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P형님의 정년퇴직을 응원한다](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4/27/l_2025042801000782300080491.jpg)
“밥은 묵었는가?”아침 6시. 일어나기도 빠듯한 시간에 무슨 밥을 먹었겠나. 인사성 질문을 던진 P형님은 이쑤시개를 입에 물고 방울뱀 소리를 냈다. 입가심을 하려는지 창고 앞 테이블에서 맥주를 따르며 내게 권했다. 손바닥을 보이자 예상한 답인 듯 P형님은 두 번 권하지 않고 들이켰다. 사람들이 좀 더 나와야 하니 기다리기 무료한 척 두 번째 잔을 채웠다. 대농이자 작업 창고의 주인인 형님은 모판에 볍씨를 뿌리는 작업을 앞두고 노동에 적합한 혈중알코올농도를 맞추는 중이다. 이리 해야 기운이 난다며 영양제 마시듯 들이켰다.묵직한 안개와 구름 없는 하늘을 보니 죽어나기 딱 좋은 날이다. 해는 노고단 위로 번듯하게 떴지만 사람이 뜨질 않는다. 모판 작업을 위한 적정 인원은 9명에 다다익선이다. 반자동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과정은 한 번 돌아가기 시작하면 꼼짝할 수 없다. 그동안 젊은 50대부터 꽉 찬 70대까지 10명은 쉽게 모였는데, 이번에는 겨우 7명이었다....
2025.04.27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