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녹색세상
  • 전체 기사 745
  • [녹색세상]‘기후 기자’들에 더 많은 힘을
    ‘기후 기자’들에 더 많은 힘을

    이번 6·3 지방선거를 ‘기후 선거’로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많은 준비를 했다. 예를 들어 녹색전환연구소와 더가능연구소, 로컬에너지랩은 ‘기후정치바람’이라는 연대체를 만들어 지방선거와 관련해 수차례 여론조사와 정책 검증을 시도했다.기후정치바람이 지난 3월9일 공개한 여론조사는 ‘기후공약이 좋으면 평소 정치 견해가 달라도 투표하겠다’는 ‘기후 유권자’가 53.5%에 달한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과반수의 유권자들이 기후공약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기후 이슈가 어느 때보다 부각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불러일으킬 만했다.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에 가까웠다. 자신의 지역에서 기후 정치인 후보자를 발견할 수 있는 유권자는 거의 없었다. 각 정당에서 기후 이슈를 기준으로 후보자를 공천하지도 않았고 기후공약에 큰 비중을 두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기후에 관한 한 유권자의 기대와 현실 정치의 간극이 오히려 극명화된 선거였다.양과 질...

    2026.06.04 20:02

  • [녹색세상]재활용 전에 ‘재사용’을
    재활용 전에 ‘재사용’을

    재활용 목재를 구입해 집을 수리한 적이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손가락 몇번 까딱하면 새 목재를 살 수 있었지만 굳이 헌 목재를 사겠다며 없던 트럭까지 구해 찾아갔다. 당시 서울 상암동 ‘문화비축기지’ 공원에는 ‘문화로놀이짱’이라는 곳이 있었다. 대형폐기물에서 쓸 만한 가구를 골라 리폼하거나 수리해 판매하던 곳이다. 마침 버려진 합판과 가벽에서 못을 빼내고 다듬어 자재로 쓸 만한 목재가 있다고 했다. 새 목재보다 싸지도 않고 상태도 제각각이었지만, 괜찮다면 오라고 했다. 그곳에서 폐목재를 구입해 가벽도 세우고 신발장도 짰다. 아쉽게도 지금은 문을 닫았다.그 후 유럽 최초의 제로웨이스트 도시로 불리는 이탈리아 ‘카판노리’를 방문했다. 카판노리는 동네에 들어설 소각장 건설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쓰레기를 줄이지 않으면 결국 다른 동네에라도 또 다른 소각장이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재 서울시가 일부 쓰레기를 다른 지역 소각장으로 보내는 것처럼 말이다. 카판노리는 쓰레...

    2026.05.28 20:28

  • [녹색세상]수돗물 불신을 걷자
    수돗물 불신을 걷자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주요 선진국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 소비를 줄이고 수돗물 직접 음용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공공장소의 음수대 설치를 의무화하고, 식당에서 수돗물을 무료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수돗물 직접 음용률이 60~80%에 달하며, 생수는 주로 탄산수 형태이거나 이동 중 제한적으로 소비되는 편이다. 미국 역시 수돗물 직접 음용률이 60% 이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황을 살펴보면 수돗물 음용보다는 생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2024년 환경부에서 시행한 우리나라 수돗물 음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3.6%는 정수기를 사용하고, 34.3%는 생수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을 마신다고 응답한 비율은 37.9%였지만, 이 가운데 직접 음용하는 경우는 5% 정도이고, 대부분 끓여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진국들은 수돗물을 신뢰하고 환경...

