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을 보러 무의도에 갔다. 가끔 명성은 들었지만 별 기대를 갖지 않았는데, 가까운 곳에 그처럼 아름다운 곳이 있어 한 해를 마무리하며 특별보너스를 받은 기분이었다. 다섯 시간가량 바다를 내려다보며 걷고 또 걸었다. 산길은 평소 안 쓰던 근육을 다 쓰게 했지만 가파르지 않았고, 기름져 보이는 검은 뻘에서는 치유의 힘이 느껴졌다. 실미도, 국사봉, 호룡곡산, 환상의 길, 하나개해수욕장…. 노을이 질 무렵, 시간을 잘 조절해 예정대로 도착한 곳에서는 노을을 볼 수 없었다.노을을 보기 위해 사유지인 그곳으로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했는데, 매표소는 한참 떨어진 곳에 있었고, 지형의 특색을 한껏 이용해 표를 사지 않고는 노을의 끝자락도 보지 못하게 해변에는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었다. 결국 같이 간 다섯 명 중 매표소를 향해 정신 없이 달려간 두 사람만 간신히 노을을 보았다. 그다지 여운이 크지 않았던 노을을 보고 난 후 어둠 속에서 우리가 왜 그토록 노을에 집착했는지 생각해 보...
2008.12.08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