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주민센터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서고에서 볼만한 책이 있는지 훑어보았다.서고를 나오려고 할 때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책더미 속에서 익숙한 저자들의 책이 보였다. 어느 시절엔 손길이 많이 닿았는지 하나같이 낡은 그 책들 속에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친구의 책이 보였다. 그가 쓴 책을 손에 들고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 무너지듯 의자에 앉았다. 마침 그 쾌적한 방엔 아무도 없어 다행이었다.마지막으로 봤을 때, 의식이 없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들었던 그는 나를 알아보았다. 내가 여러 번의 집들이 초대를 미루던 중 어느 날 갑자기 그는 중환자가 되었다.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은 나는 그의 손을 꼭 잡고 귀에 대고 말했다.“마음 편히 있어. 우리 모두 오만 곳에서 마음 편히 살려고 안간힘을 쓰잖아. 어디에 있든 마음이 편하면 그게 최상이야. 그러니, 마음 편히 있어. 그러면 돼.”친구도 나도 우는 줄도 모른 채 울고 있었다.나는 그를 보러 너...
2026.08.05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