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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쓰는 말글
  • [알고 쓰는 말글]붉으락푸르락
    붉으락푸르락

    너무 화가 나 얼굴에 드러나는 감정을 감추기 힘들 때가 있다. 이때 ‘울그락불그락’이나 ‘불그락푸르락’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하지만 이는 ‘붉으락푸르락’을 잘못 쓴 것이다. ‘붉으락푸르락’은 몹시 화가 나거나 흥분하여 얼굴빛이 붉게 또는 푸르게 변하는 모양을 일컫는다. ‘울그락불그락’은 사전에 없는 말이고, ‘불그락푸르락’은 ‘붉으락푸르락’을 발음대로 적은 것이다.‘붉으락푸르락’은 ‘붉다’의 어간 ‘붉’에 ‘으락’, ‘푸르다’의 어간 ‘푸르’에 ‘락’이 붙은 단어다. ‘으락’과 ‘락’은 용언의 어간 뒤에 붙어 뜻이 상대되는 두 동작이나 상태가 번갈아 되풀이됨을 나타내는 어미다. ‘으락’은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용언의 어간 뒤에 붙여 쓴다. 그리고 자기 손아귀에 넣고 마음대로 휘두르는 모양을 뜻하는 ‘쥐락펴락’에서 보듯 ‘락’은 받침이 없는 용언의 어간 뒤에 붙여 쓰는 말이다.더러는 ‘붉으락푸르락’을 ‘푸르락붉으락’으로 쓰는 사람이 있는데 이 말 역시 비표준...

    2016.01.07 20:48

  • [알고 쓰는 말글]어줍은 실력
    어줍은 실력

    또 한 해가 시나브로 저물어간다. 12월31일, 오늘이 지나가면 2016년, 또 다른 해가 시작된다. ‘어줍은’ 우리말 실력으로 ‘알고 쓰는 말글’을 시작한 이후 벌써 다섯 번째 해를 맞는다. 글쓰기를 통해 글쓴이의 ‘어쭙잖은’ 우리말 실력을 제대로 알게 된 4년이다.‘어줍다’는 ‘말이나 행동이 익숙지 않아 서툴고 어설프다’란 의미다. ‘어쭙잖다’도 비슷한 뜻으로 쓸 수 있다. 따라서 ‘어줍은 실력’이나 ‘어쭙잖은 실력’은 한뜻이다. 그런데 ‘아주 서툴고 어설프다’란 뜻을 지닌 말을 ‘어쭙잖다’가 아니라 ‘어줍잖다’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어줍잖다’는 ‘어쭙잖다’와는 뜻이 사뭇 다르다.‘어줍다’의 부정어가 ‘어줍지 않다’이고, 그것의 준말이 ‘어줍잖다’이다. 곧 ‘어줍잖다’는 ‘어설프지 않다’란 의미다. 하여 ‘어줍잖은 실력’이라고 하면 ‘괜찮은 실력’ 정도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다만 국립국어원은 사전에 ‘어줍잖다’가 ‘어쭙잖다’의 잘못으로 올라 있기...

    2015.12.30 21:57

  • [알고 쓰는 말글]과메기
    과메기

    겨울철 술안주로 과메기만 한 게 없다. 꽁치를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면서 차게 말린 과메기는 본디 청어로 만들었다. 그런데 청어가 귀해지면서 꽁치가 청어 자리를 꿰차고 앉아 지금에 이르렀다. 한데 최근 사라졌던 원조 ‘청어 과메기’의 생산량이 늘고 있다고 하니 미식가들이나 주당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과메기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과메기는 한자말 관목(貫目·건청어)에서 왔다고 한다. ‘목’의 포항지역 방언이 ‘메기’다. 포항지역에서 ‘관목’을 관메기로 부르다가, ‘ㄴ’이 소실되면서 과메기가 되었다는 게 통설이다. 하지만 관목에 ‘이’가 붙어 ‘관목이’가 되고 다시 ‘과목이’ ‘과뫼기’를 거쳐 과메기로 굳어졌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반면 일각에선 과메기가 순우리말이라는 반론을 펴기도 한다. 우리글이 없던 시절 과메기와 소리가 비슷한 한자를 빌려 표기한 것이 ‘관목’이라는 것이다. ‘관목’은 눈을 뚫었음을 뜻하는 한자말이다. 당시 포항에선 과메...

