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 천불이 나서 불을 켜는 사람들](http://img.khan.co.kr/news/c/300x200/2021/02/05/l_2021020501000602800053071.jpg)
전쟁이나 대공황만큼은 아니지만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서 사람들이 깊은 내상을 입고 있다. 썰렁한 농담이지만, 홧술을 많이 마셔서 넘어지면 외상도 입는다. 꼭 식당업종만 그런 것이 아니어서 주변 지인들이 “너덜너덜해지는 기분”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내·외상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속이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처방을 준다. 요즘은 약봉지 뒤에 약물의 종류·효과가 상세히 적혀 있다. 아마도 약국의 복약지도가 구두로는 부족해서 아예 활자로 박아주는 것일 테다. 몇 가지 약이 섞여 있다. 속 쓰릴 땐 당연히 제산제다. 우리가 다 아는 거다. 위장관운동제라는 것도 있다. 마지막에 이해하지 못할 약이 하나 있다. 불안감을 개선해주는 약? 약사님께 묻는다. “아 예, 위가 아플 때는 심리적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목적으로 처방된 것일 겁니다.”심리적 문제. 맞는 듯하다. 우리가 지금 마음에 병을 입지 않고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인가. 월급을 받는 사람도 불안하고, 주는...
2021.02.05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