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계절처럼 순환한다. 호황과 불황의 절기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반도체의 정상에 섰지만, 지금의 호황은 과거의 ‘수요’ 기인성 호황이 아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이를 위한 첨단 패키징이 얽히며 ‘구조’ 기인성 호황으로 산업의 문법이 바뀌었다.삼성전자가 HBM 시장 주도권을 내주면서 겪은 지난 3년의 고난은 기술력 부족 때문이 아니었다. 시장 변화를 읽는 감각과 생태계를 연결하는 경영진 리더십의 부재 등이 전략적 판단을 흐리게 한 결과였다. 삼성은 가장 많은 기술 자산을 갖고 있지만, 미래를 바꾸려는 기업들과의 ‘연결’이 부족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고객과의 공동 개발, 리스크 공유, 신뢰 구축을 통해 기술보다 앞선 ‘관계의 기술’을 선점했다. 기술은 연구소에서 만들어지지만, 시장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최근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 세 사람의 치맥 회동은 단순한 만남이 아니었다. 고객과 공급자가 한 테이블에서 웃...
2025.11.06 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