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암자 같은 한옥에 수도승처럼 기대 사노라니 차려 먹는 요깃거리도 간소하기 짝이 없다. 국수나 만두, 떡국을 쑤어 먹기도 하고, 면류 요리를 좋아도 해. 가족들은 그래도 밥을 먹어야지 ‘밥심’으로 사는 거지 하며 쓴소리를 해. 누가 기록한 조선시대 유물 책을 보니 보통 청동 밥그릇이 1700㎖ 크기. 요새 밥공기는 350㎖ 정도란다. 무려 한 끼니에 공깃밥 다섯 그릇을 먹었대. 물론 임금이나 양반 말고 누가 날마다 쌀밥을 지어 먹을 수 있었겠냐만.소설가 박완서 선생의 맏딸 호원숙 선생의 ‘엄마 박완서의 부엌’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엔 엄마의 부엌살림과 요리 얘기가 가득해서 반갑더군. <조선요리제법>이란 참고서가 놓인 충신동 옛집의 책장. <죄와 벌>이나 <전쟁과 평화>와 나란히 꽂혀 있었다지. “쌀을 꺼내 물에 씻으면 그 감촉과 빛깔이 질리지 않아. 매일 반복되는 일이어도 지루하지 않은, 그것이 무슨 힘인지는 나도 몰라. 다들 밥심으...
2025.08.20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