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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선]노동법 위반에 유독 후한 검찰
    노동법 위반에 유독 후한 검찰

    임금을 주지 않는 것은 범죄다.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돈 떼어먹는 행위가 사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임금을 주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차이점은 있다. 사기죄는 처음부터 돈을 주지 않을 요량으로 속이는 때에만 성립한다. 반면 임금 미지급은 사정을 불문하고 범죄가 된다. 강력하게 처벌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첫째, 돈의 액면 가치는 동일하지만, 임금은 더 특별한 가치가 있다. 임금은 노동의 대가이자 생계유지를 위한 절대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용자는 임금의 결정과 지급을 좌우하는 힘을 가졌다. 그러니 그 힘의 남용은 죄질이 더 나쁠 수밖에 없다. 셋째,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노동조건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는 노동법을 만들었고, 노동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 위반 행위를 처벌한다.누구나 알아야 할 사실이지만, 특히 더 잘 알아야 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검찰이다...

    2026.01.11 19:55

  • [시선]지역청년, 파이팅!
    지역청년, 파이팅!

    수많은 기행과 비행도 모자라 최악의 만행 불법계엄으로 그가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그 와중에도 새해는 밝았고, 우리는 이제 민주사회 구성원답게 ‘따로 또 같이’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큰 폭으로 인구가 줄며 그 지속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지역소멸 위기’만큼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가 또 있을까.곳곳이 비교적 고르게 성장한 유럽은 한 사회의 중심은 도시가 아니라 지역임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장기간 불황의 흔적인 듯, 유럽 큰 도시의 건물 곳곳에 붙은 ‘임대 문의’ 스티커는 외국인조차 불안하게 하지만, 지역으로 갈수록 느껴지는 여유와 풍요는 유럽의 저력이 지역에 있음을 확인시킨다. 동시에, 한국과 다른 그들의 도농(都農) 질서는 대한민국 서울의 몸집이 지극히 비정상임을 일깨운다.고위공무원, 기업 임원, 전문직으로 일하며 서울에 거주하는 중산층 친구 중에는 지역 출신이 적지 않다. 1960년대생인 그들은 부모님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고...

    2026.01.04 19:57

  • [시선]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하청노동자를 정규직화한다고 안전해지나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해법으로 하청노동자를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수많은 전문가와 연구자, 기업과 공무원들이 되받는 질문이다.2016년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를 계기로 사회적으로 확산된 ‘위험의 외주화’라는 문제는 비용 절감 등의 목적으로 위험한 업무가 외주화한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정 화학물질, 특정 기계장치는 배치에 따라 관리 가능한 위험일 수도 있고, 관리 불가능한 위험이 되기도 한다. 원청에서 하청으로 노동 과정이 단절되고, 원청노동자와 하청노동자 사이에 위계와 차별이 발생한다는 것은 특정 화학물질이나 기계장치를 둘러싼 배치의 변화를 불러온다. 그것은 그 자체로 관리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아웃소싱된 위험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위험’이다.‘새로운 위험’의 특징으로는 관리의 복잡성과 소통의 단절, 노동의 위계로 인한 차별과 배제가 자리한다. 법적인 계약은 특정 업무를 말끔하게 떼어낼 수 있지만, 실...

    2025.12.28 20:03

  • [시선]장애 이주민도 함께 잘 살자
    장애 이주민도 함께 잘 살자

    인간은 누구나 장애인이 된다. 전 생애동안 얼마나 장애인으로 사느냐에 따라 개인별 편차가 있을 뿐, 누구나 장애인이 되는 순간이 존재한다. 이주민도 마찬가지다. 발달장애인으로 태어나 살고 있는 이주아동부터 산업재해를 당해 신체 일부가 절단된 이주노동자까지, 모든 이주민은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장애인이 될 수 있다.장애인은 사회제도적 장벽으로 인간의 기본권을 향유하는 데 배제되기 쉽다.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동권, 접근권에 대한 제약이 심각하다. 장애 이주민은 여기에 외국인에 대한 배제가 더해져 이중고, 삼중고를 겪는다.외국인인 장애인은 원칙적으로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없다. 일부 체류 자격을 가진 사람만 장애인 등록이 가능하다. 그마저도 활동지원, 보조기기의 교부, 거주시설 이용, 통합돌봄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없다. 장애 이주민에 대한 생계와 ...

