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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라는 체제 정당화한 ‘보수’…태생부터 일탈이자 투쟁인 ‘진보’
원초적 질서 따르고자 하는 기조인 ‘보수적 가치관’…기득권 자리 잡은 ‘자유시장 경제’ 등과 맥 이어져진보적 사고방식 유도 ‘도파민 수용체 7R 변이’는 생존엔 불리하지만 문명의 발달 덕분에 살아남아생물학적 언어로 정의한 ‘보수’는 최적화된 생존·번식 위한 진화의 산물…‘진보’는 자연 체제에 대한 저항과 도전‘모태보수, 모태진보’ 시리즈의 지난 두 글은 보수와 진보의 생물학적 차이를 설명하는 3가지 열쇠에 대해 설명했다. 편도체-교감신경, 세로토닌-도파민, 그리고 리포칼린-후각수용체가 그것이었다. 즉 보수적인 정치 성향은 편도체의 작용으로 설명되는 경계심과 혐오, 세로토닌의 역할과 관련된 사회적 서열 행동, 또한 페로몬에 의해 매개되는 짝짓기 관련 행위로 설명된다. 위험을 회피하고, 힘의 질서에 따라 행동하며, 성공적인 생식을 해내는 것은 모두 진화적으로 유리한 ‘자연스러운’ 특성이다. 다시 말하자면 보수 성향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진화적 전략들의 발현이... -
‘내 것’도 아닌 그 유전자에 사사로이 ‘가위’를 대지 말지어다
국제법으로 보호받는 바다처럼유전자도 ‘인류공동유산’이라면누구도 배타적인 권리 주장 못해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의 문제점지금까진 ‘위험성’ 측면만 부각만약 기술 발달로 ‘안전’해지면?살인적 약값과 제약사 지재권생명의 가치를 돈으로 따져이런 사적 영리 추구는 옳은가바로 지난 글 ‘유전자 수지부모(受之父母)’의 마지막에 언급했듯이 유전자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우리 모두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인류의 유전자 정보를 누구의 소유도 아닌 상태로 두는 것과 인류 전체의 공유물로 규정하는 것이 현재로는 상징적인 의미의 차이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본질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큰 차이를 초래할 수 있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바로 ‘크리스퍼(CRISPR)’라고도 불리는 유전자 가위 기술 때문이다.자연적으로 발생한 유전자는 그 누구의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누군가가 자신의 비용으로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여... -
내 잘난 유전자, 내 소유가 아니면 누구 건데?
유전정보, 조상들에게 받아 생명체가 스스로 만들지 못해 새 ‘변이’는 오류의 산물일 뿐 오히려 유전자가 우리를 ‘생산’ DNA는 공유할 때 의미 생겨 난치병 치료 단서 ‘크리스퍼’도 수많은 사람들 정보 비교 필요‘소유’ 인정 땐 차별·특권 불가피본 연재의 두번째 글 ‘위대한 동물, 호모 이코노미쿠스’(경향신문 2023년 8월23일자 14면)에서 한 유전자 검사 회사의 언뜻 정당해 보이는 사업이 어째서 경제학적으로 착취에 해당하는지 살펴본 바 있다. 유전자 검사라는 생산행위에 대한 정당한 이득은 고객에게서 받는 서비스 비용에 한정되어야 하며, 단순히 유전자 정보를 취합해 제약사에 넘기고 받은 수천억원은 부당한 이득이라는 점, 또한 이러한 데이터의 생산은 과학계에서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라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이미 해오던 작업이라는 점을 지적했다.그러면 제약회사들은 왜 공공의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이 회사... -
공공성보다 사적인 번식에 집착하는 사회, ‘저출생 세대’를 낳는다
인간 유전자의 투자 전략은 부모·자식 사이에서 첨예…때론 번식 욕구가 사적 영역 넘어 공적 활동 잠식 공교육 삼키는 사교육 바탕에는 사적 번식 집착·과도한 자식 사랑…너도나도 ‘부의 축적’에 매몰 이런 사회를 반면교사 삼는 2세들은 출산 기피…헉슬리가 풍자한 ‘멋진 신세계’가 현실화할 수도우리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무엇일까? 혹자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지배라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기후위기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종종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호모 사피엔스는 더 이상 자식을 낳고 싶어하지 않으며, 앞으로 더더욱 그럴 것이다. 유엔의 통계에 따르면 출생률이 인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준인 2.1명을 밑도는 나라의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여 현재 100여개에 이르고, 2100년까지 200개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에 따르면 소득, 교육, 노동력 참여 수준과 관계없이 거... -
보수는 세로토닌, 진보는 도파민…정치 성향 가르는 ‘유전자 변이’
세로토닌이 활성화될수록 편도체 크기·기능 강화…동물실험서 사회서열과 높은 상관성다른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가 높을 때 동물들은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행동 보여페로몬과 연관돼 짝짓기 행동 정하는 유전인자도 주목…대체로 보수가 자녀 수 더 많아‘모태보수, 모태진보’ 시리즈 첫번째 글에서 정치 성향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요인 중 하나로서 편도체의 역할을 지목한 바 있다. 그 관점에서 보면,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위험을 회피함으로써 생존 확률을 높이려는 진화적 본능에 충실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진화란 유전자에 의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경우에만 작동할 수 있는데, 그 연구들은 뇌 구조나 신경생리학적 특성을 조사한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유전자를 살펴보지는 않았다. 이런 경우 편도체의 기능이 후천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후천적으로 획득된 형질은 다음 세대에 전해지지 않으므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대상이 되지 ... -
