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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선]알바 ‘절도범’ 만드는 점주들
    알바 ‘절도범’ 만드는 점주들

    한 달 전 직장갑질119는 ‘알바 절도 누명 대응팀’을 꾸렸다. 직장갑질119에 도착한 한 편의점 직원의 e메일이 계기였다. 노동청에 임금 체불 진정을 했더니 점주가 절도로 고소하겠다는 것이었다. 폐기 음식물은 먹어도 된다고 해서 먹었는데, 점주는 CCTV를 뒤져 직원이 폐기 음식물을 먹는 장면을 찾아냈고, 그걸 증거로 절도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취업준비를 하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한 청년은 한순간에 절도 누명을 뒤집어썼다. 이런 사연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응팀을 꾸린 데에는 이유가 있다.편의점주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직원 대처법이 공유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직원에게 폐기 음식물을 먹어도 된다고 알릴 때, 말로 하고 메시지로는 남기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다가 직원이 노동법 위반으로 신고하면, 절도·횡령 맞고소로 대응하라는 것이다. 점주들에게는 CCTV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지만 직원에게는 억울함을 풀 물증이 없으니, 직원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신고를 취하할 ...

    2026.04.12 19:57

  • [시선]‘청년’ 정치인의 존재 이유
    ‘청년’ 정치인의 존재 이유

    문인들은 청년을 봄과 여름으로, 중년과 노년을 가을이나 겨울로 묘사하곤 한다. 어떤 철학자에게 청년은 펄펄 뛰는 심장이며, 희망, 용기, 기쁨, 곧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그러니 젊은 그가 세상에 대한 냉소와 비겁한 태도를 갖는다면, 그는 청년이 아닐 것이다. 반대로 일상에서 희망, 용기, 기쁨을 나누는 노년이 있다면, 그는 두근대는 심장의 아름다운 청년일 수 있겠다.2024년 12월14일 윤석열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에 추운 광장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1947년생 어떤 한국 “할아버지”를 외신이 포착해 전 세계로 전한 것은 가을빛 그에게서 봄빛 청년을 발견한 흥분과 감동 때문이었으리라. 한국전쟁, 4·19 혁명, 민주화 투쟁 등 험한 한국 현대사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을 더 좋은 사회에 대한 희망, 그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고령에도 한겨울 광장으로 담대하게 나섰을 용기, 그리고 마침내 날아든 희소식에 요동쳤을 그의 심장은 청년의 심장 바로 그것이었을 테니까....

    2026.04.05 19:56

  • [시선]생리대와 AI
    생리대와 AI

    생리대와 AI는 닮았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닮은 점은 둘 다 곧 한국 사회에서 누구나 쓸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다. 작년 말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 문제를 처음 언급한 이후 ‘100원 생리대’가 등장하더니 올해 7월부터 공공시설에 무료 생리대가 시범적으로 비치된다고 한다. 본격적인 공공생리대 사업은 내년부터 시작이다. ‘모두의 AI’는 지난 2월 발표된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의 주요 과제로 실려 있다. 최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구나 AI를 한글처럼 쓸 수 있도록” AI를 전 국민에게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전 국민 AI 경진대회가 연말까지 계속되며, 8월에는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오픈소스가 공개될 예정이다.두 번째로 닮은 점은 아직 안전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일회용 생리대에 포함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2017년 여성환경연대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생리대 파동’ 이후 1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유...

    2026.03.29 19:53

  • [시선]준동 준우
    준동 준우

    작은 강아지의 이름은 준동이었다. 준동이는 준우 동생의 줄임말이라고 준우 아빠가 말해주었다. 준우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고 강아지와 함께 살고 싶어 했다. 강아지를 잘 돌보겠다는 굳은 약속을 하고 준우가 오랫동안 부모님을 설득해온 이 가족은 드디어 일주일 전 강아지를 입양했다. 준우의 부모님은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어린 강아지를 데려오셨다고 했다. 가족에게 첫 반려동물이었고, 그날은 강아지의 첫번째 예방접종 날이었다.청진하고 체온을 잴 때 준우는 작은 강아지에게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준동이가 떨어지지 않게 진료대 주변을 자기 팔로 막았고, 준동이의 움직임을 따라 팔도 같이 움직였다. 강아지의 귓속 상태를 보기 위해 검이경을 준동이의 귀에 가까이 대니 준우는 옆에서 “준동아~ 괜찮아. 형아 옆에 있어”라고 말하며 강아지를 달래주었다. 그 진지한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올 것 같았지만 꾹 참았다. 준동이에게 좋은 보호자가 되고 싶어 하는 준우의 진심을 응원하기 위해 나는 ...

