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의사들은 무엇을 감추는가](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3/10/22/l_2023102301000690900069561.jpg)
지역신문에 기고된 의사들의 칼럼에서는 종종 유사한 한탄이 등장한다. 진단을 ‘못 믿겠다며’ 서울의 대형병원 투어를 하느라 치료 시기를 놓쳐 더 큰 고통을 감수하는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례 말이다. 유별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에서는, 다쳐서 지방에서 치료받으면서도 ‘왜 서울로 안 갔는지를’ 주변에 자꾸만 해명해야 하는 우주의 기운이 실제로 존재한다.이런 분위기를 탓하면, 자신은 병원 갈 때 의사가 어느 대학 나왔는지도 꼼꼼하게 확인한다는 말이 돌아오는 세상이다. EBS 프로그램 <명의>는 좋은 취지였겠지만, 명의에 출연한 의사 명단이 ‘오늘 생생정보통에 소개된 맛집’처럼 떠도는 시대의 단면일 거다. 그래서일까? 얼마 전 병원 앞에서 의사를 새로 초빙했다는 현수막을 보았는데, 거기에 적힌 ‘○○과학고 출신’이라는 묘한 문구가 이해됐다. 의사라고 같은 의사가 아니라는 저 투박함에, 오만함보단 애잔함이 느껴졌다. 힘들게 의사가 되어서도, “능력 있으면 서울에...
2023.10.22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