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글쓰기 모임에 온 사람들에게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글감으로 글을 쓰자고 했다. 프랑스 시인 아르튀르 랭보가 쓴 동명의 시집에서 영감을 얻어 정한 글감이었다. 고통스러운 시기를 통과하는 데에 힘이 되어주는 글쓰기를 함께 연습해보고 싶었다. 나는 고통이 있어야만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낭만적인 생각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창작 활동이 고통을 더 나은 방향으로 전환해준다는 데에는 크게 동의한다. 수많은 예술가가 어두운 시기를 통과하기 위해, 어두운 기억을 소화하기 위해 창작을 시작한다.어떤 사람은 가볍고 즐거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테고, 어떤 사람은 무겁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고통이 너무 버거울 때 인간은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든 쓰게 된다. 술을 마시기도 하고, 가족이나 연인을 향해 언어적·신체적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게임·쇼핑·도박·약물 등에 중독되기도 한다. 중독자들은 쾌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통을 피하고자 중독 행...
2025.07.29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