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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장부론과 축 이론, 한의학·생명과학 융합의 열쇠 될까
    장부론과 축 이론, 한의학·생명과학 융합의 열쇠 될까

    장부론(臟腑論)은 한의학에서 인체의 생리 및 병리적 상태를 설명하는 핵심 이론으로, 장부 간의 상호작용과 전신 건강의 균형을 강조한다. 간, 심장, 비장, 폐, 신장을 가리키는 오장(五臟)과 담, 소장, 위, 대장, 방광, 삼초를 뜻하는 육부(六腑)의 기능적 관계를 설명한다. 장부는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전신 균형, 즉 음양오행의 조화를 유지한다는 것이 요체다.현대 생명과학 연구에서도 인체 내 장기들이 서로 연결되며 소통한다고 보는, ‘축(axis)’ 이론이 대두되고 있다. 하나의 질환이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연구 방법이다. 최근 ‘장-간 축(Gut-Liver Axis)’과 ‘장-피부 축(Gut-Skin Axis)’ 등 장부 간 연계성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이를 효능 평가 시스템으로 확장하면 다양한 질병에 대한 통합적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면 한의학에서는 피부 질환을 치료할...

    2025.03.23 20:24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조식과 석식 사이 10시간 유지…생체 리듬 맞춘 건강한 식사 ‘시간 제한식’
    조식과 석식 사이 10시간 유지…생체 리듬 맞춘 건강한 식사 ‘시간 제한식’

    얼마 전 지난 설날 같은 명절에는 가족끼리 흔히 건강에 관한 덕담을 주고받는다. 실제로 올해 한국 사람들의 새해 소원 중 가장 많이 꼽힌 것은 경제적 안정이었고, 이어 두 번째가 건강이었다고 한다.한의학의 건강증진법을 양생(養生)이라고 하는데, 최고(最古) 한의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은 ‘병이 나기 전에 예방하고, 자연의 이치에 따라 기운을 기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연의 이치는 사계절에 따른 주야(晝夜)의 길이 변화를 말하는데, 겨울철을 예로 들면 조금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날 것을 권하는 것과 같다.평범한 조언으로 들리겠지만 ‘시간 생물학’에 의하면, (햇)빛은 중요한 ‘차이트게버(zeitgeber, 생물 시계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동해 하루의 리듬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자연의 이치를 따른다는 것은 몸의 리듬을 건전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최근의 의학은 질병의 치료뿐 아니라 예방을 중시한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은 위...

    2025.02.09 20:21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산삼의 약효는 ‘식물 생존 스트레스’의 산물
    산삼의 약효는 ‘식물 생존 스트레스’의 산물

    산삼은 자연산 인삼이다. ‘인삼’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것은 보통 밭에서 재배한 인삼을 말하며, 야생에서 채취한 인삼은 ‘자연산 인삼’이라 하지 않고 흔히 ‘산삼’이라고 부른다. 산삼은 재배 인삼과는 다른 독특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많은 연구에 따르면 산삼의 유전자는 인삼과 동일한 수준이다. 자연산 넙치와 양식 넙치 사이에 맛과 가격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생물학적 차이는 없듯이 산삼과 재배 인삼은 식물학적으로는 완전히 같은 종이다.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산삼은 재배 인삼이 도달하지 못하는 탁월한 약효를 낼 수 있다고 믿으며, 기꺼이 비싼 값을 치르고 산삼을 구입한다. 과연 재배 인삼에 비해 산삼만이 갖는 특별한 효과가 있을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있다. 산삼은 재배 인삼에서는 검출되지 않는 진세노사이드 Rg3·Rh2 등 고유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 물질들은 재배 인삼에 함유된 다른 진세노사이드에 비해 항암, 면역 증강 활성이 강력하고 생체이용률도 높은 것으...

