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다정한 자’가 살아남는다? ‘적합한 자’가 살아남은 것!
    ‘다정한 자’가 살아남는다? ‘적합한 자’가 살아남은 것!

    ‘늑대가 개로’ 가축화 과정엔 ‘서열 행동’ 주관 세로토닌, 추운 기후 원숭이에겐 ‘모성애’ 옥시토신 유전자 회로 더 활발사냥문화가 지금의 두뇌 크기 갖게 하고, 농경문화가 ‘아밀라아제 유전자’ 복제수 많게 한 것도 유전자 메커니즘 일환일 뿐인류는 “유전자가 모든 것 결정한다”는 결정론에 ‘문화’와 ‘사회화’로 대항했지만 결국 유전자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해그런 유전자를 지배한다는 건 가능할까? 지배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문명화된 생명체로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질문이다“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이것은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생물학 개체에는 ‘형질’이라 부르는 수많은 특성이 있다. 예컨대 인간에게는 키나 몸무게와 같은 신체지수, 피부색, 각종 생리학적 수치, 여러 질병들, 약물 반응성, 인지 기능, 사회성, 성격이나 성향 등 수없이 많은 형질들이 존재한다.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말이 모든 형질에 유전자가 일정 부...

    2024.11.27 20:38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유전자들의 이기적 경쟁 산물…‘생물 다양성’이 인류문명 근간
    유전자들의 이기적 경쟁 산물…‘생물 다양성’이 인류문명 근간

    다양성이 아름다운 것은 인간이 그것을 아름답게 받아들이고 또 그렇게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인간이 성공적으로 문명을 이루고 발전시켜온 것도 나와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하고 때로는 양보하고 타협하며 서로 협력함으로써 가능해졌다 이렇게 인간은 생물학적 다양성의 ‘비극’을 ‘선’으로 승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MBTI와 같은 성격검사는 항상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우리 연구실 학생들도 서로의 MBTI 결과를 다 알고 있다. INTJ가 가장 과학자와 어울린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카이스트가 INTJ의 소굴인 것은 결코 아니다. 매우 다양한 유형들이 모여 있다. 가끔 필자가 MBTI 검사를 해서 과학자 유형만 연구실에 받겠다고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해도 진지하게 듣는 학생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심리학계에서는 MBTI도 인간의 다양성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며 ‘성격 5요인 이론’을 주로 사용한다. 이 이론에서 사용되는 외향성 지표의 경우 WSC...

    2024.10.30 20:33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자연이라는 체제 정당화한 ‘보수’…태생부터 일탈이자 투쟁인 ‘진보’
    자연이라는 체제 정당화한 ‘보수’…태생부터 일탈이자 투쟁인 ‘진보’

    원초적 질서 따르고자 하는 기조인 ‘보수적 가치관’…기득권 자리 잡은 ‘자유시장 경제’ 등과 맥 이어져진보적 사고방식 유도 ‘도파민 수용체 7R 변이’는 생존엔 불리하지만 문명의 발달 덕분에 살아남아생물학적 언어로 정의한 ‘보수’는 최적화된 생존·번식 위한 진화의 산물…‘진보’는 자연 체제에 대한 저항과 도전‘모태보수, 모태진보’ 시리즈의 지난 두 글은 보수와 진보의 생물학적 차이를 설명하는 3가지 열쇠에 대해 설명했다. 편도체-교감신경, 세로토닌-도파민, 그리고 리포칼린-후각수용체가 그것이었다. 즉 보수적인 정치 성향은 편도체의 작용으로 설명되는 경계심과 혐오, 세로토닌의 역할과 관련된 사회적 서열 행동, 또한 페로몬에 의해 매개되는 짝짓기 관련 행위로 설명된다. 위험을 회피하고, 힘의 질서에 따라 행동하며, 성공적인 생식을 해내는 것은 모두 진화적으로 유리한 ‘자연스러운’ 특성이다. 다시 말하자면 보수 성향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진화적 전략들의 발현이...