    2025.12.21 19:53

  • [시선]김장은 누가 잇나
    김장은 누가 잇나

    이 무렵 도시와 농촌을 지배하는 색깔은 붉은색이다. 크리스마스와 김장. 비슷하나 다르다. 산타클로스의 빨간 의상이 한 음료회사가 마케팅을 위해 만든 얕은 색깔이라면 김장의 색은 묵직하고 강렬하며 현실적이다. 그냥 찍어 바르면 나오는 색이 아니다. 고춧가루 하나만으로는 깊은 색을 낼 수 없다. 육수와 온갖 열매를 갈아 넣은 농축액의 발현이다.김장용 깔개에 둘러앉은 동네 어머니들의 손은 배추 마사지로 바빴다. 마을의 김장은 도장깨기식으로 진행된다. 날짜와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각 집의 디데이(D-day)를 사전 조율한 뒤 10명 정도의 어머니들이 하루에 2건 정도씩 해치우는 방식이다. 오봉댁 어머니네도 350포기짜리 2차전을 치르는 중이었다. 깔끔하게 치운 창고에서 가족을 포함해 20명 정도가 체계적으로 움직였다.“여기!” “예. 갖구 가요!”“막둥아!” “다 펐어요!”문장에 주어나 목적어가 없어도 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틈틈이 깔깔거리는 호흡 소리와 ...

    2025.12.14 20:05

  • [시선]시작조차 안 된 내란 종식
    시작조차 안 된 내란 종식

    연말 기분을 즐길 새도 없이 12·3 불법계엄 1년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 여야가 서로에게 “히틀러” “나치” 등 막말만 던지는 통에 “적폐 청산”으로 이룬 것 없이 끝난 촛불혁명처럼, 빛의 혁명도 거창한 구호 “내란 종식”과는 달리 성과 없이 끝날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 경험해왔듯, 청산과 종식이 대통령과 몇명의 측근에 대한 사법적 심판만으로 가능한 것인지, 한국 사회의 적폐와 내란이 몇명만을 감옥에 보낸다고 해서 끝이 날, 그렇게 얇고 가벼운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주먹을 불끈 쥔 채 “독재 타도!”를 외치고, “민주주의여 만세!”를 부르며 눈물 흘리던 1980년대의 그들이 민주주의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룰 수 있는 가치일지 배우려 노력했는지 의심한다. 박종철·이한열이라는 두 청년 열사의 죽음으로 마침내 열린 ‘87 민주화 체제’ 이후까지도 체감되지 않던 ‘일상적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한 세대 이후 2017년 촛불혁명으...

    2025.12.07 20:10

  • [시선]생명·안전권을 법으로
    생명·안전권을 법으로

    재난에 앞서 존재해야 할 법이 재난이 발생한 후에야 발의되고 폐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재난·참사 피해자들이 하나같이 있어야 할 법으로 꼽는 것이 ‘생명안전기본법’이다. 대형 재난·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이 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그때뿐이다.“이태원참사가 나고 유가족이 되니, 가장 뼈아픈 것이 생명안전기본법이 없다는 것이에요. 피해자 권리를 위한 기본적인 법이 없다 보니 당연히 정부가 해야 할 일조차 유가족들이 싸워야만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겁니다.” 몇해 전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싸우는 와중, 불쑥 건넨 말이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내심 놀랍고 반가웠다. 생명안전기본법이 없으니 재난·참사 유가족들은 당장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먼저 요구하게 되고, 정치권은 당장의 사안만 해결하려고 하니 생명안전기본법은 자꾸만 뒤로 밀리게 되는 일이 반복됐다. 법안이 5년째 국회에서 표류하는 사이 2022년 이태원참사,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 20...

