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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근 칼럼]촛불은 꺼져 가는가!
    촛불은 꺼져 가는가!

    어느 때보다 정치가 필요한 지금, 정치가 없다. 정치 부재의 공간은 조국과 윤석열, 그리고 두 사람 간 대결에 뛰어든 유명인사들과 그들의 팬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들 배후의성난 두 집단도 정치 부재를 증명한다. 광화문 집회에서 조국 퇴진을 외치는 이들과 서초동에서 조국 수호를 촉구하는 이들, 조국 사퇴 성명을 낸 교수들과 검찰개혁·조국 지지 성명을 낸 교수들. 이들이야말로 정당을 대체해 지지와 반대를 조직하고 여론을 이끄는 진정한 정치적 실체다. 정치는 조국·윤석열 대치 국면을 풀 역량도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집권당은 지난 주말 서초동 집회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 간 대결의 결과가 나오기만을 지켜보고 있었다. 누구보다 문제 해결 수단을 많이 갖고도 불확실성 속에 함께 휩쓸려 들어갔다. 민주당이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이유가 있다. 당이 중구난방 나서고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분열하면 총선 필패라는 열린우리당 트라우마가 그 하나다. 하지만 다양한 논의를 허용치 않는 당내...

    2019.10.01 20:56

  • [이대근 칼럼]현기증
    현기증

    어지럽다. 그렇지 않아도 나라 안팎이 여러 갈래의 갈등으로 찢긴 마당에 조국이라는 또 하나의 균열 축이 나라를 갈라놓았다. 불편하다. 정치 역할 중 하나는 시민들에게 선택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 바쁜 시민들에게 문제 해결을 전가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시민에게 이익이 되는지는 불확실하고 시민의 욕구·가치와 어긋날 것은 확실해 보이는 선택지를 내놓았다고 해보자. 이 경우 내가 지지하는 정치세력을 지키기 위해 나의 욕구·가치를 배반하는 선택을 해야 할까? 아니면, 내 욕구·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지를 거둬들여야 할까? 어느 쪽이든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정치’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불완전 대안을 내놓고 선택하라며 ‘시민을 괴롭히는 정치’를 한다.혼란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임명한 윤석열은 개혁 주체인가, 개혁 대상인가? 마침 윤석열이 조국 의혹을 규명한다며 대통령 인사권에 도전하고 국회 인사 검증권을...

    2019.09.10 20:43

  • [이대근 칼럼]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기

    한·일 갈등은 과거사라는 특정 영역에 국한된 쟁점에서 비롯됐다. 그것도 우호 국가 간에 발생한 일이다. 제한된 분야에서 제한된 수단을 통해 제한된 목표를 추구하는 게 합리적이다. 아베 신조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양국관계 전반을 흔드는 도발을 했고, 그 때문에 전쟁 수사가 난무한다. 하지만 이건 전쟁이 아니다. 양국이 모든 영역에서 모든 자원을 동원해 국가 대 국가로 맞서야 할 당위성, 불가피성이 없다. 양국에서 각각 정부·시민사회·개인이 똘똘 뭉쳐 국경선을 두고 대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국 모두 전체주의 국가가 아니다. 한국도 일본도, 정부·시민사회·개인 사이 아무런 틈이 없어서, 밖에서 보나 안에서 보나 국가라는 하나의 단위로만 관찰되는, 완전한 통일체가 아니다. 한·일 각각 내부에는 다른 견해와 관심, 이익을 가진 개인과 집단이 층층이 쌓여 있고 그들은 서로 경쟁도 하고 불화하기도 한다. 양국이 갈등하는 상황이라 해도 이런 내부 구조는 변함이 없다. 그게 바로 한·...

