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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선]모두를 위한 새벽배송
    모두를 위한 새벽배송

    지난 8월12일 쿠팡의 배송 자회사 쿠팡CLS의 택배기사가 업무 중 쓰러져 사망했다는 사실이 최근에야 보도됐다. 숨진 50대 택배기사는 종종 7일 연속 근무를 하거나 하루 12시간 넘는 노동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물류·택배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하는 사고가 늘고 있다. 사망한 10명 가운데 7명이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등으로 인한 과로사다. 2024년 택배업 사망현황에 따르면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는 코로나19 기간을 거쳐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시기에는 쿠팡이 주도하는 새벽배송과 빠른배송이 물류·유통 산업의 초고속 성장을 견인했다. 이후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는 ‘e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한국 사회의 소비습관 자체를 바꾸어버렸다. 이제 사람들은 마트에 가서 쇼핑하는 대신 가까운 편의점에 있는 물건조차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는 데 익숙하다. 쿠팡은 이제 물류산업의 절대강자가 되었다. 하나의 기업이 모든 사람의 ‘습관’을 바꾸었을 때, 사회는 그 기업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2025.11.02 19:55

  • [시선]미등록 이주민의 ‘국제 수가’
    미등록 이주민의 ‘국제 수가’

    우리는 아프면 병원에 간다. 몸이 아픈 상태는 그 자체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하면 생명을 위협한다. 다행히 현대 의학의 발달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여지는 점점 커진다. 건강한 삶을 누릴 권리가 인간 기본권으로 받아들여진다. 누구나 경제적 형편과 관계없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했다.우리 사회는 사회연대 원리에 따라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한다. 한국에 거주하는 국민과 일부 외국인은 건강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 보험료를 내고, 필요한 때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다. 보험에 가입할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경우에는 의료급여 수급자가 되어 국가 지원으로 치료를 받는다.이러한 건강권 보장 정책에서 소외된 이들이 있다. 장기 체류자격이 없는 미등록 이주민들이다. 체류자격이 있더라도 정부가 건강보험 가입 시기를 ‘입국 후 6개월’로 제한하면서 입국 직후 치료가 필요한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한다.국민건강보험제도에서 병원이 받는...

    2025.10.26 20:09

  • [시선]몸이 녹는 한마디
    몸이 녹는 한마디

    더 바빠지기 전에 날을 잡아야 했다. 1년에 단 한 번, 온 동네가 함께 떠나는 가을 나들이 날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갈 수 있는 날을 잡으니 그날이었다. 장을 보고 떡을 맞추고 술을 받아놓는 일은 전날 마쳤다. 인원 점검도 끝났다. 날씨만 받쳐주면 되는데 그건 하늘의 뜻이었다.경험상 마을의 나들이는, 가면서 버스와 휴게소에서 취하고 점심 회 한 접시에 취하고 바닷바람 쐬면서 취하고 돌아오는 길에 정신을 잃었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목적지도 여수 목포 순천 남해 거제 통영 등 해안 도시뿐이었다. 좀 바꿔보자고 우겼다. 맨날 보고 사는 게 노고단 자락이지만 지리산 건너편이 어찌 생겼는지 아시냐고 물었다. 허리 구부러지고 다리 휜 어르신들에게 모노레일이라는 거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보자며 경남 함양으로 향했다.가을비는 장인 구레나룻 밑에서도 피한다고 했다. 양도 적고 와봤자 약하다는 뜻이다. 더 이상 쓸모없기 힘들다는 가을비가 사선으로 내렸다. 여름 장마 때 대강 지나갔...

    2025.10.19 20:44

  • [시선]남성 ‘역차별’에 대응 지시?
    남성 ‘역차별’에 대응 지시?

