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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근 칼럼] 이재명 사퇴를 권함
    이재명 사퇴를 권함

    이재명은 민주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정당 지도자로서 부적격이다.그는 경기도지사에서 당내 대선 경선 참여자로, 대선 후보자로, 대선 패배자로, 당대표로 자신의 지위가 변할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되었다. 특히 자기 정체성이었던 기본소득을 포기한 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선거제를 약속하고, 그걸 뒤집고, 뒤집은 걸 다시 뒤집었다.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하고는 포기를 포기했다가 이런 변심을 지지하지 않은 동료 의원을 공천 과정에서 보복했다. 전당대회 연설에서 ‘당대표 경쟁 후보가 공천을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고는 ‘공천 때 복수하는 당’으로 만들었다.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 앞에 있는지, 정세와 자기 입지의 유불리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된다. 어제의 이재명은 오늘의 이재명이 아니고, 오늘의 이재명은 내일의 이재명이 아니다. 매일 변하는 남자를 사랑하기는 어렵다.그의 말과 행동은 다음 말과 행동으로 뒤집힐 때까지만 유효한, ...

    2024.02.26 15:57

  • [이대근 칼럼] 명품백, 선거제, 그리고 리더십
    명품백, 선거제, 그리고 리더십

    두 정치 지도자가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지도자가 먼저 준연동형 선거제 발표로 악몽 탈출을 시도했다. 다른 지도자도 곧 현안에 관한 입장 표명을 계기로 수렁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들은 과연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멋진 무언가를 덜컥 받은 일로 궁지에 몰린 두 지도자,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걸 왜 자꾸 사오세요” 하고 빈말로 끝냈다 해도 나중에 돌려주라고 했으면 하고 후회할 것이다. 대선 때 참모들이 제안한 ‘비례 확대(연동형) 선거제’ 공약을 받지 않았더라면, 받아도 “평생 꿈”이라거나 “내가 대통령 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라는 따위의, 마음에도 없고 물리기도 어려운 말을 함부로 해서 여지를 없애버리지만 않았더라면 하고 자책할 것이다. 명품백 받은 사실이 드러나고,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철석같던 연동형 선거제 약속을 뒤집어 여론이 악화됐을 때 뭔가를 해야 했다. 어차피 엎질러진 물, 즉각 잘못을 인정하고,...

    2024.02.05 20:29

  • [이대근 칼럼] 나쁜 정치
    나쁜 정치

    한동훈은 한국 정치에서 하나의 사건이다. 대통령의 젊은 측근이 어느 날 갑자기 집권당 대표이자 전권을 쥔 총선 사령탑이 되더니, 금세 유망한 정치 지도자로 부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벌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선두 경쟁을 한다. 윤석열 대통령 말에 시큰둥하던 사람들도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주목한다. 집권당 의원, 당원, 지지자들은 이 정치 신인에게 경의를 표하며 기꺼이 그의 지도를 받아들인다. 정치 경험 없는 인물의 대선 직행은 실패한다는 불문율을 깬 윤 대통령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후배 검사를 통해 대선에 이은 또 다른 승리를 손에 쥐려는 꿈이다. ‘윤석열 성공 모델’, 재현될지 모른다. 한국 정치의 오랜 관행과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한동훈은 윤 대통령이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다. 하나는 보수층이 강조하는, ‘똑똑하다’ ‘젊다’라는 긍정적 특성이다. 보수층은 그런 장점이 윤 대통령 단점을 보완해주리라 기대한다. 그러...