    2019.08.20 20:52

  • [이대근 칼럼]정치, 외치, 망치
    정치, 외치, 망치

    한국인에게 외교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한국의 평화와 번영은 주변국과의 화해·협력에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운명이다. 그걸 입증이라도 하듯 최근 한국은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로부터 전 방위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평소 경쟁하고 대립하던 정치세력들이라도 이런 때는 힘을 합치기 마련이다. 불행하게도 한국에서는 그런 장면을 볼 수 없다. 한국의 창의적인 정치인들은 이때야말로 상대를 몰아붙일 좋은 기회로 여기며, 공동의 적을 잊은 채 서로를 적이라고 부른다. 여야는 지금 결투로 승부를 가리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팽팽히 대치하고 있지만 뜯어보면 외교정책 차이는 크지 않다. 일정한 재임 기간을 갖는 통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외교정책의 폭은 제한적이고, 대격변이 닥치지 않는 한 누가 집권해도 국익에 관한 정의, 동원 가능한 자원, 협상 수단은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정학의 지배를 받는 한국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야당은 외교정책을 전면 폐기하라고 정부를 ...

    2019.07.30 20:48

  • [이대근 칼럼]아베로부터의 교훈
    아베로부터의 교훈

    위기가 항상 도둑처럼 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위기는 느리고 긴 걸음으로 온다.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로 부각된 한·일관계 위기가 그렇다. 이 위기는 무역보복이라는 하나의 사건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오래된 위기다. 지난 7년 동안 그것은 한·일관계에 깊고 넓게 퍼져 있던 보편적 현상이었다. 2012년 대법원은 일본 기업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역사적 판결을 했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징용 문제가 종결됐다는 한·일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결정이다. 당연히 정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일본과 해결책을 모색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한·일관계 위기의 시작이다. 정당, 언론, 지식인도 뒤늦은 역사적 정의의 실현이라는 의미에 초점을 맞출 뿐 곧 닥칠 난관은 무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더 나아갔다. 대통령 최초 독도 방문, 일왕 사죄 발언과 같은 반일공세로 일본을 자극하고 갈등을 조장했다. 이후 아무런 대책 없이 5년이 흘러 2017년 대선 국면...

    2019.07.09 21:00

  • [이대근 칼럼]조현민의 자유와 속수무책 민주주의
    조현민의 자유와 속수무책 민주주의

    흔히 한국인은 자신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그런 판단의 근거가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 아니면, 다수결 원칙? 주기적인 공직 선거? ‘한국은 민주주의 사회’라는 가설을 입증할 수 있는지 도전해보자. 대한항공 사례로 시작하는 게 좋겠다. 조현민은 대한항공에서 고함치고 욕하며 물컵을 던질 자유를 누렸다. 그런 자유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보장된다면 조현민에게 뭐라고 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거기서 자유를 구가한 사람은 단 한 명이다. 그만이 자기의 자유를 위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었다. 이 유일한 자유인이 전무로 복귀하자 직원들 사이에는 고통과 절망이 퍼져나갔다. 계열사인 진에어의 직원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그가 없는 사이 조씨 일가가 망가뜨린 회사를 깁고 꿰매느라 백방으로 뛰었다. 그런데 그의 복귀로 정부가 제재를 풀 수도 있다는 전망이 흐려지면...

    2019.06.18 20:34

  • [이대근 칼럼]어느 정당의 비밀 강령 영상 컨텐츠
    어느 정당의 비밀 강령

    당 대표는 전직 공안검사. 의원은 113명. 당 강령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지만 무시하는 게 좋다. 실제 당 활동과는 아무 상관없기 때문이다. 굳이 말하자면 전부 가짜다. 진짜 강령은 따로 있다. 절대 비밀이라 활자화하지 않았다. 그걸 공개한다. 제1조 반정치. 시민들의 정치참여는 우파 기득권을 위협한다. 만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18세 선거권이 도입되면 분별력 없는 대중들이 나라를 휩쓸 것이다. 그러므로 다당체제나 국회 활성화로 시민 다수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비례대표를 없애고 의원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폭력을 써서라도 선거제 개혁을 좌절시키고, 기회만 있으면 국회를 보이콧하고, 그것도 안되면 막말 망언 가리지 않고 배설하며 시민들이 정치에 넌더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제2조 배제의 정치. 시민의 정치 이탈로는 부족하다. 시민의 정치 접근 자체를 막아야 한다. 먼저 동성애, 소수자, 약자를 타자화함으로써 주체가 될 수 없음...

