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과학의 미래]귀 열고 세계를 느끼면…보이지 않는 것들이 들린다](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4/13/l_2025041401000360000037521.jpg)
어느 날 잠깐 눈을 가리고 앉아 있어 보기로 했다. 10분을 참았다. 단 10분이었다. 그런데 답답했다. 초조했다. 늘 당연하게 여기던 ‘보는 것’이 사라지자 세상은 낯설고 불안해졌다. 하지만 곧 달라졌다. 귀가 열리기 시작했다. 주변이 소리로 가득 차 있음을 깨달았다. 벽시계 초침 소리, 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들렸다. 문득 그동안 이 많은 소리를 듣고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우리가 일상에서 시각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소리의 가치를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소리는 공간을 인식하는 실체적 감각이다. 눈을 감으면 소리가 공간을 채운다. 사람들은 두 귀로 소리의 방향을 감지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한쪽 귀만으로도 방향을 알 수 있다. ‘머리 움직임(HRTF, Head-Related Transfer Function)’을 통해 소리의 세기와 위상 변화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고개를 10도만 돌리면 소리의 도...
2025.04.13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