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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12) ‘태양계 9번째 행성’은 어디에…인간은 찾고 또 찾을 뿐
    (12) ‘태양계 9번째 행성’은 어디에…인간은 찾고 또 찾을 뿐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은?단순한 질문인 것 같지만 사실은 많은 이야깃거리가 숨어 있는 물음이다. 1930년 2월18일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한 명왕성은 한때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이었다. ‘한때’라고 한 것은 명왕성이 단지 2006년 8월14일 공식적으로 행성의 지위를 잃어버리고, 소행성번호 134340을 부여받으며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명왕성의 공전궤도는 다른 행성들과는 달리 많이 찌그러진 타원궤도를 돌고 있다. 이 때문에 일정 기간 동안 해왕성의 공전궤도를 침범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1979년부터 1999년까지 명왕성은 해왕성의 공전궤도 안쪽으로 들어왔었다. 20년 동안 명왕성은 태양으로부터 여덟 번째로 멀리 떨어진 행성이었다는 이야기다. 당시에는 해왕성이 아홉 번째 행성이자 태양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행성이었다. 1999년 명왕성이 해왕성의 공전궤도 안쪽으로부터 다시 빠져나오면서 명왕성이 아홉 번째 행성으로 돌아왔다....

    2017.09.21 21:23

  •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11) 개기일식, 상대성이론을 증명하다
    (11) 개기일식, 상대성이론을 증명하다

    “뭐니 뭐니 해도 개기일식이죠.” 어떤 천체현상이 가장 인상적인지 물어보면 나는 언제나 같은 대답을 한다. 부분일식이나 금환일식도 나름대로 정취는 있지만 여러 면에서 개기일식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월식도 은근하고 멋진 천체현상이지만 극적인 요소를 생각하면 역시 개기일식에 미치지 못한다. 유성우나 오로라의 장관과 감동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하지만 그래도 나는 개기일식을 지상에서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우주쇼라고 하겠다. 과학관이나 미술관에서 개기일식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하지만 밤과 낮이 순식간에 뒤바뀌는 순간을 직접 체험하는 그 감동은 결코 재현할 수 없다.지구는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달은 지구를 돌고 있다. 따라서 서로 공간상에 놓이는 위치가 그때그때 달라진다. 태양-지구-달 순으로 위치하게 되면 우리는 달의 한쪽 면을 온전히 볼 수 있다. 이때가 보름으로, 보름달을 볼 수 있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 달이 놓이게 되면 달이 태양빛을 반...

    2017.08.24 21:29

  •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10) 137억살이냐 138억살이냐…우주론의 ‘마지막 퍼즐’ 풀릴까
    (10) 137억살이냐 138억살이냐…우주론의 ‘마지막 퍼즐’ 풀릴까

    처음 만나면 나이부터 따지는 습관 때문일까. 우주에 대한 강연을 하다보면 나이가 든 청중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우주의 나이가 얼마냐는 것이다. 질문하는 사람은 간단하게 우주의 나이는 몇 년이라는 정확하고 시원한 답을 듣고 싶을지 모르지만 내 답은 질문보다 한참 길어지곤 한다.어떤 경우를 ‘우주의 나이’로 할 것이냐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주가 옛날부터 그냥 그대로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같은 상태가 유지된다면 우주의 나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력화될 것이다. 우주는 그냥 영원한 것이니까. 굳이 나이를 말하자면 우주의 나이는 무한대가 될 것이다. 우주의 나이를 이야기할 때 우주의 기원과 진화와 미래를 함께 이야기해야 하니 이야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현재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그냥도 아니고 가속팽창을 하고 있다.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것은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는 현재 우주보다 항상 작았을 것임을 알 수 있다. 더 과거로 가면 갈...