성공한 이들의 ‘재능’은 축하로 충분…추앙하지는 말자
스타가 상상 초월 수입 얻는 건 그들 재능에 열광하는 군중 때문 돈·기회 ‘선점’한 스타급에 밀려 잠재력에도 기회 놓친 선수 많지만 이런 박탈·착취는 쉽게 포착 안 돼‘값비싼 신호’ 향한 욕망의 세상‘복권당첨자’ 의심 없이 숭배해 이를 ‘능력주의’로 정당화 땀·노력 대가 인정해야 하지만 사회에 기여한 실질 가치 보상을한국의 스포츠스타에 대한 기사를 보니, 해외로 진출한 어느 투수는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884만원을 받았고, 어느 축구선수는 1분을 뛸 때마다 313만원을 벌었다는 계산이 얻어졌다고 한다. 광고나 기타 수입 말고 연봉만 따진 것이다. 팬들은 아마도 그들의 빛나는 재능과 엄청난 양의 노력에 대한 찬사를 보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많은 훈련을 소화한다. 다른 선수들의 수십~수백배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는 것이 수십~수백배의 훈련을 했기 때문일 수 없다.스포츠스타뿐 아니라 유명 영화배우, 가수... -
여전히 취약한 ‘출산선택권’…여성들만의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통적 가정상 강요하는 사회 압력이 여성들 출산과 양육을 당연한 희생으로 간주하게 만들고, 그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경제적 지원을 불필요한 것으로 치부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갖는 여성은 결코 진화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성과 불굴의 의지, 용기로 얻어지는 것이며 싸워서 쟁취해야 하는 것우리가 살고 있는 온전하지 않은 이 세계에 완벽한 균형이란 없다. 암컷과 수컷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랜 자연선택의 역사는 힘이라는 그 균형의 추를 수컷에게로 기울여놓았다. 남성 중심의 사고에서 비롯된 진화생물학적 편견과 싸워온 페미니스트이자 저명한 인류학자 사라 블래퍼 허디는 자신의 책 <여성은 진화하지 않았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페미니스트들은 생물학이 인간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몹시 싫어한다. 그 결과가 여성에게 불리할 것을 짐작하여 알기 때문이다.” 이어 허디는 인류 역사에 모권사회가 지배적인 시기가 있었다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믿음... -
충성심 높고 복종적인 개, 권위에 저항하는 과학…과학은 개가 아니다
세계적 영장류학자 랭엄이 역설한 인간 도덕 이중성은 진화 과정서 나와…사람은 언어를 통해 정치집단을 구성하고 사회적 규범 형성 야생 공격성 거세되고 권위에 복종 체화한 이들 업고 탄생한 근현대 ‘폭군’ 지도자들…스탈린·히틀러 모범적이며 동물애호가 면모 보여 대통령 한마디에 잘려나간 R&D 예산, 항의한 카이스트 졸업생 ‘입틀막 퇴장’…대통령 곁엔 심기 살피는 ‘우익 권위주의’형 인간들뿐인가본 연재의 첫번째 글에서 소개했던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리처드 랭엄 하버드대 교수가 쓴 <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은 인간 도덕의 이중성을 날카롭게 파헤친 책이다. 랭엄 교수가 펼친 “인간은 가장 악하기도 하고 가장 선한 동물이기도 하다”라는 역설적인 주장을 이해하려면 먼저 두 가지 공격성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먼저 반응적 공격성은 상대의 위협이나 공격에 대한 즉각적이고 본능적인 대응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야생의 동물이 기본적으로 ... -
값비싼 신호로 변질된 번식 경쟁…화려한 뽐내기만 남았다
수사자 갈기, 공작 꼬리, 남성들 ‘큰 동물 사냥’은 모두 자신이 건강하다는 걸 알리기 위한 과시 행동암컷이 위장 신호에 속아 짝짓기 하면 자식들 생존율 낮아지고 도태할 수밖에 없어번식도 않으면서 경쟁심리에 쫓겨 발버둥치는 현대인들, 차라리 진짜 번식을 하는 편이 승리하는 길은 아닐까본 연재의 세번째 글 ‘애 키우기 vs 개 키우기’에서 소개한 ‘브루스 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강한 수컷이 다른 수컷의 새끼를 죽이고 암컷을 차지하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랑구르원숭이의 유아 살해 행동이 처음 보고되어 학계에 충격을 준 이후로 다양한 포유류에 대한 관찰을 통해 이것이 광범위한 현상이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예를 들어 떠돌이 수사자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무리를 지배하고 있는 수컷을 몰아내는 데 성공하면 새끼 사자들을 전부 몰살한 후 빼앗은 암컷들과 하루에 수십회씩 교미를 한다. 유아 살해를 하지는 않지만 코끼리물범의 경우 암컷의 5배가 넘는 체중을 지닌... -
당신이 보수인지 진보인지…뇌 속 ‘편도체’는 안다
자유시장 주장하면서 임신중지 자유는 반대하는 보수의 역설…진보와 보수를 생물학적으로 정의해본다면 해답은 ‘뇌’에 있어 다양한 연구 결과 보수 성향일수록 편도체 부피가 크고 더 많이 사용돼…편도체가 클수록 기성 체제 옹호하고 더 쉽게 혐오 반응교감신경 활성화 통해 공포·불안을 주관하면서 생존 투쟁에 관여하는 편도체…확증편향이 보수주의자에 많은 것도 그 때문정치적 신념 혹은 성향은 분열에 가까운 심각한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된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3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서조차 정치적 분열이 더 첨예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소셜플랫폼이나 알고리즘 등으로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적 접근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실상 들여다보면 진보와 보수의 이데올로기를 정확히 규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사전적 의미로만 볼 때 보수는 전통적 가치를 옹호하며 현재의 체제, 제도, 관습을 보존함으로써 질서와 안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