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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
  •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사고 통해 드러난 배터리의 중요성…이젠 안전성에도 집중해야
    사고 통해 드러난 배터리의 중요성…이젠 안전성에도 집중해야

    지난달 말, 대전에 있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등을 담당하는 핵심 데이터센터에서 일어난 사고였던 만큼 파장은 컸고, 수많은 공무원과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이 사고는 단순한 화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배터리 의존성을 드러낸 사건이었다.조사 결과, 화재는 무정전 전원장치(UPS)에 사용하던 리튬이온 배터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충전율이 높고 불안정했던 배터리에서 열폭주가 발생했고, 해당 제품은 수명이 경과해 1년 전 교체 권고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는 반복적인 충·방전에도 성능 저하가 적어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널리 활용된다. 그러나 한 셀(cell)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온도가 제어 불가능한 수준으로 상승하고, 주변으로 연쇄 확산하는 열폭주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진화가 쉽지 않다.이처럼 대용량 배터리 화재...

    2025.10.26 20:53

  •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실패를 기록할 용기가 혁신을 이끈다
    실패를 기록할 용기가 혁신을 이끈다

    요즘처럼 에너지 산업이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시기도 드물다. 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이슈가 겹치며 전력 수급 같은 에너지 문제는 더 이상 전문가들만의 관심사가 아니게 됐다.여기에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에너지 기술과 정책 흐름까지 바꾸고 있다. 에너지 산업은 본래 인프라의 역할 속에서 조용히 진화해오던 분야였지만, 이제는 그 속도와 복잡성이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전개되고 있다.지난달 말 필자는 세계 각국 에너지 정책 관계자들이 참여한 청정에너지장관회의(CEM) 및 미션이노베이션(MI) 장관회의 연계 워크숍에 참석했다. 두 국제 플랫폼은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과 확산을 위해 각국 정부와 산업계,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대표적 협의체다. 회의에서는 정책과 기술 개발 사례를 공유하고, 새로운 공동 프로젝트 추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이 자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논의의 전반적 내용이 단지 성공 사례를 나열하는 데 ...

    2025.09.07 20:56

  •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질문을 설계하는 ‘수사학’, AI 시대 필수재
    질문을 설계하는 ‘수사학’, AI 시대 필수재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2010년을 전후해 미국을 넘어섰다. 이후 빠르게 격차를 벌려 최근에는 미국의 2배 이상에 이르는 전력을 소비하며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전력의 3분의 1을 중국이 소비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중국 전력 소비량이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증가 속도는 실로 가파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전기 사용 증가도 있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 특히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과 연산 집약적인 AI 모델의 운용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활용은 이처럼 전력 사용량을 급증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 삶 깊숙한 곳까지 빠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필자 역시 연구 현장에서 AI가 만들어내는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연구원 입사 초기, 가장 먼저 맡았던 업무 중 하나는 국내외 전력산업의 정책 및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정리하는 일이었다.당시에는...

    2025.07.20 20:10

  •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AI는 현대판 ‘프로메테우스의 불’이다
    AI는 현대판 ‘프로메테우스의 불’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신들에게서 불을 훔친 뒤 이를 인간에게 전해줌으로써 문명의 시작을 가능하게 한 존재로 알려져 있다. 불을 사용해 인류는 음식을 익혀 먹고, 야생동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했을 뿐만 아니라 추위를 견디게 되는 등 삶의 질 자체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그리고 인류는 그 불의 온도를 차츰 높여가며, 청동기와 철기 시대를 뜻하는 금속 문명을 열게 되었다. 그래서 프로메테우스는 문명이나 지식, 기술의 상징으로 인용되기도 한다.불과 같이 우리 인류의 경제 및 사회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범용기술’이라고 한다. 범용기술의 범주에 속하는 전형적 예시는 증기기관, 전기, 인터넷이다.그런데 지난해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행사인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에서 마이클 델 델 테크놀로지스 회장은 인공지능(AI)이 전기와 인터넷처럼 인류 삶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기술이며, 보편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1년이 지난 ...

    2025.06.08 20:38

  •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불확실한 봄 날씨와 닮은 에너지 미래…‘위험 관리 방안’ 미리 세우자
    불확실한 봄 날씨와 닮은 에너지 미래…‘위험 관리 방안’ 미리 세우자

    춘분이 지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최근까지도 봄이 왔다는 기분은 잘 들지 않았다. 쌀쌀한 기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에는 기온이 하루 사이 15도 넘게 급락하며 영하의 체감온도와 함께 눈꽃으로 바뀐 벚꽃을 구경한 지역도 있었다고 한다.1907년 한국에서 기상 기록이 시작된 후 이렇게 4월 중순에 적설이 기록된 것은 처음이다. 환절기에는 날씨가 변덕스럽다지만, 해가 지나갈수록 불확실성의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다.불확실성은 비단 최근 날씨에만 있지는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실시간 생성되는 뉴스 기사 기반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해 산출하는 ‘경제 불확실성 지수’는 집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1~3월 수치는 2019년 8월 일본 수출규제 때 수준을 넘었다고 한다. 그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관세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이 같은 불확실성은 과학적 관점에서 통계학의 ‘분산’, 즉...

