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선언한 대로 민주당은 보수정당이 맞다. 그의 민주당은 시장·성장 중시, 감세와 같은 보수 노선을 따른다. 이재명 이전에도 민주당은 보수였다. 노동자 계층을 지지기반으로 둔 적도, 분배 정의, 불평등·기후위기 해소, 재벌개혁, 소수자 차별 금지를 우선한 적도 없다.한국은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진 나라가 아니다. 민주주의 40년에도 견고한 보수 헤게모니는 겨우 생존하던 정의당의 퇴출로 이미 입증됐다. 한국 정치는 보수정당 경쟁체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민주당=진보, 국민의힘=보수’로 짝짓는 걸 즐긴다. 명색이 선진국인데 다원성 없는 ‘결손 민주주의’를 인정하자니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지 정치가 진보와 보수 두 바퀴로 굴러간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두 바퀴론은 주관적 인식일 뿐이지만, 우리의 언어습관, 정치 담론이 만들어낸 현실이기도 하다. 정치에서는 종종 객관적 사실 못지않게 주관적 인식이 중요할 때가 있다. 다수가 민주당을 진보라고 여기는 한 민...
2025.03.03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