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 윤상원 열사 생가 마을에 기념관이 들어섰는데, 건축위원장을 맡아 도왔었다. 그때부터 여태껏 인연을 잇고 산다. 고인은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분. 그해 봄날 도청에서 낡은 카빈총을 들고 공수부대와 맞서 싸우다 총상을 입고 산화한 분. 전남 땅에선 보통 아이들이 수능 치고 들어가 댕기는 학교가 전남대학교. 줄여 ‘전대’라고 불러.가끔 뵙는 광주 광산구 외딴 동네 통장님이 나를 전대 나온 고인의 후배로 알고 전대 무슨 학과 몇 학번이냐 묻덩만. “전대 아니고 서울법대 출신입니다만.” “진짜로요?” 내가 겁나게 공부를 못하게 생겼나 너무 놀라시는 눈치네. “서울에서 제법 먼 대학교요.” “오메오메 목사님이 학벌 사기를 칠라고 그라시요잉.” “다음해 재수를 해서는 서울약대에 들어갔죠.” “옴마나야 한술 더 뜨네요잉~” “서울에서 약간 먼 대학교요.” 둘이 웃고 만다. 누가 최근 서울대 계절학기, 그러니까 ‘계엄 절망 학기’를 수강했다는 학벌...
2026.03.11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