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지하철, 어디선가 들려오는 짧은 선율에 자신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린 적이 있을 것이다. 가사를 다 아는 것도 아닌데, 뇌는 기다렸다는 듯 다음 음표를 정확히 인출한다. 소리를 연구하는 필자는 인간의 뇌가 세상 그 어떤 정교한 재생장치보다 훌륭한 음악 저장소라는 사실에 매번 감탄한다.멜로디가 우리 뇌에 저장되는 과정은 거대한 미로에 길을 내는 것과 같다. 우리가 음악을 들으면 측두엽의 청각 피질은 음 높낮이와 간격을 분절해 분석한다. 이때 재미있는 점은 뇌가 개별 음보다는 음과 음 사이의 관계를 시간 흐름 패턴으로 기억한다는 것이다.뇌는 개별 음의 절대적인 진동수를 하나하나 저장하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노래의 음높이만 바뀌어도 우리는 그 노래를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대신 우리 뇌는 음과 음 사이의 상대적 간격과 리듬의 패턴을 자료화한다.우리가 옛 노래 한 소절에 울컥하는 이유는 그 멜로디가 당시의 공기, 감정과 함께 묶여 저장되기 때문이다. 우리 ...
2026.03.08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