    2026.05.21 19:56

  • [녹색세상]나크바 이후, 기후정의
    나크바 이후, 기후정의

    작년 5월15일 팔레스타인 농학자를 초청한 강연회에 참석했다. 이스라엘 정착민이 팔레스타인 올리브 농장을 파괴하고, 팔레스타인 농부가 자신의 농지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 관해 들었다. 당시 나는 5월15일이 무슨 날인지 묻는 진행자의 말 앞에서 부끄러워지고 말았다. 스승의날 외에 떠오르는 게 없었는데, 팔레스타인인에게 그날은 대재앙이라는 뜻의 ‘나크바’라고 불리는 날이었다. 이스라엘 건국일인 1948년 5월14일의 다음날이었다.기후생태책방 운영을 준비 중이던 나는 지구상 살아가는 일의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착각하던 상태였다. 기후 참사와 생태계 파괴 현안, 개발에 따른 부담 전가의 구조 속 피해받는 존재들에 관한 고민이 녹아든 책방을 꾸리길 바랐다. 기후생태책방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지만 2023년 10월 이후의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인종학살 문제 또한 책방의 주요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안드레아스 말름의 책 <팔레스타인의 파괴는 지구의 파괴다&g...

    2026.05.14 20:21

  • [녹색세상]태양광 50% 한국의 숙제
    태양광 50% 한국의 숙제

    지난 5월1일 노동절은 역사적인 날이었다. 이날 낮 12시25분, 태양광 발전만으로 국내 전체 전력 수요 57.5GW의 50.1%를 공급하는 기록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연휴라 전력 수요가 낮았고, 맑은 날씨 영향이 반영된 결과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그동안 미미하게만 여겨졌던 태양광이 절반 이상의 전력을 충당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하지만 축하만 할 일은 아니다. 총 전력 생산량이 수요를 초과하게 되면 전력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고 극단적으로는 ‘블랙아웃’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량이 늘어난 만큼 다른 발전 설비의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노동절의 기록이 세워진 시간대에 가스발전은 67%, 석탄발전은 59%, 원전은 9%만큼 생산량을 줄였고, 양수발전에서 물을 끌어올려 3.5GW만큼 전기를 더 쓰게 해서 안정적인 전력예비율을 유지했다.태양광은 주야 시간과 날씨에 따라 발전량 변동폭이 큰 대표적인 재생에너지다. 이렇게 기술적으로 대처가 가능하지만 ...

    2026.05.07 20:18

  • [녹색세상]세상을 수리하자
    세상을 수리하자

    내 룸메이트는 아이폰을 쓰고 나는 삼성폰을 쓴다. 두 휴대전화는 같은 영장류에 속하지만 침팬지와 보노보가 다르듯 충전기가 달랐다. 고로 우리는 집에서도, 같이 여행을 가서도 각각의 충전기를 챙겨야 했다. 그런데 최근 룸메이트가 7년간 쓰던 구형 아이폰을 최신 아이폰으로 교체하면서 거실에 충전기를 하나만 두고 같이 쓰게 됐다. 아이폰이 아이폰만의 고유한 충전 단자를 포기하고 다른 기계와 호환되도록 디자인을 변경했기 때문이다.이렇게 스무스하게 될 것을, 그간 아이폰은 왜 그토록 독자적인 충전 방식을 고집해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군말 없이 바꾼 이유는 쉽게 알겠는데 ‘브뤼셀 효과’ 덕분이리라. 유럽연합 의회가 자리한 브뤼셀에서 결정된 정책이 전 세계 국가와 기업의 표준이 되는 현상을 ‘브뤼셀 효과’라고 한다. 예전엔 유럽연합 내 홈페이지에서 뭘 사거나 예약하면 보험 신규 가입하듯 개인정보 동의란이 좌르륵 떴다.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바로 유럽연합의 개인정보 규정이 세계 표준이 ...

    2026.04.30 20:00

  • [녹색세상]중동전쟁과 에너지 정책 전환
    중동전쟁과 에너지 정책 전환

    단기간에 끝날 줄 알았던 중동전쟁이 끝을 알 수 없는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이 있었다. 제4차 중동전쟁으로 인한 산유국들의 석유무기화와 이란혁명이 주요 원인이었다. 약 50년 만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에너지 다소비국가이지만 필요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원유 수입의 중동 의존도가 70% 내외로 압도적으로 높아 중동전쟁의 영향이 다른 나라보다 심각하다. 또한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등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는 제조업이 국가 경제를 견인하고 있어, 유가 상승은 곧바로 기업의 원가 부담 증가와 국가 무역수지 악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에너지 문제의 구조적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정책 전환이 필수적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중동에 집중된 화석연료 도입처를 러시아, 미국, 카자흐스탄 등으로 다변화하여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산...

