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한파가 닥칠 거래서 지붕에 올라가 연통을 속으로 박박 긁어 청소하고, 장작개비를 거실 구석에 바삐 들였다. 구워 먹을 고구마도 쟁여뒀고, 나이를 거꾸로 먹고도 싶어 떡국 봉다리도 샀지. 기막힌 눈구경을 원없이 했으면 바라. 일기예보 가지고도 나는 이리 호들갑을 떠는데, 솔숲은 또 대숲은 꿩이나 힝힝 울고 무심하게 자울댈 뿐이야. 성근 바람에 마른 건초가 살짝 뒤척이는 게 고작이다. 이 숲은 마치 충청도 사람들처럼 무심하고 태평해. 여름날 충청도 어디서 수박을 파는 장꾼의 대화. “저기요 이 수박 어떻게 파세요?” “고 가생이 수박 말여유? 팔겄쥬. 안 팔 거믄 멀라 놔둬꺼슈.” “잘 익은 거겠죠?” “지대루 익었겄쥬. 안 익었음 수박 탓이지 내 탓이거슈?” “달겠지요? 안 달면 어떡해요.” “그람 달겄쥬. 안 달어두 수박 맛은 나겄쥬 뭐.” “만원만 깎아주세요.” “걍 냅둬유. 개나 줘불쥬 뭐.”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은 세상이다만 재밌는 능청엔 솔깃해진다. 나는 충...
2026.01.21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