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삶]웃자고 한 이야기에 죽자고 달려들어야 할 때](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4/16/l_2025041701000482500049801.jpg)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2024)을 뒤늦게 봤다. 회식 자리에서 한 남자는 두 손을 모으고 웃는 직장 동료에게 그렇게 웃으니까 “게이 같다”고 핀잔을 준다. 테이블에 모여 앉은 사람들은 함께 웃지만, 김고은 배우가 연기한 ‘재희’는 그에게 따진다. 게이 같은 게 도대체 뭐냐고, 게이면 어때서 그러느냐고. 그러자 주변 사람들은 농담이니까 분위기 어색하게 만들지 말라고 그녀를 만류한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말라는 다그침에 재희는 “그냥 쟤한텐 그게 목숨 같나 보다 하시면 안 돼요?”라고 되받아친다.그 인상적인 장면을 보며, ‘웃자고 한 얘기에 왜 죽자고 달려드냐’라는 표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런 말이 자주 쓰인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목숨만큼 중요한 문제를 웃음거리로 전락시킨 뒤 그 조소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따르지 않으면 애먼 일에 진 빼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일이 흔하다는 방증이 아닐까. 잔인한 조롱과 무례한 요구가 소소한 유머로 둔갑하는 과정을 ...
2025.04.16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