    2019.05.28 20:40

  • [이대근 칼럼]피와 도끼와 죽음의 수사학 영상 컨텐츠
    피와 도끼와 죽음의 수사학

    민주주의 위기라는 유령이 세계를 떠돌고 있다.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권위주의로 회귀하거나 극우 포퓰리즘에 휘둘리거나 관용과 절제의 민주적 규범을 잃은 채 전쟁정치에 휩싸여 있다. 민주주의 모델이었던 미국과 영국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그런 흐름과 달리 촛불집회를 통해 민주주의의 활력을 과시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는 죽어가는 게 아니라, 살아나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묻는다. 왜 국회는 격투기장으로 변하고, 거리는 성난 사람들로 넘치는가? 우리는 왜 여전히 과거와 싸우는가? 더 나은 삶은 왜 우리 곁에 없는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한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한국 민주주의 승리 역시 일면적 현상일까?민주주의라면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관해 일정한 합의를 이루고 여야, 진보·보수 모두 그 토대에 서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여야가 대립해도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의 뿌리를 뽑는 일은 없으리라는 최소한의 기대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

    2019.05.07 20:52

  • [이대근 칼럼] 김정은 계산법은 틀렸다
    김정은 계산법은 틀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비핵화를 말하던 그의 입에서 “핵무장력의 급속한 발전”이 튀어나왔다. “남조선 당국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는, 무례한 언사도 있었다. 지난 12일 김정은의 날카로운 시정연설은 어느새 화해의 언어에 익숙해진 우리의 귀에 화살처럼 박혔다. 하노이 실패가 그에게 안겨준 좌절감의 반영일 것이다. 그 기분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남쪽에 화풀이하는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남쪽으로서는 최선을 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미국을 향해 대북 제재 완화와 남북 경제협력을 허용해달라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모욕을 당하면서까지 그렇게 한 이유는 그런 성의에 북한이 일부 비핵화 조치로 화답하면, 제재 완화·남북경협 예외 인정을 받아낼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왜 경협을 못하느냐고 문 대통령의 등을 떠밀었지만, 애초 그렇게...

    2019.04.16 17:20

  • [이대근 칼럼]아, 상하이 영상 컨텐츠
    아, 상하이

    오늘, 문득 상하이를 생각한다. 세상 온갖 이야기가 굽이굽이 펼쳐지는, 서사의 깊은 골짜기이자 마르지 않는 창작의 샘, 그래서 하나의 장르가 된 1920~1930년대의 올드 상하이. 이를 새삼 떠올리는 건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이 내달 11일로 다가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상하이는 항상 우리 가까이에 있었다. 우리는 올드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미술작품·영화·소설·논픽션의 홍수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우리의 시선은 왜 이렇게 자주 제국주의 열강이 대륙을 할퀴던 반(半)식민지 시대로 향하는 걸까? “집집마다 마작 판 두드리는 소리에 /아편에 취한 듯 상해의 밤은 깊어가네… /어제도 오늘도 산란한 혁명의 꿈자리!/ 용솟음치는 붉은 피 뿌릴 곳을 찾는/ 까오리(고려) 망명객의 심사를 뉘라서 알고/ 영희원의 산데리아(샹들리에)만 눈물에 젖네.(심훈, ‘상해의 밤’)”우리에게 익숙한 상하이의 삶은 조국을 잃은 망명객의 그것이다. 하지만 상하이로 간 조선인이 모두 ...

    2019.03.2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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