    2024.12.29 20:45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기후변화에 위태로운 한약 자원, 어떻게 극복할까
    기후변화에 위태로운 한약 자원, 어떻게 극복할까

    올해 여름은 무척 더웠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날씨가 유난스러운 일이 아니라 일상이 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생태 위기가 나타난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최근 몇년만큼 이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기회는 없었던 듯하다.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생태계에 존재하는 생물 중에서도 식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온도 상승으로 인해 남쪽 지방에서 재배되거나 자생하는 식물이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연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특정 농산물을 키우기에 적합한 땅, 즉 재배 적지는 약 81㎞ 북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급격한 온도 상승은 자생 식물에게 적응 기간을 주지 못해 멸종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온도 상승뿐만 아니라 급격한 계절 변화, 강수량 급변 등은 자생 식물 생태계에 큰 위기를 가져올 것이다.자생 식물 생태계의 위기는 한의약의 주된 치료 수단인 한약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에도 크게 영향을 ...

    2024.11.10 20:09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한약재 표준화가 필요한 까닭
    한약재 표준화가 필요한 까닭

    십수년 전에는 단자 모양이 제조사마다 달라서 휴대전화를 새로 사면 충전기가 꼭 들어 있었다. 그러나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충전기를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충전 단자가 한 가지로 통일돼 생산단가를 낮추고 자원을 절감하는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은 물론, 사용자 입장에서도 충전기 하나를 여러 기기에 쓸 수 있으니 편리해졌다.그런데 단자 모양이 똑같다고 해서 충전 효율도 동일한 것은 아니다. 10와트(W) 일반충전, 40W 초고속충전 등 출력 성능을 구별해 공인된 시험법으로 성능 편차를 일정한 허용 범위 이내로 관리한다. 따라서 같은 출력의 충전기라면 어느 제품이든지 같은 수준의 충전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이 표준화의 대표적인 사례다.한약의 표준화도 이와 비슷하다. 자연산에 의존했던 과거에는 약성이 최대화된 시점이나 품종을 따지기보다는 그저 눈에 띄는 대로 약초를 채취했으므로 효과가 일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세종대왕은 <향약채취월령>을 편찬케 했다. 어떤...

    2024.09.29 20:06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갈 길 먼 한의약 ‘AI 융합’…데이터의 바다가 필요해
    갈 길 먼 한의약 ‘AI 융합’…데이터의 바다가 필요해

    인공지능(AI)은 현재 가장 각광받는 분야이다. 2016년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과의 대전으로 유명해진 ‘알파고’가 AI 기술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면 2022년 말 출시된 ‘챗GPT’는 경탄을 넘어 두려움을 주었다.그 이후 모든 분야에서 AI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AI는 현재 제조, 금융, 유통 등 산업 전 분야에서 효율성을 강화하고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다른 연구 분야와 접목돼 기존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산업은 AI 기술 활용이 가장 급속도로 확산하는 분야 중 하나다. 대표적인 것이 환자 데이터 처리와 신약 개발이다.환자 데이터 처리는 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정보를 종합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및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분야이다. 자연어 처리, 딥러닝 등의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환자가 내원해서 의사와 대화를 나누면 자동으로 진료기록부가 완성된다. 그리고 진단기기로...

    2024.08.11 20:43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헷갈린다 헷갈려”…‘동명이인 한약재’ 어떻게 감별할까
    “헷갈린다 헷갈려”…‘동명이인 한약재’ 어떻게 감별할까

    ‘연패’라는 말은 두 가지 뜻이 있다. 경기에서 연달아 우승한다는 연패(連霸)와 경기에서 계속 진다는 연패(連敗)로, 의미가 정반대다. 한글로만 쓰면 어느 것을 가리키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한약재에도 있다.‘황금’이라는 이름의 두 가지 한약재가 있다. 하나는 귀금속인 황금(黃金) 즉 순금이고, 하나는 꿀풀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인 황금(黃芩)의 뿌리이다.순금을 한약재로 쓴다니 이상하게 들릴 수 있으나 우황청심원이나 공진단을 감싸고 있는 금박이 바로 순금이다. 오늘날은 캡슐, 코팅, 멸균 포장 등 다양한 제형 보존 방법이 있지만 과거에는 값비싼 환약을 변질하지 않게 보존하기가 어려웠기에, 가장 반응성이 낮으면서도 인체에 무해한 원소인 금박을 입혀서 약성이 손실되지 않도록 했던 것이다.옛 의서에는 금이 정신을 안정시키고 경련을 멈추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체내에서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으므로 플라시보 이외의 활성은 ...