    2017.07.27 21:32

  •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9) ‘72 대 68’ 두 허블상수 대립…차세대 우주망원경 숙제는 ‘오차 규명’
    (9) ‘72 대 68’ 두 허블상수 대립…차세대 우주망원경 숙제는 ‘오차 규명’

    “은하까지의 거리를 구하는 것은 정말 지난하고 힘든 작업입니다. 조만간 발사될 허블우주망원경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천문학자였던 마크 에어론슨이 1985년 어느 상을 받는 자리에서 했다는 말이다. 은하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구하는 것이 당시 관측우주론 학자들의 숙원 중 하나였다. 은하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알아야 은하의 겉보기 특성이 아닌 진짜 물리량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이 되는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알면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중요한 천문학적인 값들을 결정할 수 있다. 한쪽 축을 은하들까지의 거리로 잡고 다른 축을 그 은하들의 후퇴속도로 잡은 다음 그 값들을 찍어보면 전체적으로 비례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우리로부터 더 빨리 후퇴한다. 이런 비례 관계를 허블의 법칙이라고 한다.■ 허블, 우주 팽창을 밝혀내다1929년 에드윈 허블이 가까운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그 은하들의...

    2017.07.06 20:50

  •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8) 사진·그림 속 시간의 진실을 좇는 ‘탐정 천문학자’
    (8) 사진·그림 속 시간의 진실을 좇는 ‘탐정 천문학자’

    2016년 9월8일 그레타 짐머 프리드먼(Greta Zimmer Friedman)이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V-J Day in Times Square’라고 불리는 유명한 사진 속 여주인공 후보 중 한 명으로 알려졌던 인물이다. 1945년 8월14일 오후 2시쯤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 일본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들은 미국 해군 사병 한 명이 지나가던 간호사에게 갑자기 키스를 했는데 이 장면을 마침 근처에 있던 ‘라이프’지의 사진기자 앨프리드 아이젠스타트(Alfred Eisenstaedt)가 포착한 것이었다. 이 사진은 ‘타임스스퀘어 키스’ 또는 ‘종전 키스’라고도 불린다. 라이프지에 게재되면서 유명해졌다. 20세기의 명장면을 꼽을 때 꼭 들어가는 유명한 사진이다. 해군 중위였던 빅터 요르겐슨(Victor Jorgenson)도 아이젠스타트 바로 옆에서 같은 시간에 사진을 찍었는데 이 사진은 뉴욕타임스에 ‘Kissing the War Goodbye’라는 이름으...

    2017.06.01 20:58

  •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7) 우주생물학 연구 중심에 선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7) 우주생물학 연구 중심에 선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태양계 내에서 생명체가 발견된 곳은 지구가 유일하다. 아니, 전체 우주에서 지금까지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진 곳은 지구밖에 없다. 최근 들어서 ‘우주생물학’이라는 우산 아래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모여서 외계생명체 탐색 작업에 나서고 있다. 여러 해 전에 세티 연구소의 세스 쇼스탁 박사와 외계생명체를 주제로 긴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긴 이야기 끝에 태양계 내에서 지구 이외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천체를 서로 꼽았는데 쇼스탁 박사는 6개의 천체를, 나는 7개의 천체를 선택했다. 외계생명체 탐색은 그 무한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구에서 생명체가 존재하는 지역과 자연환경이 비슷한 지역에서 지구생명체와 비슷한 생명체를 찾는 좁은 탐색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지구 밖 어느 곳에서 생명체가 발견된다면 이런 좁고 제한된 외계생명체 탐색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아주 단순화해서 ...

    2017.04.26 23:06

  •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6) 중력파는 똑똑히 보았다…13억광년 너머 ‘블랙홀의 키스’
    (6) 중력파는 똑똑히 보았다…13억광년 너머 ‘블랙홀의 키스’

    2015년 9월14일, 미국의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과 워싱턴주 핸포드에 위치한 두 곳의 중력파 관측소에서 중력파가 검출되었다. 아인슈타인이 중력파의 존재를 예측한 지 100년 만의 일이었다. 모두들 일반상대성이론이 다시 한번 관측적 검증의 벽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100년 동안 일반상대성이론은 숱한 검증을 거쳤지만 여전히 흔들림 없이 건재하다. 이 발견을 가장 중요하고 가장 위대한 과학적 발견 중 하나로 받아들여도 별문제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어쩌면 이보다 더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는 또 다른 발견에 주목하고 있었다. 검출된 신호를 분석한 결과 약 13억 광년 떨어져 있는 곳에서 태양질량의 36배와 29배인 두 블랙홀이 충돌한 것이 밝혀졌다. 그때 발생한 중력파가 13억 광년의 거리를 날아와서 지구를 스쳐지나가다 이 관측 장비에 포착된 것이었다. 블랙홀을 직접 확인한 첫 관측 자료였다. 블랙홀의 존재를 처음으로 직접 관측했다는 말이다. 그동안 여러 종류의 ...