    2026.03.22 19:52

  • [시선]내일이 없는 사람들
    내일이 없는 사람들

    정부가 쪼개기 계약 근절에 나섰다. 기사를 본 순간, 나는 제일 먼저 아파트 경비원들을 떠올렸다. 언젠가부터 아파트 경비원의 근무기간은 3개월로 줄어들었다. 3개월 일하고 나서 사용자 눈 밖에 나지 않으면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이다. ‘그 경비원, 잘라버려요’라는 입주민의 말 한마디에도 계약은 끝난다. 관리소장의 마음에 안 들어도 계약은 끝난다. 노동조합이나 노동청 진정은 상상할 수 없다. 시키는 일은 모두 해야 한다. 그래야 계속 일할 수 있다.사용자로서는 이보다 좋은 방편이 없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용자에게 무조건 복종하게 만드는 것이 쪼개기 계약이다. 3개월 계약을 반복하다가 1년이 되기 전 계약을 끝내면 연 15일의 연차휴가를 줄 필요가 없다. 퇴직금도 지급할 필요가 없다. 그리하여 입주민들이 매달 꼬박꼬박 내는 퇴직적립금은 용역업체의 몫이 된다.그다음 떠오른 사람은 중소제조업체 파견노동자들이다. 이들의 계약기간도 3개월이다.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은 근로자 파...

    2026.03.15 19:54

  • [시선]여성의날, 국격을 묻다
    여성의날, 국격을 묻다

    1908년 3월8일 수많은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더 나은 노동환경과 정치참여를 요구했다. 당시 그들은 밀폐된 공장에서 남자 동료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으로 하루 12시간 이상씩 일했다. 이들의 구호는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였는데, 빵은 평등한 임금을 통한 생존권을, 장미는 투표를 통한 참정권을 뜻했다. 이미 1898년 한반도에도 익명 ‘김소사’·‘이소사’가 발표한, 지금 시각으로도 여성교육과 노동에 관한 매우 진보적인 선언문 ‘여권통문’이 있었다. 또한 일제 착취가 극에 달한 1930년대 높은 지붕에 올라 ‘체공녀’(滯空女·공중에 머무는 여성)라 불리며 임금 인상과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한, 독립투사이자 고무공장 노동자 강주룡도 있다. 당시 여성은 일본 남성노동자의 25%, 한국 남성노동자의 60%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았다. 그러므로 여성의 생존권 투쟁이, 그 투쟁의 방향을 제시한 사상 페미니즘이 서구의 것이고, 한국은 이를 전수(傳受)한 것으로 왜곡한다면 그건...

    2026.03.08 19:55

  • [시선]성평등가족부에 ‘AI정책실’을!
    성평등가족부에 ‘AI정책실’을!

    지난 2월25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에서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이하 행동계획) 확정안을 발표했다. 전문가 검토와 대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된 국가 AI 액션플랜인 만큼, 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연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가는 길에 성평등가족부(이하 성평등부) 그리고 여성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200쪽에 가까운 이 문서에는 AI 혁신 생태계 조성, 범국가 AI 기반 대전환, 글로벌 AI 기본사회 기여라는 3개의 큰 정책축 아래 총 99개의 실행과제가 빼곡하게 제시돼 있다. 전체 문서에서 성평등부는 모두 10번 등장한다. 실행과제 개수로는 6개이다. 이 중 AI 혁신 생태계 조성에 속하는 실행과제는 ‘초중고 전 학년에서 연속적인 디지털교육 필수 이수’와 ‘AI 인재 경력 단절 해소’이다. 나머지 4개의 실행과제인 ‘모두를 위한 AI 기본사회 추진계획 수립’ ‘AI 시대 생애 경제 통합 전략 마련’ ‘AI 시대 복지·돌봄의 접근성 확대’ ‘AI 범죄...