    2015.12.23 20:57

  • [알고 쓰는 말글]대인배를 위한 변명
    대인배를 위한 변명

    요즘 소인배(小人輩)의 상대어로 대인배(大人輩)를 쓰는 걸 종종 본다. 그런데 대인배란 말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적확하게 말하면 ‘배(輩)’에 대한 거부감이겠다. 소인배, 폭력배, 불량배, 간신배처럼 ‘배’는 부정적인 말에 주로 붙여 쓰기 때문이다.하지만 선배, 후배, 동년배, 연배에는 부정적인 어감을 찾을 수 없다. 여기에 인재가 계속하여 나온다는 의미를 지닌 배출(輩出)까지 고려하면 ‘배’에 부정적인 뜻만 있는 것도 아닌 듯하다. ‘배’는 무리를 이룬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일 뿐이다. ‘배’가 붙어 좋은 뜻이 나쁜 뜻으로 변한 것도 아니다.우리말엔 ‘배’처럼 긍정과 부정의 뜻에 모두 쓸 수 있는 접사가 더러 있다. ‘꾼’이 그런 경우다. ‘난봉꾼’ ‘노름꾼’ ‘도벌꾼’의 ‘꾼’은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살림꾼’ ‘재주꾼’ ‘재간꾼’ ‘씨름꾼’의 ‘꾼’은 긍정의 뜻을 갖고 있다.국립국어원도 ‘묻고 답하기’ 코너에서 ‘표준국어대사전’에...

    2015.12.16 20:51

  • [알고 쓰는 말글]궐련(卷煙)
    궐련(卷煙)

    정부가 흡연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올해 초 담뱃값을 인상했다. 그런데 잠시 떨어지는 듯하던 담배 판매량이 최근 다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결국 담뱃값만 올라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킨 꼴이 됐다.얇은 종이로 가늘고 길게 말아 놓은 담배를 ‘궐련(卷煙)’이라고 한다. 그런데 궐련의 한자가 좀 이상하다. ‘卷煙’을 한자음대로 읽으면 ‘권연’이 된다. 하지만 한자는 ‘卷煙’으로 쓰고 전혀 다른 음인 ‘궐련’으로 읽는다. 왜 그런 것일까. ‘궐련’은 ‘권연’에서 변한 말이다. 즉 ‘궐련’의 원말이 ‘권연’이다. 사람들이 ‘권연’보다는 ‘궐련’으로 발음하는 게 편해 ‘궐련’으로 읽으면서 그대로 굳어진 것이다.우리말 가운데 한자말을 우리말로 적을 때 원래 소리가 아닌 변한 음으로 적는 단어가 더러 있다. ‘초승’ ‘이승’ ‘저승’ ‘금실’ ‘출애굽기’ 등이 바로 그런 말들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도 ‘권연’을 ‘궐련(卷▽煙▽)’으로 표기해 음이 변한 것...

    2015.12.09 20:38

  • [알고 쓰는 말글]외풍과 웃풍
    외풍과 웃풍

    춥다, 추워! 이제 겨울이다. 아파트가 오래돼서인지 문틈으로 겨울바람이 세차게 들어온다. 천성이 게으른 탓에 뒤늦게 ‘외풍’ 막는다고 문틈에 문풍지 붙이고, ‘웃풍’ 없앤다며 창문에 ‘뽁뽁이’ 바르고 난리를 떨었다. 그래도 추운 건 어쩔 수 없다.‘외풍’ ‘웃풍’ ‘우풍’. 이들은 뜻이 서로 비슷한 듯하지만 다른 말이다. ‘외풍(外風)’은 한자말 그대로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말한다. 그래서 ‘외풍을 막기 위해 문틈 사이에 문풍지를 꼼꼼히 붙였다’처럼 쓰는 단어이다. 특히 ‘외풍’ 중에서도 좁은 틈으로 세차게 불어 드는 바람을 ‘황소바람’이라고 일컫는다.‘외풍’과 잘 헷갈리는 말이 ‘웃풍’이다. ‘웃풍’은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아니다. 겨울에 방 안의 천장이나 벽 사이로 스며들어 오는 찬 기운을 의미한다. ‘웃바람’이라고도 한다. ‘외풍’은 찬 바람을 말하고, ‘웃풍’은 찬 기운을 뜻하는 것이다.‘우풍이 세다’처럼 쓰는 ‘우풍’은 틀린 말이다. ‘우풍...

    2015.12.02 20:46

  • [알고 쓰는 말글]‘깜’도 안된다
    ‘깜’도 안된다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던진 “깜도 안된다”란 말이 한때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는 한 후보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깜이 안된다”란 발언으로 상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깜’, 무슨 뜻인가. 문맥상으로 ‘깜’이란 단어의 의미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깜’은 이야깃거리나 자격을 의미한다.‘깜’은 많이 쓰이지만 국어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자격을 갖춘 사람 또는 대상이 되는 도구나 사물을 뜻하는 우리말은 ‘감’이다. 신랑감, 장군감, 놀림감, 안줏감에서 보듯 ‘감’은 주로 명사 뒤에 붙어 접미사처럼 쓰인다. ‘감’은 “그는 그 일을 맡을 만한 감이 못된다” 따위로 쓰이기도 하지만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단독으로 쓰인 ‘감’을 된소리로 발음한 말이 ‘깜’이다.사전에 근거하면 ‘감도 안된다’가 바른 표현이다. 문제는 글맛이나 말맛이 영 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현실 언어로 많이 쓰이는 ‘깜’을 ‘감’의 센말로 인정하면 문제가 간...