    2024.10.02 19:57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내 것’도 아닌 그 유전자에 사사로이 ‘가위’를 대지 말지어다
    ‘내 것’도 아닌 그 유전자에 사사로이 ‘가위’를 대지 말지어다

    국제법으로 보호받는 바다처럼유전자도 ‘인류공동유산’이라면누구도 배타적인 권리 주장 못해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의 문제점지금까진 ‘위험성’ 측면만 부각만약 기술 발달로 ‘안전’해지면?살인적 약값과 제약사 지재권생명의 가치를 돈으로 따져이런 사적 영리 추구는 옳은가바로 지난 글 ‘유전자 수지부모(受之父母)’의 마지막에 언급했듯이 유전자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우리 모두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인류의 유전자 정보를 누구의 소유도 아닌 상태로 두는 것과 인류 전체의 공유물로 규정하는 것이 현재로는 상징적인 의미의 차이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본질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큰 차이를 초래할 수 있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바로 ‘크리스퍼(CRISPR)’라고도 불리는 유전자 가위 기술 때문이다.자연적으로 발생한 유전자는 그 누구의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누군가가 자신의 비용으로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여...

    2024.09.04 20:01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내 잘난 유전자, 내 소유가 아니면 누구 건데?
    내 잘난 유전자, 내 소유가 아니면 누구 건데?

    유전정보, 조상들에게 받아 생명체가 스스로 만들지 못해 새 ‘변이’는 오류의 산물일 뿐 오히려 유전자가 우리를 ‘생산’ DNA는 공유할 때 의미 생겨 난치병 치료 단서 ‘크리스퍼’도 수많은 사람들 정보 비교 필요‘소유’ 인정 땐 차별·특권 불가피본 연재의 두번째 글 ‘위대한 동물, 호모 이코노미쿠스’(경향신문 2023년 8월23일자 14면)에서 한 유전자 검사 회사의 언뜻 정당해 보이는 사업이 어째서 경제학적으로 착취에 해당하는지 살펴본 바 있다. 유전자 검사라는 생산행위에 대한 정당한 이득은 고객에게서 받는 서비스 비용에 한정되어야 하며, 단순히 유전자 정보를 취합해 제약사에 넘기고 받은 수천억원은 부당한 이득이라는 점, 또한 이러한 데이터의 생산은 과학계에서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라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이미 해오던 작업이라는 점을 지적했다.그러면 제약회사들은 왜 공공의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이 회사...

    2024.08.07 19:58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 공공성보다 사적인 번식에 집착하는 사회, ‘저출생 세대’를 낳는다
    공공성보다 사적인 번식에 집착하는 사회, ‘저출생 세대’를 낳는다

    인간 유전자의 투자 전략은 부모·자식 사이에서 첨예…때론 번식 욕구가 사적 영역 넘어 공적 활동 잠식 공교육 삼키는 사교육 바탕에는 사적 번식 집착·과도한 자식 사랑…너도나도 ‘부의 축적’에 매몰 이런 사회를 반면교사 삼는 2세들은 출산 기피…헉슬리가 풍자한 ‘멋진 신세계’가 현실화할 수도우리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무엇일까? 혹자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지배라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기후위기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종종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호모 사피엔스는 더 이상 자식을 낳고 싶어하지 않으며, 앞으로 더더욱 그럴 것이다. 유엔의 통계에 따르면 출생률이 인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준인 2.1명을 밑도는 나라의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여 현재 100여개에 이르고, 2100년까지 200개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에 따르면 소득, 교육, 노동력 참여 수준과 관계없이 거...

    2024.07.10 20:07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보수는 세로토닌, 진보는 도파민…정치 성향 가르는 ‘유전자 변이’
    보수는 세로토닌, 진보는 도파민…정치 성향 가르는 ‘유전자 변이’

    세로토닌이 활성화될수록 편도체 크기·기능 강화…동물실험서 사회서열과 높은 상관성다른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가 높을 때 동물들은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행동 보여페로몬과 연관돼 짝짓기 행동 정하는 유전인자도 주목…대체로 보수가 자녀 수 더 많아‘모태보수, 모태진보’ 시리즈 첫번째 글에서 정치 성향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요인 중 하나로서 편도체의 역할을 지목한 바 있다. 그 관점에서 보면,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위험을 회피함으로써 생존 확률을 높이려는 진화적 본능에 충실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진화란 유전자에 의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경우에만 작동할 수 있는데, 그 연구들은 뇌 구조나 신경생리학적 특성을 조사한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유전자를 살펴보지는 않았다. 이런 경우 편도체의 기능이 후천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후천적으로 획득된 형질은 다음 세대에 전해지지 않으므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대상이 되지 ...

