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누칼협’ 없다면 ‘동의’인가?](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5/18/l_2025051901000452300046011.jpg)
“점심 맛있는 걸로 합시다. 뭐 먹을까요?” 교내 기관의 신입 직원에게 환영의 뜻으로 물었다. 그런데 “어차피 교수님 원하는 메뉴로 정하실 거면서…”라는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그의 전임자가 업무 인수인계로 남긴 나에 대한 귀띔 중 하나가 “점심 메뉴 물어보기만 하고, 결국 본인이 원하는 걸로 정한다”였다는 걸 나중에야 들었다.정황은 이랬다. 매번 뭘 먹고 싶은지 묻는 내게 직원들은 미소만 지을 뿐 별말이 없었다. 그러면 나는 근처 한식 맛집들의 뜨끈하고 얼큰한 메뉴를 돌아가며 제안했고, 그때마다 그들은 그러자고 했다. 나의 ‘부드러운’ 제안과 그들의 동의로 ‘우리’는 그렇게 점심 메뉴에 대해 ‘합의’해온 것이다. 그러니 신입 직원의 그 말이 서운했고, 그래서 변명하려는데, 순간 우리의 ‘그’ 합의가 가진 문제에 대해 ‘현타’가 왔다. “아, 일이 있었는데 깜빡했네. 먼저 가서 식당 정한 뒤 문자 주세요”로 상황을 모면했다. 그리고 얼마 후 수제버거 식당 주소가 문자로...
2025.05.18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