    2025.04.27 21:12

  •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인적·물적 투자로 이룬 중국 ‘AI 굴기’…우리가 할 일은
    인적·물적 투자로 이룬 중국 ‘AI 굴기’…우리가 할 일은

    지난 1월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했던 한 동료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동료는 CES에 등장한 기업이나 제품을 통해 인공지능(AI)이 이미 우리 현실 속에 깊게 파고들었음을 느꼈다는 소회를 밝혔다. 한 해 전 열린 CES 2024에서 AI가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면, 단 1년 만에 각종 산업 영역에서 AI 활용이 기본이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리고 CES 2025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중국의 한 벤처기업이 내놓은 AI 기술로 전 세계가 술렁거렸다. 바로 ‘딥시크’였다.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이후 세계 AI 패권을 주도해오던 미국은 중국의 한 기업이 내민 도전장에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비록 그 성능이 미국 AI 기술을 완전히 앞선 것은 아니지만, 훨씬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비슷한 성능의 모델을 개발한 것에 대해 전 세계가 놀랐다.이는 한국 과학기술계도...

    2025.03.16 20:24

  •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더 자주 급습하는 ‘북극 한파’…에너지가 떨고 있다
    더 자주 급습하는 ‘북극 한파’…에너지가 떨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1일 새벽 2시,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개최됐다. 이번에도 그렇게 계획됐지만, 최저 기온 영하 12도의 한파가 있을 것이라는 기상 예보로 인해 취임식 개최 3일 전, 장소를 실내로 변경했다고 한다. 실내 취임식은 영하 14도를 기록했던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이후 40년 만의 일이었다.이러한 겨울 한파는 지난 9일 한반도에도 찾아왔다. 당시 서울 전역에 발효됐던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 기준으로 영하 12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경우 등에 발효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 9일 최저기온은 영하 11.6도였고 10일은 영하 12.2도였다. 비교적 해양성 기후를 나타내는 경남 창원 주변도 당시에는 영하 10도 전후의 최저기온이 기록됐다.이렇게 한파가 몰려오면 에너지 사용량도 급증하게 된다. 한국전력거래...

    2025.01.26 20:14

  •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전기차 캐즘에 가로막힌 K배터리…돌파구는 결국 ‘품질’
    전기차 캐즘에 가로막힌 K배터리…돌파구는 결국 ‘품질’

    필자의 형은 어렸을 때부터 새로 나온 전자제품을 좋아했다. 워크맨, CD플레이어,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PMP), MP3 플레이어 등 새로운 기능으로 무장한 제품이 출시되면 용돈 등을 열심히 모아 다른 사람보다 빠르게 구매에 나섰다. 반면에 필자는 어느 정도 제품이 보편화되고 대중화됐을 때 구매하는 편이었다.마케팅 이론은 기술과 제품 확산에 대한 수용 속도를 기준으로 고객을 분류한다. 필자의 형과 같이 초기에 새 기술을 받아들이는 사람을 ‘혁신자(Innovators)’ 및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s)’라고 한다. 이들은 전체 고객의 15% 정도로, 초기 시장을 형성한다. 그리고 필자와 같은 사람들은 주류 시장에 해당하는 70%에 속한 고객이다. 나머지 15%의 고객은 후기 시장에 해당하는 지각 수용자 또는 구매 거부자이다.이 모델과 관련돼 사회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정의한 용어로 ‘캐즘(chasm)’이 있다. 이는 원래 지각변동에 의해 생기는 균열로 인...

    2024.12.22 20:30

  •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에너지 산업의 미래…신구 전원·기술 간 조화가 관건
    에너지 산업의 미래…신구 전원·기술 간 조화가 관건

    어릴 때부터 공룡을 좋아하던 첫째 아이 덕분에 지난 10여년간 공룡을 다룬 국내외 영상 콘텐츠를 실사 또는 애니메이션 구분 없이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영화계의 거장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총괄을 맡은 <쥬라기월드> 시리즈이다. 그는 <E.T.> <A.I.> 등 다른 유명 공상과학(SF) 영화의 감독으로도 유명하다.1990년대에 컴퓨터 그래픽과 로봇 기술 등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제작한 오리지널 영화 <쥬라기공원> 이야기와 연결된 <쥬라기월드> 시리즈는 발전된 촬영 기법과 기술이 적용돼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룡 세계에 더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던 것 같다.특히 <쥬라기 월드> 시리즈에는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 20여년 만에 재등장한 기존 <쥬라기공원>의 주인공들이 후속 세대라 할 수 있는 <쥬라기월드> 시리즈의 주인공들과 조우하고 연합하는 모습이다...

    2024.11.03 21:06

  • [찌릿찌릿(知it智it) 전기 교실]‘교류와 공존의 도시’ 시애틀에 전력 시스템 미래 있다
    ‘교류와 공존의 도시’ 시애틀에 전력 시스템 미래 있다

    지난 7월의 일이다. 필자는 코로나19 유행 전이던 2019년 이후 5년 만에 국제학회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의 전력 및 에너지 총회 격 행사에 참석했다. 장소는 도시 곳곳에 우거진 푸른 녹음 때문에 ‘에메랄드 시티’라고도 불리는 미국 워싱턴주 도시 시애틀이었다.시애틀의 또 다른 별명은 ‘빅테크의 고향’이다. 미국 정보기술 산업계에서 지배적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각각 1970년대와 1990년대에 자리를 잡으면서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통신기술 중심 도시로 완벽하게 변신했다.오늘날에도 시애틀에는 보잉, 스타벅스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 본사들을 비롯해 구글, 애플 같은 또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연구용 캠퍼스들이 자리잡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도시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필자는 학회 일정이 비교적 일찍 끝난 날, 학회장 인근의 산업역사박물관에 잠시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박물관을 한 시간 남짓 돌며 시애틀이 형성된 뒤 오늘날 혁신 도시...

    2024.09.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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