    2024.06.13 06:00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 성공한 이들의 ‘재능’은 축하로 충분…추앙하지는 말자
    성공한 이들의 ‘재능’은 축하로 충분…추앙하지는 말자

    스타가 상상 초월 수입 얻는 건 그들 재능에 열광하는 군중 때문 돈·기회 ‘선점’한 스타급에 밀려 잠재력에도 기회 놓친 선수 많지만 이런 박탈·착취는 쉽게 포착 안 돼‘값비싼 신호’ 향한 욕망의 세상‘복권당첨자’ 의심 없이 숭배해 이를 ‘능력주의’로 정당화 땀·노력 대가 인정해야 하지만 사회에 기여한 실질 가치 보상을한국의 스포츠스타에 대한 기사를 보니, 해외로 진출한 어느 투수는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884만원을 받았고, 어느 축구선수는 1분을 뛸 때마다 313만원을 벌었다는 계산이 얻어졌다고 한다. 광고나 기타 수입 말고 연봉만 따진 것이다. 팬들은 아마도 그들의 빛나는 재능과 엄청난 양의 노력에 대한 찬사를 보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많은 훈련을 소화한다. 다른 선수들의 수십~수백배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는 것이 수십~수백배의 훈련을 했기 때문일 수 없다.스포츠스타뿐 아니라 유명 영화배우, 가수...

    2024.05.15 20:22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생물학적 현상은 사회적 낙인에 의해 ‘손상된 정체성’이 된다
    생물학적 현상은 사회적 낙인에 의해 ‘손상된 정체성’이 된다

    BMI 차이 40~70% 유전자로 결정동성애는 수많은 동물에게서 관찰이성애자와 뇌 조직·염색체도 달라두 가지 모두 개인적인 문제 아냐위험 회피는 인간의 본능이지만 이들에 대한 혐오에는 편견이 작용비만도 동성애도 전염되지 않는다지난 3월4일이 무슨 날이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2020년 3월4일 ‘세계비만의날’을 맞아 학술지 ‘네이처 의학’에는 비만에 대한 낙인을 멈추어야 한다는 전 세계 전문가들의 공동 합의문이 실렸다. 비만에 대한 낙인은 특별히 현대사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데, 특히 비만 여성에 대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흔히 사회적 압박을 통해 비만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정신적으로 문제를 악화시킴으로써 심각한 의료 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비만한 사람들에 대해 갖는 편견이 정당하지 않은 이유는, 개인 간 체질량지수(BMI)의 차이 중 무려 40~70%가 타고나는 유전자로 설명되기 때...

    2024.04.17 21:11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여전히 취약한 ‘출산선택권’…여성들만의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여전히 취약한 ‘출산선택권’…여성들만의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통적 가정상 강요하는 사회 압력이 여성들 출산과 양육을 당연한 희생으로 간주하게 만들고, 그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경제적 지원을 불필요한 것으로 치부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갖는 여성은 결코 진화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성과 불굴의 의지, 용기로 얻어지는 것이며 싸워서 쟁취해야 하는 것우리가 살고 있는 온전하지 않은 이 세계에 완벽한 균형이란 없다. 암컷과 수컷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랜 자연선택의 역사는 힘이라는 그 균형의 추를 수컷에게로 기울여놓았다. 남성 중심의 사고에서 비롯된 진화생물학적 편견과 싸워온 페미니스트이자 저명한 인류학자 사라 블래퍼 허디는 자신의 책 <여성은 진화하지 않았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페미니스트들은 생물학이 인간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몹시 싫어한다. 그 결과가 여성에게 불리할 것을 짐작하여 알기 때문이다.” 이어 허디는 인류 역사에 모권사회가 지배적인 시기가 있었다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믿음...

    2024.03.20 21:18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