    2024.01.15 20:08

  • [이대근 칼럼]세상에 속지 않는 법
    세상에 속지 않는 법

    대학에 들어갈 때만 해도 세상이 불의하고, 알 수 없는 음모로 가득 찬 곳으로 보였다. 그런 세상에 속아 넘어가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었다. 세상에 속지 않는데 도움이 되리란 판단으로 전공도 정치학으로 선택했다. 기자를 한 이유의 하나도 속지 않을 직업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었다. 세상의 한가운데 뛰어들어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속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기대는 정당을 처음 취재하기 시작하자마자 난관에 부닥쳤다. 세상 전부에 대한 의심과 부정의 정신으로 충만했던 그 시절 정당의 주장은 모두 당리당략에 따른 거짓말 같았다. 거짓말을 모아서 어떻게 기사를 쓰지? 진실은 어디에 꼭꼭 숨어 있는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고, 찾을 방법도 몰랐다.그래도 그때는 준거가 될 만한 이념이 있었고, 모두가 동의하는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거대한 사상이 떠난 자리에는 당면 현안과 쟁점, 고만고만한 사건의 조각만이 어지러이 나뒹굴었다. 진...

    2019.12.24 20:50

  • [이대근 칼럼]사랑하기엔 멀고, 미워하기엔 가까운
    사랑하기엔 멀고, 미워하기엔 가까운

    장외집회, 농성, 삭발로 이어진 투쟁의 끝이 단식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국회 마비. 하기야 일년 내내 굶주린 말이 이제 와서 힘차게 달리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 조국의 법무장관 사퇴도 끝은 아니었다. 유재수 의혹, 하명 수사의혹이 꼬리를 문다. 한국은 2020년이라는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을까? 2019년이 출구를 잃고 제자리를 맴돌 것만 같다. 한국 정치로부터 좋은 소식을 듣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느 새 사람에 대한 투자는 SOC 투자 증가로, 재벌개혁은 재벌 중심 성장으로, 양극화 해소는 경제활력 제고로 대체됐다. 평화에 정성을 쏟는데 국방비는 보수집권기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제는 불평등을 얼마나 해소했는지, 보통 사람의 삶이 나아졌는지 따지는 일도 별로 없다. 2019년 경제성장률 2% 달성이 모든 정책의 최종 목표치가 된 마당에 삶의 개선 운운하는 자체가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국회를 마비시킨 보수야당의 행태가 말해주는 것처럼 사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9.12.03 16:44

  • [이대근 칼럼]북한이 모르는 북한의 힘
    북한이 모르는 북한의 힘

    연말, 북한은 기대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미국이 연말까지 북핵 문제 계산법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북한의 압박에 미국이 굴복하는 것 말이다. 미국은 결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북한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단순히 협상 방법의 문제를 넘어 근본적 전환을 요구한다. 지난달 6일 북·미 실무협상 결렬 뒤 “역스러운 협상” 운운하며 공격적인 언사를 마다 않던 북한은 체제 안전, 대북 제재 해제를 비핵화하기도 전에 다 보장하라고 요구한다. 그게 뜻대로 될 리 없다. “기회의 창이 매일 조금씩 닫혀가고 있다”는 지난 8일 외무성 미국국장의 자못 여유로워 보이는 경고에는 조급성이 잔뜩 묻어난다.북한은 협상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북한의 관점에서 실무협상은 포괄적 합의 압박을 받는 자리다. 포괄적 합의를 위해서는 비핵화의 최종상태를 명확히 해야 한다. 북한은 이걸 싫어한다. 하지만 거부할 논리가 약하...

    2019.11.12 20:54

  • [이대근 칼럼]너무 놀라지 마라
    너무 놀라지 마라

    황교안과 유승민이 합칠 수도 있다. 그러나 태극기 부대, 자유한국당, 중도 보수층이 반문 연합의 깃발 아래 통합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보수는 더 이상 하나가 아니다. 탄핵 이전의 시간에 머문 구보수와 탄핵의 강을 건넌 신보수는, 진보와 보수처럼 서로 다른 존재다. 강을 건넌 건지 아닌 건지, 도강 중인지 알 수 없는 한국당의 황교안, 바른미래당의 유승민·안철수·손학규는 다 다르다. 보수 통합을 한다 해도 통합에 참여하지 않는 보수세력이 반드시 나온다. 세상이 변했다. 보수의 다원성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이들이 연대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시민들도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부끼는 광화문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분노를 터뜨렸다. 대규모 광화문 집회는 더 이상 없지만, 중도층은 그 집회를 통해 이미 살짝 선을 넘었다. 이들은 총선 앞두고 돌아올까?여권은 기존 태도를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성찰하지도 않고, 민심에 역행한 책임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

