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삶]더 멀리 사색할 의무](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7/09/l_2025071001000301300028491.jpg)
지난달 개관한 민주화운동기념관에 다녀왔다. 무거운 마음으로 전시관을 나왔을 때 옛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서 사람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민주화 운동가들을 고문하던 공간, 취조를 위해 설계된 건물을 배경으로.13년 전 어느 볕 좋은 날, 가까이 지내던 대학 선배와 남영동 대공분실까지 걸어간 적이 있다. 당시 우리는 사회 토론 동아리에 속해 있었고 그 주에 논의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현장을 확인하고 싶었다.선배는 그곳을 유명한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으며 5층 고문실의 창문은 바깥에서는 안을 볼 수 없고 안에서는 밖으로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작게 만들어졌다고 했다. 5층으로만 통하는 나선형 계단은 눈이 가려진 채 끌려가는 이들이 방향 감각을 잃고 공포감을 느끼게 했다고도 설명했다. 정확한 층수를 알지 못하게 해서 이후에 증언하기 어렵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으리라 추측했다. 조사실 벽면에는 목제 타공판을 사용해 옆방의 비명을 고스란히 듣게 했다고 한다. 선배의 설명을 ...
2025.07.09 2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