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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선]남성 ‘역차별’에 대응 지시?
    남성 ‘역차별’에 대응 지시?

    미국과의 관세협상 등 여러 현안으로 골몰하실 때, 공개서한 드리게 됐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님께도 철도공사가 KTX 여승무원 직접고용 시사 후 발뺌한 문제로 글을 썼었지요. 이처럼 민주당 출신 대통령께만 공개서한을 적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어떤 희망에서일 겁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님의 시각이, 진보 측 정치인이 자기 진영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했던 ‘해일 오는데 조개 줍냐’ 같은 것은 아닐지 우려되기도 합니다. 대통령 지시로 성평등가족부가 남성 ‘역차별’에 대응한다고 하기 때문입니다.“남자는 여자가 무시할까봐, 여자는 남자가 죽일까봐 두려워한다.”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가 오래전 했던 이 말은 한국 사회 현재의 젠더 위계를 적확히 포착합니다. 그러나 동서양 여자 공히 남자의 ‘기분’을 망쳐 삶의 ‘기본’, 생명을 위협받는다는 점이 같아 뵈지만, 실상은 아주 다릅니다. 한국 여성사에는 ‘환향녀’ ‘위안부’ ‘기생관광’ ‘기지촌’ 등 서구 여성사에는 없는 특이점이 있...

    2025.10.12 21:57

  • [시선]잔혹한 언론과 현대제철
    잔혹한 언론과 현대제철

    35도가 넘는 정오였다. 그늘 하나 없는 무자비한 8월27일 대검찰청 앞에서 현대제철 1892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원청인 현대제철을 상대로 ‘집단고소장’을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수 언론은 ‘노조법 2·3조’ 때문에 하청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이 이어질 것이며, 기업이 ‘휘청’하고 국가 경제가 ‘흔들’ 할 거라는 식의 보도를 내보냈다. 노동조합은 이른바 ‘노란봉투법 공포 마케팅’에 자신들의 집단고소 건이 빌미가 될까봐 취재기자들에게 “노조법 2·3조가 통과되어서 집단고소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오래전 우리의 투쟁이 먼저였다. 우리 투쟁의 효과로 법이 통과된 것일 뿐”이라는 해명 아닌 해명을 반복했다. 당사자도 아닌 내가 다 억울했다. 왜 이들이 언론에 해명해야 하는가.2018년 현대제철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동부에 불법파견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진정을 넣었다. 근로감독 결과 노동부는 당진공장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 749명에 대해 원청이 파견법을 위반했다며 현...

    2025.09.28 21:41

  • [시선]대림동에 간 혐중 시위대
    대림동에 간 혐중 시위대

    중국 출신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대림동 차이나타운에 ‘천멸중공(天滅中共)’ 집회가 열렸다. 명동 중국 대사관 인근에서 매주 열리던 이 집회는 상인들이 소음·욕설, 외국인 관광객 이탈 피해를 호소하자 경찰이 집회 제한 통고를 내렸고, 그 장소가 대림동으로 옮겨졌다. 중국 공산당 비판을 내세웠지만, 중국인 혐오와 모욕이 난무했다.차이나타운 입구인 대림역 10번 출구에 집회가 신고되었으나 경찰은 상권 피해를 이유로 4번 출구로 제한했다. 4번 출구는 상가는 거의 없으나 학교가 인근에 있어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지역이다. 중국 국적을 포함한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오가는 길목에서 집회 참가자들의 상스러운 혐오표현이 울려 퍼졌다. 일본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에 의한 ‘교토조선 제1초급학교 습격 사건’을 연상케 한다. 수업시간 중 커다란 확성기로 조선인들을 욕하는 일본인들의 목소리에 학생들은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집회·결사의 자유는 헌법에서도 보장하...