    미국과의 관세협상 등 여러 현안으로 골몰하실 때, 공개서한 드리게 됐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님께도 철도공사가 KTX 여승무원 직접고용 시사 후 발뺌한 문제로 글을 썼었지요. 이처럼 민주당 출신 대통령께만 공개서한을 적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어떤 희망에서일 겁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님의 시각이, 진보 측 정치인이 자기 진영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했던 ‘해일 오는데 조개 줍냐’ 같은 것은 아닐지 우려되기도 합니다. 대통령 지시로 성평등가족부가 남성 ‘역차별’에 대응한다고 하기 때문입니다.“남자는 여자가 무시할까봐, 여자는 남자가 죽일까봐 두려워한다.”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가 오래전 했던 이 말은 한국 사회 현재의 젠더 위계를 적확히 포착합니다. 그러나 동서양 여자 공히 남자의 ‘기분’을 망쳐 삶의 ‘기본’, 생명을 위협받는다는 점이 같아 뵈지만, 실상은 아주 다릅니다. 한국 여성사에는 ‘환향녀’ ‘위안부’ ‘기생관광’ ‘기지촌’ 등 서구 여성사에는 없는 특이점이 있...

    2025.10.12 21:57

  • [시선]잔혹한 언론과 현대제철
    잔혹한 언론과 현대제철

    35도가 넘는 정오였다. 그늘 하나 없는 무자비한 8월27일 대검찰청 앞에서 현대제철 1892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원청인 현대제철을 상대로 ‘집단고소장’을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수 언론은 ‘노조법 2·3조’ 때문에 하청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이 이어질 것이며, 기업이 ‘휘청’하고 국가 경제가 ‘흔들’ 할 거라는 식의 보도를 내보냈다. 노동조합은 이른바 ‘노란봉투법 공포 마케팅’에 자신들의 집단고소 건이 빌미가 될까봐 취재기자들에게 “노조법 2·3조가 통과되어서 집단고소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오래전 우리의 투쟁이 먼저였다. 우리 투쟁의 효과로 법이 통과된 것일 뿐”이라는 해명 아닌 해명을 반복했다. 당사자도 아닌 내가 다 억울했다. 왜 이들이 언론에 해명해야 하는가.2018년 현대제철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동부에 불법파견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진정을 넣었다. 근로감독 결과 노동부는 당진공장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 749명에 대해 원청이 파견법을 위반했다며 현...

    2025.09.28 21:41

  • [시선]대림동에 간 혐중 시위대
    대림동에 간 혐중 시위대

    중국 출신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대림동 차이나타운에 ‘천멸중공(天滅中共)’ 집회가 열렸다. 명동 중국 대사관 인근에서 매주 열리던 이 집회는 상인들이 소음·욕설, 외국인 관광객 이탈 피해를 호소하자 경찰이 집회 제한 통고를 내렸고, 그 장소가 대림동으로 옮겨졌다. 중국 공산당 비판을 내세웠지만, 중국인 혐오와 모욕이 난무했다.차이나타운 입구인 대림역 10번 출구에 집회가 신고되었으나 경찰은 상권 피해를 이유로 4번 출구로 제한했다. 4번 출구는 상가는 거의 없으나 학교가 인근에 있어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지역이다. 중국 국적을 포함한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오가는 길목에서 집회 참가자들의 상스러운 혐오표현이 울려 퍼졌다. 일본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에 의한 ‘교토조선 제1초급학교 습격 사건’을 연상케 한다. 수업시간 중 커다란 확성기로 조선인들을 욕하는 일본인들의 목소리에 학생들은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집회·결사의 자유는 헌법에서도 보장하...

    2025.09.21 21:30

  • [시선]다시 꾸는 꿈
    다시 꾸는 꿈

    내가 오늘 죽어도 요절(夭折)은 아니다. 천재도 아닌 삶을 꽤 살았고, 앞으로의 기간은 내 생애 가장 열악한 조건으로 지낼 것이 분명하다. 평균수명을 기준으로 예상하면 20년 안팎의 시간이 남았다. 별생각을 다 해본다. 뭔가 족적을 남겨야 하나, 흔적도 없이 떠나는 게 더 힘들다는데 그냥 이대로 살면 되지, ‘그냥’도 좋지만 어떻게 그냥 살 건데, 하루하루가 중요하지 뭘 길게 보려고 하나, 살아서 인생을 빠져나간 사람은 없다는데. 뭐 이런 잡생각들이다.젊은 시절 내내 꿈을 지녔고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농부가 되는 꿈이었다. 귀농했다고 농부가 되는 건 아니었기에 10여년을 애썼고 이제 ‘좀 모자란 농부’가 됐다. 꿈을 이루니 꿈이 사라졌다. 앞을 내다볼 이유가 희미해졌다. 눈앞에 깃발이 안 보이니 달리던 관성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그렇게 방향 모르고 휘적휘적 살던 내게 최근 작은 꿈이 일어났다.한 가지는 농사와 관련된 것이다. ‘무경운 모내기’이다. 지금까지 모내기를...

