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마지막 유언장](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4/12/08/l_2024120901000243400026951.jpg)
아들아, 지게를 지고 뒷산에 올라 아궁이 땔감을 하면서 문득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먹고 네 어미랑 같이 보건소에 가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썼다. 아비와 어미도 어느덧 예순 중반을 훌쩍 넘었으니, 지금 떠난다 해도 서운하거나 아쉬울 게 없다. 그러니까 갑자기 아비에게 죽음이 찾아오면 심폐소생술을 하거나 119도 부르지 말기 바란다. 그냥 아비가 살던 집에서 편안하게 죽을 수 있게 도와주기 바란다. 그게 산 사람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라 생각한다. 아비는 ‘장기와 조직 기증 희망자 등록신청서’까지 적어냈으니, 어떤 일이 있어도 반대하지 말고 받아들이기 바란다. 아비가 죽어서, 죽어가는 사람 아홉 명을 살릴 수 있다는데…. 아픈 사람 100명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는데…. 그걸 알면서 어찌 그냥 떠날 수 있으랴. 허물 많은 아비가 마지막 떠나는 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살아가다 가끔 못난...
2024.12.08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