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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증인들
  • [기후변화의 증인들]⑤누군가의 일상에 도사린 위협, 폭염 영상 컨텐츠
    ⑤누군가의 일상에 도사린 위협, 폭염

    경향신문·녹색연합 공동기획야외 노동자들 “땡볕 아래서 일하다 보면 현기증 나고, 메스껍기까지…”소화전, 우편물 반송함, 골목 담벼락 사이의 작은 틈. 가스검침원 박현정씨(58·가명)는 곧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면 이곳에 하얗게 얼린 500㎖ 생수 한 병을 수건에 싸 숨겨놓을 것이다. 다른 한 병은 겨드랑이에 끼울 것이다. 그렇게 검침을 다니다, 겨드랑이에 끼워둔 얼음물이 녹을 때마다 한 모금씩 아껴 마실 것이다. 그러다 물이 다 떨어지면, 처음에 숨겨놓은 물병을 찾아와 다시 겨드랑이에 끼운 채 일을 계속할 것이다. 그는 지난 12년간, 매 여름을 이렇게 버텨왔다. 경향신문은 ‘기후변화의 증인들’ 마지막 회에서 폭염 속 야외 노동자들과 돈의동 쪽방 주민들을 만났다. 가스검침원, 배달기사, 건설노동자, 쪽방 주민들은 앞서 만난 해녀, 산지기, 농부, 산불 진화 인력보다 우리 일상에 조금 더 가까이, 더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이들이다...

    2020.07.29 06:00

  • [기후변화의 증인들]④더 커지고, 오래가고, 연중 끊이지 않고…산불이 심상찮다 영상 컨텐츠
    ④더 커지고, 오래가고, 연중 끊이지 않고…산불이 심상찮다

    경향신문·녹색연합 공동기획강수량·강수일수 감소 추세 건조해진 땅, 발화하기 쉬워 높은 기온 겹쳐 ‘대형 산불’로 산불이 나는 데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불씨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대체로 인간이 만든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대부분 인간의 실수에 의한 실화다. 자연발화는 드물다. 불씨가 생겼다면 그것을 댕길 연료가 있어야 한다. 산불의 연료는 나무와 낙엽이다. 인화성이 강한 소나무, 그 바닥에 쌓여 있는 마른 낙엽 같은 것들을 만나 불씨는 비로소 불이 된다. 마지막 조건은 기상이다.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날이 얼마나 건조한지에 따라 ‘불의 크기’가 결정된다. 낙엽에 떨어진 불씨 하나가 작은 산불에 그칠지, 생명을 위협하는 대형 재난으로 커질지는 전적으로 기상 조건에 달렸다. 이 세 가지 조건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눠보면 이렇다. 불의 시작점이 되는 인간의 실수는 ‘어느 정도’까진 통제할 수 있...

    2020.07.13 06:00

  • [기후변화의 증인들]③따뜻한 겨울 탓 배·꿀 흉작…이상기후, 더 자주 더 세져 더 암울 영상 컨텐츠
    ③따뜻한 겨울 탓 배·꿀 흉작…이상기후, 더 자주 더 세져 더 암울

    빨라진 개화기에 꽃샘추위, 배꽃 고사로 착과 안 되고 기형 많아 “꽃이 피었는데 꿀벌 굶어 죽는 건 처음” 저온 탓 꿀 생산량 급감 농업 재해 세계적 현상…농작물값 폭등 땐 국내 식량 안보 타격 “사후 복구식 위기관리 한계, 사전경보 등 예방 패러다임 전환을”한때 농사는 단순하고 정직한 일이었다. 베테랑 농부든, 초보 농부든 계절의 변화에 맞춰 매 달 해야 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땅 고르기와 비료 주기 같은 그 티 나지 않는 일들을 얼마나 성실하게 했느냐에 따라 결과도 달라졌다. ‘땀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오는’, 정직한 원리가 여전히 작동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눈이 한 차례도 내리지 않는 따뜻한 겨울과,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는 고온건조한 봄, 한 해에 태풍이 갑자기 7번이나 몰아치는 기후변화의 시대에 농사는 더 이상 단순한 일도, 땀 흘린 만큼 결과가 돌아오는 일도 아니다. 농사는 복잡하고, 또 운에 기대야만 하는 일이 되었다...

    2020.07.07 06:00

  • [기후변화의 증인들]②사철 검푸르던 지리산의 ‘회색 탈모’…그 자리를 활엽수들이 차지 영상 컨텐츠
    ②사철 검푸르던 지리산의 ‘회색 탈모’…그 자리를 활엽수들이 차지

    산을 어쩌다가 찾는 이들에게 5월 초의 지리산은 썩 건강해 보인다. 밝은 연두색부터 탁한 풀색까지, 세상의 모든 초록이 지리산에 있는 것 같다. 지리산국립공원 산청분소 직원인 민병태씨(64)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의 기억 속 지리산의 색깔은, 더 짙었다. “저기가 옛날에는 시커맸는데…. 시커맸어요, 침엽수 때문에. 사시사철 ‘푸른’ 게 아니고, 사시사철 ‘검은’색이었죠.” 이곳의 직원이 되기 전 그는 30년간 지리산 치밭목대피소의 산장관리인이었다. 지리산 해발 1425m에 위치한 이 대피소는 지리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천왕봉(1916m)과 500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높고 외딴 곳에 있다. 그는 치밭목대피소가 ‘대피소’라는 이름을 갖기도 전부터 그곳에 살며 등산객들을 돌봤다. 공단이 노후한 산장을 철거하고, 새로 짓기로 하면서 3년 전에야 비로소 ‘하산’했다. 수십년간 산 한가운데서 살았던 그는 지리산, 그중에서도 인간의 접근...

    2020.06.29 06:00

  • [기후변화의 증인들]①일상 속 기후변화 ‘피부’로 증언한다 영상 컨텐츠
    ①일상 속 기후변화 ‘피부’로 증언한다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된다면 2030년과 2052년 사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1.5도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지역에서 극한 기온의 온난화, 일부 지역에서 호우 빈도와 강도의 증가, 일부 지역에서 가뭄 강도 또는 빈도의 증가 발생이 예상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8년 발표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적힌 내용이다. 어렵게 쓰여 있지만 지구 기온 상승폭이 1.5도 이상이 될 경우 어떤 지역에서는 기온이 크게 오르고, 어떤 지역에서는 비가 매우 많이 내리게 되는 한편, 또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이 더 심해진다는 경고다.지구 기온이 2도 오르면 곤충의 18%, 식물의 16%, 척추동물의 8%는 서식지를 잃게 된다. 산호초의 99%가 사라지고, 빈곤층과 질병은 늘어난다. 195개 IPCC 회원국 ‘모두’가 동의한 내용만 실린 이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는 눈앞에 닥친 현실이며, 위기다....

    2020.06.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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