 볼튼식 해법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다음과 같이 시원 명쾌한 북핵 해법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첫 만남에서 시간 낭비를 할 수 없다.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비핵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핵무기 프로그램들을 폐기할 것인지 방법부터 논의하자고 요구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고 해서 미국이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는 없으며 북한과 평화조약을 체결할 필요도 없다. (김정은에게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 것이 행운이다.”세상에 이렇게 단순 과격한 해법이 또 있을까? 볼튼은 한마디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무조건 핵 폐기하고 항복 선언을 하면 끝이라는 것이다. 대가? 국물도 없다. 대북 경제지원도, 평화조약 체결도 하면 안 된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주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마치 전승국이 패전국과 종전 협약을 맺는 것 같... -
한국당의 김영철 공세··· 그 내막과 진실
■ 왜 김정은이 아닌 김영철인가북한의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5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함께 평창 동계 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남쪽으로 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김영철이 오는 길목인 통일대교 남단의 도로를 점거한 채 방문 반대를 외치며 농성과 시위를 했다. 한국당에서 떨어져나와 국민의당 일부와 합친 바른미래당도 그런 한국당을 추종하고 있다. 한국당의 주장은 24일 의원 일동으로 발표한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철회 촉구 결의문’에 잘 담겨 있다. 결의문은 “대한민국 적화통일에 앞장 서 온 정찰총국 책임자인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등 천인공노할 만행을 주도한 원흉”이라고 단정했다. ☞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 증거 없는 재판하는 한국당그러나 한국당 의원일동은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 주범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김영철이 주범이라... -
안철수의 나그네 정치
■ 국민의당의 진로는 없다국민의당의 태생적 한계국민의당은 민주당과 이념과 노선, 지역 근거지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당내 권력 갈등에서 밀린 결과로 탄생한 정당이다. 민주당 주류가 싫어 떠난 이들의 임시 거처였다. 한마디로 어쩌다 정당, 즉 어정이다. 이렇게 딴 살림을 차린 성적표는 숫자로 잘 표현되고 있다. 민주당 대 국민의 당 지지율 50대 5이다. 상당 기간 이 숫자의 변화 가능성은 없다. 국민의당은 애초 ‘무엇을 위하여’ 만들어진 당이 아니라, ‘무엇을 반대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당이었다. 당시 반대의 대상은 둘이었다. 하나는 민주당, 다른 하나는 박근혜 정권이다. 그 덕에 20대 총선에서 제3당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반대할 두 세력이 사라졌다. 박근혜 세력은 몰락했다. 민주당은 집권해 50% 안팎의 지지를 받고 문재인 대통령은 70%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민주당과 문 대통령을 반대할 명분이 약하고 반대의 실익도 별로... -
157화 트럼프 방한을 환영함
청와대의 간곡한 호소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을 앞둔 지난 5일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시민들에게 간곡한 호소를 했다. “국민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 따뜻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우리 정부를 믿고 지켜봐 주시고,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일본정부도, 중국정부도 영국 정부도 이렇게 까지 세심하게 트럼프 환영분위기 조성에 나서지는 않았다. 영국에서는 오히려 트럼프 국빈 방문 추진 소식에 많은 영국 의원과 시민이 반대했다. 하원 의장은 트럼프 의회 연설을 거부한다고 했고, 영국 시민 180만명은 트럼프 국빈방문 반대 청원 운동에 서명을 했다. 이런 영국 여론 때문에 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