    2019.10.22 20:41

  • [이대근 칼럼] 너무 놀라지 마라
    너무 놀라지 마라

    황교안과 유승민이 합칠 수도 있다. 그러나 태극기 부대, 자유한국당, 중도 보수층이 반문 연합의 깃발 아래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보수는 더 이상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탄핵 이전의 시간에 머물러 있는 구보수와 탄핵의 강을 건넌 신보수는, 진보와 보수처럼 서로 다른 존재다. 강을 건넌 건지 아닌 건지, 도강 중인지 알 수 없는 한국당, 바른미래당의 유승민·안철수·손학규는 다 다르다. 보수 통합을 한다 해도 통합에 참여하지 않는 보수세력이 반드시 나온다. 세상이 변했다. 보수의 다원성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이들이 연대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시민들도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부끼는 광화문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분노를 터뜨린 바 있다. 대규모 광화문 집회는 더 이상 없지만, 중도층은 그 집회를 통해 이미 살짝 선을 넘었다. 이들은 총선을 앞두고 돌아올까?여권은 기존 태도를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성찰하지도 않고, 민심에 역행한 책임...

    2019.10.22 17:37

  • [이대근 칼럼]촛불은 꺼져 가는가!
    촛불은 꺼져 가는가!

    어느 때보다 정치가 필요한 지금, 정치가 없다. 정치 부재의 공간은 조국과 윤석열, 그리고 두 사람 간 대결에 뛰어든 유명인사들과 그들의 팬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들 배후의성난 두 집단도 정치 부재를 증명한다. 광화문 집회에서 조국 퇴진을 외치는 이들과 서초동에서 조국 수호를 촉구하는 이들, 조국 사퇴 성명을 낸 교수들과 검찰개혁·조국 지지 성명을 낸 교수들. 이들이야말로 정당을 대체해 지지와 반대를 조직하고 여론을 이끄는 진정한 정치적 실체다. 정치는 조국·윤석열 대치 국면을 풀 역량도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집권당은 지난 주말 서초동 집회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 간 대결의 결과가 나오기만을 지켜보고 있었다. 누구보다 문제 해결 수단을 많이 갖고도 불확실성 속에 함께 휩쓸려 들어갔다. 민주당이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이유가 있다. 당이 중구난방 나서고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분열하면 총선 필패라는 열린우리당 트라우마가 그 하나다. 하지만 다양한 논의를 허용치 않는 당내...

    2019.10.01 20:56

  • [이대근 칼럼]현기증
    현기증

    어지럽다. 그렇지 않아도 나라 안팎이 여러 갈래의 갈등으로 찢긴 마당에 조국이라는 또 하나의 균열 축이 나라를 갈라놓았다. 불편하다. 정치 역할 중 하나는 시민들에게 선택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 바쁜 시민들에게 문제 해결을 전가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시민에게 이익이 되는지는 불확실하고 시민의 욕구·가치와 어긋날 것은 확실해 보이는 선택지를 내놓았다고 해보자. 이 경우 내가 지지하는 정치세력을 지키기 위해 나의 욕구·가치를 배반하는 선택을 해야 할까? 아니면, 내 욕구·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지를 거둬들여야 할까? 어느 쪽이든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정치’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불완전 대안을 내놓고 선택하라며 ‘시민을 괴롭히는 정치’를 한다.혼란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임명한 윤석열은 개혁 주체인가, 개혁 대상인가? 마침 윤석열이 조국 의혹을 규명한다며 대통령 인사권에 도전하고 국회 인사 검증권을...

    2019.09.1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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