    2026.03.01 19:49

  • [시선]닭, 사람, 사랑…내가 본 기적
    닭, 사람, 사랑…내가 본 기적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월의 퇴근길이었다. 나무 밑에서 바닥을 부리로 쪼고 있는 새를 보았다. 멀리서는 하얗고 둥근 털 뭉치로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익숙한 새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닭이었다. 빼곡하게 자라난 초록 풀들 사이로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디디며 바닥을 쪼다가 공중으로 무언가를 가볍게 던지기도 했다. 움직이는 나를 발견하고 머리를 들어 닭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퇴근길에 닭을 만난 건 처음이었다.가까이 가보니 한 여성이 닭의 옆에 서 있었고 작은 갈색 개도 주변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개는 가만히 서서 냄새를 맡다가도 껑충껑충 뛰어다녔는데 아주 신나 보였다. 닭은 강아지가 갑자기 가까이 뛰어와도 신경 쓰지 않고 바닥 쪼는 일에 집중했다. 오랫동안 함께 지낸 사이인 듯 친밀하고 편안해 보였다. 닭과 개, 사람은 함께 무르익은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그 여성에게 말을 건넸다. 닭이 참 예쁘고, 개와도 친해 ...

    2026.02.22 19:53

  • [시선]생색내기는 이제 그만
    생색내기는 이제 그만

    2013년 재택근무 노동자를 대리해 퇴직금 청구 소송을 했다. 인터넷 게시물을 검열하는 사람이었는데 출퇴근 시간에 맞춰 인트라넷에 접속했고, 메신저를 통해 관리자의 지휘와 감독을 받았다. 최저임금을 받았고, 매주 고정된 휴일이 있었다. 그렇게 10년 가까이 일을 했건만 회사는 퇴직금을 주지 않았다. 집에서 일을 하므로 근로자가 아니고, 근로자가 아니니 퇴직금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까지 갔지만 모두 패소했다.판결이 나고 몇년 후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휩쓸었다. 많은 직장에 재택근무가 도입됐다. 판사들도 재판이 없는 날에는 원격근무 방식으로 일을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는 재택근무 노동자를 대리해 소송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결과가 정반대였다. 법원은, 재택근무자도 근로자이고 회사가 한 행위는 계약해지가 아니라 부당해고라고 했다. 두 사건 간에 사실의 차이는 없었다. 그런데도 다른 판결이 난 이유는, 회사에...

    2026.02.08 20:00

  • [시선]합격자 현수막은 내립시다
    합격자 현수막은 내립시다

    세계가치관조사가 보여주는 한국 엘리트의 청렴도는 늘 낮다. 뉴스 속 정치 엘리트의 공천 비리, 불법 부동산 거래, 성폭력 등은 이를 방증한다. 부패의 중심인물 대부분이 ‘명문대’ 출신임에도, 한국 사회는 ‘좋은 학벌’과 고시 합격으로 ‘엘리트 코스’에 오른 그들을 선망하고 떠받든다.‘교육의 시장화’는 정부 주도의 공교육 역할이 사교육 시장으로 넘어간 현실이나, 교육 주체인 학생과 부모가 소비자처럼 학교와 교사를 서비스 제공자로 추락시킨 현상 등을 일컫는다. 대학의 시장화는 양상이 조금 다른데, 취업에 유리하다 싶은 지식만을 유용한 지식으로 취급해, 각 대학은 물론 전공학과도 상품처럼 등급화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비판적 성찰성이 업무능력과는 무관하다 여겨지는지, 인문계 전공생이 (취업 못해 죄송하다는 의미의) ‘문송합니다’로 불린 지는 꽤 오래다. 그렇다 보니 이들의 경영학 관련 이중전공·복수전공은 드물지 않다.그것도 부족하다 싶으면 졸업 후 법학전문대학원의 문을 두드리...

    2026.02.0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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