    2025.09.21 21:30

  • [시선]다시 꾸는 꿈
    다시 꾸는 꿈

    내가 오늘 죽어도 요절(夭折)은 아니다. 천재도 아닌 삶을 꽤 살았고, 앞으로의 기간은 내 생애 가장 열악한 조건으로 지낼 것이 분명하다. 평균수명을 기준으로 예상하면 20년 안팎의 시간이 남았다. 별생각을 다 해본다. 뭔가 족적을 남겨야 하나, 흔적도 없이 떠나는 게 더 힘들다는데 그냥 이대로 살면 되지, ‘그냥’도 좋지만 어떻게 그냥 살 건데, 하루하루가 중요하지 뭘 길게 보려고 하나, 살아서 인생을 빠져나간 사람은 없다는데. 뭐 이런 잡생각들이다.젊은 시절 내내 꿈을 지녔고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농부가 되는 꿈이었다. 귀농했다고 농부가 되는 건 아니었기에 10여년을 애썼고 이제 ‘좀 모자란 농부’가 됐다. 꿈을 이루니 꿈이 사라졌다. 앞을 내다볼 이유가 희미해졌다. 눈앞에 깃발이 안 보이니 달리던 관성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그렇게 방향 모르고 휘적휘적 살던 내게 최근 작은 꿈이 일어났다.한 가지는 농사와 관련된 것이다. ‘무경운 모내기’이다. 지금까지 모내기를...

    2025.09.14 21:27

  • [시선]‘5세 고시’ 사회의 교육개혁
    ‘5세 고시’ 사회의 교육개혁

    이공계 대학생도 어려워하는 수학 문제를 푸는, 최근 방영된 다큐멘터리의 ‘5세 고시반’ 아동의 모습은 기괴하다. 공교육의 존재감은 없어진 지 오래고, 한국적 교육열의 멸칭 ‘치맛바람’은 수십년째 진화를 거듭해 엄마들은 이제 학령기 이전의 아이까지 ‘공부 기계’로 만들며 마침내 학대와 다르지 않은 ‘5세 고시’에 이르렀다. 교육부총리 임명이 정권마다 순조롭지 않은 상황에서, 이 병적인 현상을 놓고 대입 전형방식 다양화나 인공지능(AI) 교과서 등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이 아닌, 근본적 해법을 내놓을 교육 전문가가 절실하다.‘노답’ 정치인들은 반국가세력으로 자유 시장경제 체제가 흔들린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할 초자본주의 사회다. 돈이면 못할 것이 없는 이곳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질은 노동을 통한 재화 생산력에 달렸기에, 한국에 사는 부모 대부분에게 교육의 주된 목표는 자녀의 ‘자본주의적 생산성’ 향상, 즉 넉넉한 소득에 있다. 그러므로 ‘출혈’이라 할 정도의 과...

    2025.09.07 21:29

  • [시선]공기업의 불법파견 해법
    공기업의 불법파견 해법

    8월28일 서울중앙지법 제41민사부(재판장 정회일 판사)에서 한전KPS 불법파견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이 있었다. 고 김충현의 동료들로 더 많이 알려진 태안발전소 2차하청 노동자 24명이 전부 승소했다. 이들은 노동조합을 만들면서 불법파견 소송을 준비했다. “하청구조에서 임금이 너무 많이 떼여서” “아무 때고, 밤이고 새벽이고 주말이고 원청에서 전화하면 군말 없이 나가야 하는 처지가 서글퍼서” “10년이 넘게 일해도 1년짜리 쪼개기 계약”. 이들이 소송을 건 이유는 차고 넘친다. “열심히 일해도 고용불안”인 상황을 벗어나 ‘제대로 살고 싶어서’ 소송을 시작했다.3년3개월 만의 판결이었다. 너무도 길었다. 피가 마르는 시간이 지나서야 법원의 문이 열렸다.판사가 판결문을 읽기 시작했다. “피고는 근로자파견사업에 관한 원고 등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말하는 순간 방청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조합원들은 아무런 미동조차 없이 숨죽이고 판사의 입을 주시했다....

    2025.08.31 21:38

  • [시선]국적은 있어도 권리는 없다
    국적은 있어도 권리는 없다

    한국은 비혼모에게 가혹한 나라다. 한국 국적자도 그렇지만, 외국인에게는 더 가혹하다. 특히 한국 국적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인 외 자녀를 홀로 양육하는 외국인 한부모는 법률혼 관계에서 출생한 자녀를 양육하는 것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 내몰린다.한 이주여성은 한국에 취업을 위해 왔다가 한국인 직장 동료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로 하고 서류를 준비하던 중 아이를 가졌다. 알고 보니 그 남성은 법률혼 관계의 부인과 자녀가 있었다. 이혼을 원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이주여성과 아이를 떠났다. 태어난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여성은 직장을 그만두었고, 체류자격도 만료됐다. 한국 국적 남성과 외국 국적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혼인 외 자녀일 때 아버지인 남성의 인지가 있어야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인지란 자신의 자녀로 인정한다는 뜻의 신고이며, 이를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친자 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이 과정은 비용도 많이 들고 기간도 수년이 걸릴 수 있...