    2024.06.23 20:37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개원의 초연결 ‘임상 클라우드’ 주목
    개원의 초연결 ‘임상 클라우드’ 주목

    유난히도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따뜻해진 날씨를 즐긴 순간도 잠시, 날리는 꽃가루에 눈은 가렵고, 코는 훌쩍이게 된다. 봄의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이다.알레르기 비염은 한국에서 유병률이 20%에 달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같은 면역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이나 천식에 비해서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질환이다.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증상을 완화시키는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등의 대증요법 외에 현대의학에서도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에서 한방병의원에서도 자주 보게 되는 질환 중 하나이다.최근 한국한의학연구원 손미주 박사 연구팀은 한방병의원에서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로 활용하는 첩약의 치료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한방병의원에서 많이 처방하는 첩약의 임상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개원의 중심 연구망’을 구성해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2021년 1월1일부터 지난해 3월31일...

    2024.05.05 19:58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제약사·병원마다 제각각…한약재 독성 없애는 ‘포제’ 작업, 표준화돼야
    제약사·병원마다 제각각…한약재 독성 없애는 ‘포제’ 작업, 표준화돼야

    현대 약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16세기 독일 의사 파라켈수스는 “모든 것에는 독성이 있으며, 독성은 투여량이 결정한다”라는 유명한 약학적 명제를 제시했다. 실제로 모든 약물은 적정량을 투여하면 약이 되지만, 너무 많은 양을 쓰면 독으로 작용한다.약품뿐 아니라 식품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도 하루 60잔이면 치사량이 된다. 다만 하루에 커피 60잔을 마시는 사람은 없듯이 일상적인 섭취량에서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대부분의 식품은 안전한 것으로 여겨진다. 소량만 섭취해도 독성 반응이 나타나는 물질을 독물로 규정하는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자연산, 천연물, 무농약, 유기농 등의 글자가 붙어 있으면 더 안전하다고 인식한다. 그런데 청정 해역에서 낚시로 갓 잡은 복어는 순수한 자연산이지만, 제대로 손질하지 않고 먹으면 즉사할 수 있는 맹독을 품고 있다. 자연산 천연물이라고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천연물이라 할 수 있는 한약재 중에도 ‘초오’나 ‘반...

    2024.03.17 21:06

  • [알아두면 쓸모 있는 한의과학] ‘첩약 보험 적용’ 확대에 필요한 것들
    ‘첩약 보험 적용’ 확대에 필요한 것들

    최근 한의약 분야에서 가장 큰 정책적인 이슈는 첩약에 대한 보험적용 시범사업이다. 올해부터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첩약에 대한 보험적용 2차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1차 시범사업에서는 월경통, 중풍 후유증, 안면신경마비 등 3개 질환에 보험이 적용됐고, 2차 시범사업에는 요추추간판탈출증, 기능성소화불량, 알레르기비염 등 3개 질환이 추가됐다.2020년 11월부터 시행 중인 시범사업을 통해 수요자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향상됐고, 국가에서는 첩약을 보험제도 내에서 관리할 수 있는 토대를 시범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다. 다만 대상 질환이 3개로 제한적이고, 첩약급여 일수가 질환의 특성과 무관하게 10일로 한정적이었으며, 한방병원이 참여할 수 없는 점으로 인해 실제 시범사업 참여율은 일반적인 타 사업에 비해 낮았다.3년간 사용할 예산으로 시범사업 초기에 1500억원을 추계했지만, 결국 4% 정도만 집행될 수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는 2단계부터 대상 질환과 참여기관을...

    2024.02.0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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