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입맛도 깔깔하여 멍게 좀 사서 김과 참기름을 뿌려 덮밥을 해먹었다. 멍게의 부드럽고 여린 살에서 좋은 향이 난다. 지금부터 맛이 좋을 조갯국을 곁들였다. 멍게는 아직 철이 이른데 깊은 맛이 제법 들었다. 멍게 특유의 향은 익히면 기분 나쁜 냄새로 바뀐다. 그래서 멍게는 탕도, 국도 끓이지 않고 대개 날로 먹게 마련이다. 요리사들은 희한한 음식을 잘 해먹는다. 늘 이런저런 재료를 다루니 융통성이 좋다. 멍게와 해삼을 넣고 식초를 넉넉히 쳐서 미역냉국을 만들면 아주 맛있다. 이탈리아는 수산시장이 잘 발달해 있다. 해안가 도시에는 한국처럼 싱싱한 생선을 파는 시장이 손님을 부른다. 그런 시장을 많이 다녀봤지만 멍게는 못 봤다. 생선을 날것으로 잘 먹지 않는 그네들의 관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해삼은 ‘바다 오이’라고 부르면서 먹긴 하는데, 흔하지는 않다. 말린 해삼을 좋아하는 중국을 빼면 아무튼 멍게와 해삼은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재료가 아닐까 한다. 횟집에서 밑 요리로 나...
2016.03.31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