    2025.11.30 20:06

  • [시선]미등록 단속 정책 손봐야
    미등록 단속 정책 손봐야

    대구 성서공단의 한 공장에서 베트남 국적의 청년이 추락해 숨졌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색출하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단속을 피하려다 벌어진 참사다. 희생된 뚜안은 ‘불법체류자’가 아니었다. 25세의 여성, 한국 대학을 막 졸업하고 구직 체류자격을 받아 취업을 준비하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는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지 2주 만에 사망했다.법무부는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한 후 단속을 마쳤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월29일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오후 4시 단속을 종료하고 오후 6시 이전 철수했으며, 사망 시각은 오후 6시30분 이후”라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뚜안의 SNS 기록을 살펴보면 오후 6시26분에도 출입국(단속반원)이 명단을 가지고 있고, 아직 못 찾은 사람을 찾고 있는 상황이었음이 드러난다.법무부가 ‘적법절차 준수’ ‘안전사고 예방 조치’를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간 출입국 단속 과정에서...

    2025.11.23 21:31

  • [시선]나누고 비우는 겨울
    나누고 비우는 겨울

    들판이 순식간에 속살을 드러낸다. 추수 마친 검은 논바닥을 홑이불처럼 덮었던 볏짚은 며칠 버티지 못하고 공룡알로 변태되며 싹쓸이당했다. 느릿하게 보이던 수확 작업도 거의 마무리되고 사람의 손끝이 필요한 갈무리가 남았다. 털고 때리고 모으고 쟁이는 일이다. 그러고 나면 비로소 겨울 휴식이다. 보통은 두 달 남짓, 김장 마치고 이듬해 입춘까지는 농한기를 보낸다. 옛날 같으면 사랑방에서 새끼 꼬고 화로에 고구마 꽂아두던 그때다. 새끼 안 꼬아도 된다고 해서 놀거나 자빠져 있기를 즐기는 농민은 없다. 과일나무 가지치기도 해야 하고, 화목난로를 때는 집은 쉴 새 없이 나무도 마련해야 한다. 양파 마늘밭도 손길을 부른다.이민 가듯 서울을 떠난 뒤 열다섯 번째 맞는 겨울이다. 매년 겨울이면 프로야구 선수들 동계훈련하듯이 몸도 만들고 체력도 키워서 봄을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품는다. 많은 시간을 채웠던 노동을 운동으로 교체하려는 계획도 세운다. 메모지를 붙이며 다짐을 상징하고, 화엄사 계곡을...

    2025.11.16 21:43

  • [시선]위험한 ‘초짜’ 포퓰리스트
    위험한 ‘초짜’ 포퓰리스트

    “주문하는 게 맞나 싶지. 일자리도 좋지만, 과로는 안 되니까. 근데 새벽배송이 필요할 때가 있거든.” 새벽배송 활용 경험에 관한 질문에 돌아온 답인데 관련자들의 일자리, 노동권, 편익 사이의 ‘균형’에 대한 고민이 느껴진다. 사실 이 고민은 정치의 몫이다. 다양한 입장과 요구, 상충하는 권리들 사이에서 균형을 기대받지만, 정치인들은 요즘 한쪽에만 편승하는 ‘두 개의 국민체제’를 부추겨 포퓰리스트가 된다.한 ‘초짜’ 정치인의 정치적 수사(修辭)로서의 “동료 시민”과는 달리, 실제 ‘동료 시민’은 상대와 나의 권리 사이에서 타협과 양보를 고민하며 균형을 찾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양보하고 양보받는 등 서로를 동등한 협상 주체로 여기기에 ‘공존’하며 관계를 지속한다. 공존의 다른 이름, 평등 역시도 관계의 지속성을 추구하며, 구성원들의 평등한 공존으로 동료 시민들의 공동체는 지속 가능해진다.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협은 단지 세계 최저 출생률 때문만은 ...

    2025.11.0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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