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미 이슈마엘 - 최명애의 고래 탐험기] (10) 산 고래 보러 와서 죽은 고래 먹고 가는 ‘독특한 공존’](http://img.khan.co.kr/news/c/300x200/2016/09/02/l_2016090301000004300021851.jpg)
고래를 고기로 먹는 곳은 많지 않다.한국인들의 본격적 고래고기 섭취는 식민지 시절부터다. 일본이 값싼 단백질 공급원으로 장려했기 때문이다. 포경 금지로 사라졌던 고래고기 식당은 현재 100곳이 넘는다. 지금은 아무나 못 먹는 ‘귀한 고기’인데…그 많은 식당의 고래는 어디서 올까.내가 처음 고래고기를 먹어 본 곳은 알래스카도, 아이슬란드도, 울산 장생포도 아니었다. 서울 광화문 뒷골목의 한 횟집이었다. 일행 중 한 명이 그 집 단골이었는데, 주인이 “귀한 게 들어왔다”며 접시 하나를 슬며시 내밀었다. 종잇장처럼 얇게 썬 고래고기 수육 몇 점과 간장이었다. “이 드문 것을 어떻게 구하셨나.” “처음 먹는 사람은 이 맛을 모른다.” 고래고기 한 점에 분위기는 발랄하게 달아올랐다. 간장에 찍어 입에 넣은 고기에서는 비릿한 냄새가 났다. 낯선 냄새와 질감 때문에 뱉고 싶어 하는 혀의 본능과, 그렇게 귀하다는 고기를 먹고 있다는 이상한 자부심과, 그 거대한 야생동물이 한 점의...
2016.09.02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