    2026.04.23 20:01

  • [녹색세상]양수 전력 쓰레기장
    양수 전력 쓰레기장

    지난 주말 강원 홍천에 다녀왔다. 양수발전소 관련 소식에 계속 마음이 쓰였다. 이 사업은 화촌면 풍천리에 하부댐을, 풍천리와 야시대리에 상부댐을 짓는 계획이다. 수몰 예정지에는 지금도 주민들이 살고 있다. 사업에 반대하는 이들은 대부분 70·80대 고령층으로 산과 마을,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8년째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기후붕괴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려면 에너지 전환이 필수적이다.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한 백업 방법 중 하나로 소개된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달리 이해된다. 양수발전소는 잉여 전력의 ‘사용처’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발전소를 멈출 수 없으니 전기를 끝없이 써야만 해서 가동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발전소 가동은 핵산업의 유지·확장에도 도움이 되고, 토건사업과도 결탁하기 좋을 것이다. 발전소라는 이름만 붙었지, 양수 전력 쓰레기장이라고 할 만하지 않은가. 양수발전소 사업을 추진하면서 입출력을 위한 345㎸ ...

    2026.04.16 20:10

  • [녹색세상]올 오어 낫싱의 원전
    올 오어 낫싱의 원전

    사뭇 진지한 어투로 ‘나도 원전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하는 이들은 대체로 정치적 진보에 속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부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음을 모르지 않는 이들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등 현실적 이유 앞에서 그래서 원전이 필요하다고 비장하게 인정한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을 결정하면서 이런 현실론의 스위치를 올렸다.하지만 핵에너지는 기술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올 오어 낫싱’의 특성을 갖는다. 정치적인 측면부터 보자면 원전에 대해서는 ‘조건부’ 인정이 설 자리가 거의 없다. 원전이 필요하다는 인정은 더 많은, 그리고 무한한 핵에너지를 받아들이도록 톱니바퀴를 움직인다. 원전이 ‘얼마나’ 필요한지라는 질문은 봉쇄된다.그래서 한국에는 건설 중인 원전을 포함해 이미 32기의 원자로가 있지만 그것이 많거나 적은 것인지, 얼마나 더 많이 필요한지를 토론하는 국회의원은 없다. 아직 설계와 실증 단계인 소형 모듈 원자로(SMR)를 실제 국가전력...

    2026.04.09 20:02

  • [녹색세상]생산 감축체제 전환
    생산 감축체제 전환

    정규직 월급쟁이 일을 그만둔 후 여러 가지 일을 하는 ‘n잡러’로 살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가게도 하고 리페어 카페도 하고 환경단체에서도 일하고, 가끔은 글도 쓴다. n개의 일이 모두 같은 맥락에 있는데, 바로 화석연료의 역량이 낳은 낭비와 유해성에 반대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이다.하지만 화석연료가 세상을 떠받치는 방식의 존재감을, 이렇게 실감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번 에너지 위기는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가스 공급 충격을 합친 수준이라고 한다. 자동차 5부제 시행이나 에너지 절약 정도는 약과다. 주식 창을 들여다보는 금융권부터, 드럼통으로 받던 원료를 말통으로 받아야 하는 공장까지 흔들리고 있다. 비닐과 플라스틱 용기는 물론 파이프, 전선, 페인트, 접착제까지 죄다 위태롭다.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풍경은 쓰레기 봉투 사재기다. 물자가 없어도 쓰레기는 반드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는, 한국인의 의지가 느껴진달까....

    2026.04.02 20:08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