    2017.03.29 20:37

  •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5) 100년간의 추적…인류를 전율케 한 ‘우주의 떨림’
    (5) 100년간의 추적…인류를 전율케 한 ‘우주의 떨림’

    “10억 광년을 날아 네게 닿기를/ 단숨에 가로질러 너라는 빛으로/ 나는 너를 공전하던 별/ 무던히도 차갑고 무심하게/ 널 밀어내며 돌던 별/ 너는 엄마와 같은 우주/ 무한한 중력으로/ 날 끌어안아 주었지/ 네 마지막 신호/ 불안하게 뒤섞여/ 끊어지던 파동의 끝자락.”가수 이승환이 부른 느린 템포의 모던록 ‘10억 광년의 신호’ 가사 중 일부다. 중력파가 발견된 것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 노래로 알려져 있다. 중력파의 발견은 과학자들에게는 새로운 과학의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었는데 어느 가수에게는 노래를 만들 만큼 큰 떨림으로 다가갔던 모양이다. 2016년 2월11일 라이고 과학협력단(LIGO Scientific Collaboration; LSC)은 ‘아인슈타인의 예측 이래 100년 만에 드디어 중력파 검출’이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뿌렸다. ‘라이고(LIGO) 검출기가 충돌하는 두 블랙홀로부터 방출된 중력파 관측으로 우주를 향한 새로운 창을 열다’라는 부제도 달았다....

    2017.02.22 21:25

  •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4) 눈에 보이는 건 5%뿐…95%의 우주는 어둠 속에 있다
    (4) 눈에 보이는 건 5%뿐…95%의 우주는 어둠 속에 있다

    2016년 12월25일 미국의 천문학자 베라 루빈이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많았던 당시 천문학계에서 루빈은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여럿 달고 다녔던 천문학자였다. 남성 천문학자들의 전유물이었던 팔로마 천문대에서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관측을 한 사람이 바로 루빈이었다. 루빈은 그의 동료인 켄트 포드와 함께 나선은하의 관측을 통해서 암흑물질의 존재를 찾아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암흑물질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은 네덜란드 천문학자 야코부스 캅테인이었다. 192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캅테인의 제자인 얀 오르트도 1932년 우리은하의 원반부 질량이 관측된 것보다 훨씬 더 무거워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은하 원반부에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존재해야 함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의 관측값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지면서 그의 연구는 잊혀졌다. 1933년에는 천문학자 프리츠 츠비키가 은하단에 속한 은하들의 ...

    2017.01.06 21:06

  • [전문가의 세계 - 이명현의 별별 천문학] (3) 가속팽창 실마리 쥔 초신성…‘암흑에너지’ 정체도 밝혀질까
    (3) 가속팽창 실마리 쥔 초신성…‘암흑에너지’ 정체도 밝혀질까

    박사학위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관측을 하러 어느 천문대에 갔는데 마침 내가 사용하기로 한 망원경에 문제가 생겨서 의도치 않게 자유시간이 생겼다. 같이 관측을 하던 동료가 자신의 친구를 소개해주겠다며 나를 근처에 있는 다른 천문대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대학 동창이 관측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내 동료 천문학자는 같은 학교 출신인 젊은 천문학 박사 한 명을 소개했다. 그가 바로 2011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호주 출신의 브라이언 슈미트 박사였다. 우리는 모두 박사학위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연구자여서 서로 의기투합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슈미트 박사는 자신이 수행하고 있던 초신성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고 우리는 흥미롭게 그의 말을 경청했다. 그는 당시 우리에게 말해줬던 초신성 프로젝트의 결과 일부를 1998년 논문으로 발표했고 후에 그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때 나는 그의 ...

    2016.12.02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