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우리가 어릴 때 병이 나면 정화수를 떠놓고 두 손을 모아 빌곤 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던 할머니의 꿈과 바람은, 있었다면 욕망마저도 단순했던 것 같다. 열심히 일기를 쓰던 어느날, 나는 나 자신의 내면을 향한 독백의 언어가 현란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자신의 정서를 필요 이상으로 장식하고, 가장 솔직담백해야 할 모습에까지 장황한 언어를 끌어다 쓰며 스스로를 치장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바로 그 순간에도 고쳐지지 않던 온갖 화려한 언어들이라니…. 일기를 쓰지 않은 것은 그때부터였다.“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미타불, 아미타불….” 같은 단순한 기도에 이젠 더 깊은 인간의 신심과 겸손한 마음을 느낀다.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이나 깊은 묵상에 잠겨 있는 사람을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낮게 울리는 기도와 꺼지지 않는 촛불들…. 두 손 모아 기도해주고 싶은 사람은 많았으나 기도하는 방법을 몰랐던 내게 낯선...
2009.11.30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