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대전에 있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등을 담당하는 핵심 데이터센터에서 일어난 사고였던 만큼 파장은 컸고, 수많은 공무원과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이 사고는 단순한 화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배터리 의존성을 드러낸 사건이었다.조사 결과, 화재는 무정전 전원장치(UPS)에 사용하던 리튬이온 배터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충전율이 높고 불안정했던 배터리에서 열폭주가 발생했고, 해당 제품은 수명이 경과해 1년 전 교체 권고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는 반복적인 충·방전에도 성능 저하가 적어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널리 활용된다. 그러나 한 셀(cell)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온도가 제어 불가능한 수준으로 상승하고, 주변으로 연쇄 확산하는 열폭주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진화가 쉽지 않다.이처럼 대용량 배터리 화재...
2025.10.26 2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