    2025.09.14 21:27

  • [시선]‘5세 고시’ 사회의 교육개혁
    ‘5세 고시’ 사회의 교육개혁

    이공계 대학생도 어려워하는 수학 문제를 푸는, 최근 방영된 다큐멘터리의 ‘5세 고시반’ 아동의 모습은 기괴하다. 공교육의 존재감은 없어진 지 오래고, 한국적 교육열의 멸칭 ‘치맛바람’은 수십년째 진화를 거듭해 엄마들은 이제 학령기 이전의 아이까지 ‘공부 기계’로 만들며 마침내 학대와 다르지 않은 ‘5세 고시’에 이르렀다. 교육부총리 임명이 정권마다 순조롭지 않은 상황에서, 이 병적인 현상을 놓고 대입 전형방식 다양화나 인공지능(AI) 교과서 등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이 아닌, 근본적 해법을 내놓을 교육 전문가가 절실하다.‘노답’ 정치인들은 반국가세력으로 자유 시장경제 체제가 흔들린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할 초자본주의 사회다. 돈이면 못할 것이 없는 이곳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질은 노동을 통한 재화 생산력에 달렸기에, 한국에 사는 부모 대부분에게 교육의 주된 목표는 자녀의 ‘자본주의적 생산성’ 향상, 즉 넉넉한 소득에 있다. 그러므로 ‘출혈’이라 할 정도의 과...

    2025.09.07 21:29

  • [시선]공기업의 불법파견 해법
    공기업의 불법파견 해법

    8월28일 서울중앙지법 제41민사부(재판장 정회일 판사)에서 한전KPS 불법파견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이 있었다. 고 김충현의 동료들로 더 많이 알려진 태안발전소 2차하청 노동자 24명이 전부 승소했다. 이들은 노동조합을 만들면서 불법파견 소송을 준비했다. “하청구조에서 임금이 너무 많이 떼여서” “아무 때고, 밤이고 새벽이고 주말이고 원청에서 전화하면 군말 없이 나가야 하는 처지가 서글퍼서” “10년이 넘게 일해도 1년짜리 쪼개기 계약”. 이들이 소송을 건 이유는 차고 넘친다. “열심히 일해도 고용불안”인 상황을 벗어나 ‘제대로 살고 싶어서’ 소송을 시작했다.3년3개월 만의 판결이었다. 너무도 길었다. 피가 마르는 시간이 지나서야 법원의 문이 열렸다.판사가 판결문을 읽기 시작했다. “피고는 근로자파견사업에 관한 원고 등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말하는 순간 방청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조합원들은 아무런 미동조차 없이 숨죽이고 판사의 입을 주시했다....

    2025.08.31 21:38

  • [시선]국적은 있어도 권리는 없다
    국적은 있어도 권리는 없다

    한국은 비혼모에게 가혹한 나라다. 한국 국적자도 그렇지만, 외국인에게는 더 가혹하다. 특히 한국 국적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인 외 자녀를 홀로 양육하는 외국인 한부모는 법률혼 관계에서 출생한 자녀를 양육하는 것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 내몰린다.한 이주여성은 한국에 취업을 위해 왔다가 한국인 직장 동료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로 하고 서류를 준비하던 중 아이를 가졌다. 알고 보니 그 남성은 법률혼 관계의 부인과 자녀가 있었다. 이혼을 원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이주여성과 아이를 떠났다. 태어난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여성은 직장을 그만두었고, 체류자격도 만료됐다. 한국 국적 남성과 외국 국적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혼인 외 자녀일 때 아버지인 남성의 인지가 있어야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인지란 자신의 자녀로 인정한다는 뜻의 신고이며, 이를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친자 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이 과정은 비용도 많이 들고 기간도 수년이 걸릴 수 있...

    2025.08.2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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