    2015.11.25 20:39

  • [알고 쓰는 말글]말이 헛나오다
    말이 헛나오다

    “말이 헛나오는 바람에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 사람들은 이와 같이 ‘말을 잘못하여 실수를 저지르다’는 의미로 ‘말이 헛나오다’란 표현을 많이 쓴다. 그런데 국어사전을 아무리 뒤져봐도 ‘헛나오다’란 단어가 보이지 않는다.대신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나가다’란 뜻인 ‘헛나가다’가 ‘말이 헛나가다’라는 예문과 함께 표제어로 올라 있다. 사전에 따르면 ‘말이 헛나가다’가 보다 적확한 표현인 셈이다. 그러면 ‘헛나오다’는 틀린 말일까.‘헛’은 일부 명사나 동사 앞에 붙어 새 단어를 만드는 접두사다. 명사 앞에 붙은 ‘헛’은 명사에 ‘이유나 보람 없는’ ‘쓸데없는’의 뜻을 더해준다. 따라서 ‘헛이름’은 실속 없는 헛된 명성을 뜻하고, ‘헛고생’은 보람 없이 하는 고생을 가리킨다. 또 ‘헛바람’은 쓸데없이 부는 바람을, ‘헛웃음’은 마음에 없이 지어서 웃는 웃음을 말한다.‘헛듣다’ ‘헛먹다’ ‘헛보다’ ‘헛살다’ ‘헛디디다’ 등에서처럼 동사 앞에 붙은 ‘헛’은 ...

    2015.11.11 23:09

  • [알고 쓰는 말글]오지랖과 오지라퍼
    오지랖과 오지라퍼

    요즘 <코미디빅리그>의 새 코너 ‘오지라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오지라퍼’는 이국주씨와 이상준씨의 남다른 입심 대결이 돋보이는 개그 코너의 제목이다. ‘오지라퍼’는 2007년 무렵 ‘오지랖’에 영어권에서 사람을 뜻하는 접사 ‘er’를 붙여 만든 신조어로, ‘오지랖이 넓은 사람’을 일컫는다.오지랖은 원래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말한다. 하지만 ‘오지랖’을 일상생활 속에서 앞자락이란 의미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지랖’은 ‘오지랖이 넓다’라는 관용구로 주로 쓰인다. ‘오지랖’은 남의 작은 어려운 일에도 마음이 아파 도와주려고 무던히 애쓰는 사람을 가리키는 좋은 뜻으로 쓸 수 있을 듯하다.그런데 사람들은 ‘오지랖’을 주로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사람을 살짝 비꼬는 말로 사용한다. 따라서 이 말은 대체로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요즘은 ‘웬 오지랖?’에서 보듯 ‘오지랖’만 사용해 ‘주제넘게 간섭하기를 좋아하는 기질이 있...

    2015.11.04 20:58

  • [알고 쓰는 말글]말빨? 말발!
    말빨? 말발!

    “죽을 각오로 말발을 세우는 자는 아무리 소수라 해도 두려운 법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말발’을 찾으면 나오는 관용구다. ‘말발을 세우다’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는 뜻이다.여기서 ‘말발’은 말의 기세나 힘을 의미한다. ‘말’ 뒤의 ‘발’은 ‘기세’ 또는 ‘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끗발’ ‘물발’ ‘안주발’ ‘술발’ ‘오줌발’ 등이 그런 의미로 쓰인 것이다. 사람들이 ‘당당한 기세’란 뜻으로 많이 쓰는 ‘끝발’ 혹은 ‘끝빨’은 ‘끗발’이 바른말이다. 화투 같은 노름 따위에서 셈을 치는 점수를 나타내는 단위가 ‘끗’이고 좋은 끗수가 잇따라 나오는 기세를 일컬어 ‘끗발’이라고 한다. 접미사 ‘발’은 ‘약발’ ‘사진발’ ‘조명발’ ‘화장발’ 따위에서 보듯 일부 명사 뒤에 붙어 ‘효과’의 뜻을 더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말발’ ‘조명발’ ‘화장발’ 등을 ‘말빨’ ‘조명빨’ ‘화장빨’ 등으로 잘못 쓰는 이들이 많다. 접미사 ‘발’의 실제 발음이 ‘빨’이기...

    2015.10.28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