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진의 시골편지] 12월의 연하장](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3/12/06/l_2023120701000209500019161.jpg)
연말과 연초면 지인들에게 성탄 카드와 연하장을 부치곤 했었다. 전보 서비스도 종료되어 없어지고, 손으로 꾹꾹 눌러 쓴 엽서를 우체통에 넣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한 스승에게 제자가 묻기를 “스승님! 진정한 친구는 어떻게 가질 수 있나요?” “참된 친구가 만약 있다면 한 명도 기적과 같은 법이다. 둘은 많고, 셋은 불가능해. 나도 그런 친구가 없어 즐겁게 놀지 못하고, 이리 공부만 하는 거 아니냐.” 제자는 골똘히 궁리하더니 고개를 푹 숙이더래. 그대에게 한 명의 기적 같은 친구가 있어 연하장을 부칠 수 있길 비는 마음이다.함석지붕의 오리지널 흙집 ‘토굴’에 머물던 분을 안다. 우리는 억은커녕 이른바 ‘관값’을 남기고 죽는 일도 버거운 인생이었지. 당시 나눈 연하장이 아직 내 기억 속에 있다. 엽서 말미에 색연필로 그려준 별들은 인생이 어둡고 쓸쓸할 때마다 앞길을 비추는 듯해. 또 기억나는 편지가 하나 있는데, 신학자이자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칼 바르트...
2023.12.06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