    2025.08.24 21:01

  • [시선]수해 그리고 갚지 못할 ‘정’
    수해 그리고 갚지 못할 ‘정’

    잡초와 대출이자는 공통점이 있다. 잠도 안 자고 휴일도 없이 무럭무럭 자란다. 이길 방법이 없다. 5년 전 이즈음 몇군데서 돈을 빌렸고, 금융기관은 생일 축하 메시지와 함께 대출 만기 알림을 주곤 한다. 그중 한 대출의 상환일이 왔고, 갚아야 했다. 결국 며칠 전 생일 선물처럼 신규 대출을 받았다. 대출의 시작은 2020년 구례 물난리였다.그때처럼 올여름도 전국 이곳저곳에서 폭우와 산사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남 일 같지 않았다. 쓰러진 가재도구와 물에 젖은 침구류, 허탈한 표정, 쓰러진 소들, 화면이 전달하지 못하는 특유의 냄새까지 겹치며 심박수가 치달았다. 허겁지겁 집을 빠져나왔던 기억과 폭격을 맞은 듯 엎어지고 뒤집힌 집의 마루에 들어선 순간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후 겪어야 할, 이번 피해자들은 아직 모를 어려움들이 기다란 카드명세서처럼 머리에 찍혔다.피해 주민들은 정치인이나 고위직 공무원이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그들의 입에 주목했고, “걱정 마라” 한마디를...

    2025.08.17 20:05

  • [시선]선진 시민들의 여전한 자괴감
    선진 시민들의 여전한 자괴감

    담 하나를 두고 안팎의 ‘공기’가 전혀 다른 곳이 있다. 대표적으로 학교와 군대가 그렇다. 담 밖에선 당연한 일이 담 안에선 지적과 처벌 대상이 되기도 한다. 공들여 바른 립스틱을 서둘러 지우는 중고등학교 앞 아침 풍경이나, 상급자에게 비현실적 목소리로 관등성명 대는 군대 하급자의 모습은 학교와 군대가 담장 너머 사회와 매우 다른 공간임을 말해준다. 학생인권조례 시행과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다”는 말로 공기가 바뀐 듯했으나, 최근 학생인권조례의 잇단 폐지와 드물지 않은 군내 (성)폭력과 죽음은 대한민국 학교와 군대가 아직도 바깥 세계에 견줘 ‘딴 세상’임을 드러낸다.담장 밖 곳곳에선 인권 중심의 다양한 민주적 규칙이 만들어져 더디지만 조금씩 맑은 공기가 느껴지는데, 담 안쪽 딴 세상에선 훈육이나 안보·안전이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환기되지 않은 탁한 공기가 여전하다.담장 바깥세상과 한참 다른 곳은 또 있다. 바로 대한민국 국회다. 담 안에서 낙오된 채, 담장 밖 저 ...

    2025.08.10 21:12

  • [시선]전기는 평등한가
    전기는 평등한가

    “1984년부터 30여년간 서울의 짜장면은 14배가 올랐고, 버스요금도 10배가 올랐지만, 전기요금은 1.9배 오르는 데 그쳤다.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저렴할 뿐만 아니라, 연간 호당 정전 시간도 9.08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 품질을 유지한다.” 한국전력의 소식지(2019년 5월)에 실린 자부심 어린 소개글이다.어릴 적 정전에 대비해 손전등이나 양초가 구비됐던 때를 생각하면 요즘의 전기는 참 고르다. 고르게 흐르는 전기를 저렴하게 보급한다는 한국전력의 자랑 이면에는 정규직의 반값도 안 되는 임금으로 하루 12시간씩 주간과 야간노동을 번갈아 하는 발전소 하청노동자가 있다.고른 전기를 위해서는 쉴 새 없이 석탄을 나르고, 석탄 저장고에 일정한 수준으로 석탄이 채워져야 한다. 이를 24시간 모니터링하는 하청노동자는 안구건조증과 치질, 허리디스크를 달고 산다. 컨베이어벨트로 옮겨지는 석탄은 수분 함량이 많아 묽은 죽 같다. 이는 기계의 잦...

    2025.08.0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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