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바쁜 건 찜찜함 때문이다. 해가 가기 전에 얼굴 한번 봐야 하지 않나 싶은 의무와 그리움이 적당히 섞인 모임들이 달력을 채운다. 적당한 관계의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작은 후련함이 남는다. 이빨을 닦은 듯한 개운함이다. 그날 저녁도 그랬다.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근황 토크를 했다. 직장생활은 무난했고, 입시 스트레스도 끝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말끝마다 “지겨워요” “아침마다 사무실에서 인사 나누는 것도 짜증나요”라며 동료에 대한 불만, 조직문화의 답답함, 비전이 없는 회사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맞장구를 한참 하다가, 가볍게 물었다.“그렇게 싫으면 그만두면 되지 않아?”이 말에 “어떻게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어요?”라며 자기 상황을 얼마나 안다고 그런 말을 하냐며 서운해했다. 느닷없이 이번에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있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얼굴로 돌변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지?후배는 보어아웃(bore o...
2025.12.30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